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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필리핀 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몰락 뒤에 숨은 정치적 불화

林 山 2025. 3. 16. 10:00

Not enough power to share: The political feud behind Rodrigo Duterte's downfall. Just short of his 80th birthday, Rodrigo Duterte, a man who once vowed to purge his country through a bloody anti-drugs and crime campaign, found himself outmanoeuvred and in custody. 

필리핀 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몰락 뒤에 숨은 정치적 불화

2024년 10월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상원 조사에 불려온 로드리고 두테르테

 

80번째 생일을 앞두고, 한때 피비린내 나는 마약 및 범죄 퇴치 캠페인을 통해 필리핀을 정화하겠다고 맹세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는 계략에 걸려 구금되었다. 전 대통령은 홍콩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로 마닐라에 도착했을 때 필리핀 경찰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홍콩에서 두테르테는 대규모 필리핀 디아스포라(diaspora, 특정 민족이 자의적이나 타의적으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집단을 형성하는 것, 또는 그러한 집단) 사이에서 다가올 중간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을 지지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그를 체포하라는 화제가 된 영장은 이미 필리핀 정부의 손에 있었고, 필리핀 정부는 이를 신속하게 집행하기 위해 움직였다. 지팡이를 짚고 걷는 허약해 보이는 두테르테는 공항의 공군 기지로 옮겨졌다. 전세기가 그를 헤이그의 ICC로 데려갈 준비를 재빨리 마쳤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아시아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강력하고 인기 있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전락했을까? 그의 변호사와 가족들은 체포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항의했고 두테르테의 허약한 건강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고 불평했다. 

두테르테는 재임 중에 정치적 복귀를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온 축출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자녀인 마르코스 봉봉 가족과 동맹을 맺었다. 두테르테는 2022년 선거에 다시 출마할 수 없었지만, 남부 도시 다바오의 시장인 그의 딸 사라도 인기가 있었고 그를 대신할 강력한 경쟁자였다. 

그러나 평생 정치에 종사해 온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 봉봉도 승리할 가능성이 높았고 자금도 매우 충분했다. 두 가족은 거래를 성사시켰다. 그들은 2028년 다음 선거에서 봉봉이 대통령, 사라가 부통령에 취임하도록 협력할 예정이었다. 그녀의 차례가 올 것이고 강력한 마르코스의 힘이 그녀를 지지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말이다. 

그것은 효과가 있었다. 두 사람 모두 큰 차이로 자신의 자리를 차지했다. 두테르테는 자신의 동맹이 자신이 권좌에서 물러난 후 논란이 많은 대통령직에 대한 어떤 반발로부터도 자신을 보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테르테에게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된 것은 그가 명령한 마약 단속 캠페인 기간 동안 저지른 수천 건의 사법 외 살인에 대한 ICC의 조사였다. 이는 그가 2016년 대통령이 된 후, 그리고 2011년 남부 도시 다바오의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두테르테는 2019년 필리핀을 ICC 관할권에서 철회했지만, 검찰은 그 전에 저질러진 반인륜 범죄 혐의를 조사할 권한이 여전히 있다고 주장하며 2021년 공식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대통령 마르코스 봉봉은 처음에는 그의 정부가 ICC와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입장은 두테르테-마르코스 동맹이 극적으로 붕괴된 후에야 바뀌었다. 두 사람의 관계에 긴장감이 있었던 것은 행정부 초창기부터였다. 두테르테의 강력한 국방부 통제권 요청이 거부되고 대신 교육부를 맡게 된 행정부 초기부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긴장감은 분명해졌다. 

마르코스는 또한 전임자의 변덕스러운 정책과 거리를 두어 US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분쟁이 있는 바다에서 중국에 맞서고, 마약상들에 대한 피비린내 나는 보복 위협을 막았다. 결국, 이들은 필리핀 정치를 지배하려는 야심 찬 권력에 목마른 두 집단이었고, 그들이 공유할 수 있는 권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사라 두테르테가 무슨 일이 생기면 암살자를 고용해 마르코스를 죽일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2024년 두 가문간의 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2024년 말, 마르코스의 충성파가 통제하는 하원은 사라 두테르테를 탄핵하기 위한 청원서를 제출했다. 그 재판은 올해 말에 상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라가 탄핵된다면 헌법에 따라 그녀는 높은 정치적 직책을 맡는 것이 금지되어 그녀의 오랜 대통령적 야망이 사라지고 두테르테의 정치적 권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다. 

마르코스는 이제 주요 정치적 라이벌을 무력화하기 위해 교묘하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전략은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두테르테 가문은 여전히 전국 대부분에서 인기가 있으며, 전 대통령의 기소에 대한 항의 시위를 일으킬 수도 있다. 

사라 두테르테는 정부가 그녀의 아버지를 "외국 세력"에 팔아넘기고 필리핀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가문이 누리는 지지에 대한 초기 테스트는 5월 중간 선거가 될 것이다. 

전임자를 태운 비행기가 마닐라에서 이륙한 후 기자들에게 한 발언에서 마르코스는 ICC 영장을 발급한 인터폴에 대한 국가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많은 필리핀인이 이미 관할권을 벗어난 국가에서 ICC의 권한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그래서 마르코스는 두테르테를 넘긴 것이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ICC 영장 때문이라고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ICC도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법원은 요즘 난관에 처한 기관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고위 관리들이 US로 출국하면 체포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으며, 기소한 사람들을 인도할 의향이 있는 국가는 거의 없다. 따라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헤이그로 데려오는 것은 환영할 만한 큰 성공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ICC에 가입하지 않았고 현재 필리핀과 갈등 관계에 있지만, ICC 사건을 정치화하지 말라는 경고를 했다. 이는 심각한 국제 범죄의 책임에 대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 사건이 필리핀의 두 라이벌 정치 세력 간의 국내 갈등이 원인이라는 사실을 에둘러 언급한 것이었다. 

기사 Jonathan Head, South East Asia Correspondent
원문 https://www.bbc.com/news/articles/c6253ly20p4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