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강물처럼 끊임없이 흘러간다. 2006년의 6월도 그렇게 속절없이 지나갔다. 남은 것은 아파트 화단에서 찍은 들꽃들의 사진들 뿐...... 지난 6월은 그렇게 들꽃사진으로만 남아 있다. 지난 날의 아련한 추억처럼.....
붉은자주색의 꽃잎이 뒤로 젖혀진 채 피어 있는 꽃은 제비붓꽃이다. 제비붓꽃의 유사종에는 꽃창포, 환경부가 희귀종으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있는 대청부채, 부채붓꽃 등이 있다.
바위취꽃은 이제 다 지고 두 송이만 남아 있다. 범의귀과에 속하는 상록 여러해살이풀인 이 꽃은 한국이 원산이다. 그런데 바위취꽃은 그 모양이 좀 특이하게 생겼다. 꽃은 5~6월에 피는데 원추화서로서 짧은 홍자색의 선모가 있으며 정생(頂生)한다. 꽃잎도 5개로서 위의 세 개는 길이 0.3cm정도이고 연한 홍색 바탕에 짙은 홍색 반점이 있으며, 아래쪽 열편은 백색이고 길이 1~2cm로서 반점이 없으며 대형으로 피침형이다. 잎은 근경에서 총생하고 신장형이며 가장자리에 치아상의 얕은 결각이 있다. 잎의 표면은 녹색이지만 연한 색의 무늬가 있으며 뒷면은 자줏빛이 도는 적색이다. 남쪽 지방에서는 습한 바위 표면에 붙어서 자라지만 정원에 심기도 한다. 반그늘 또는 그늘에서 잘 자라고 충분한 물이 있어야 하며, 추위에도 잘 견딘다.
바위취의 전초를 한방에서 호이초( 虎耳草)라고 한다. 호이초는 거풍청열(祛風淸熱), 양혈해독(凉血解毒)의 효능이 있어 풍진이나 습진, 중이염, 단독(丹毒), 해수토혈(咳嗽吐血), 폐옹(肺癰), 붕루(崩漏), 치질 등을 치료한다. 바위취를 갈아서 만든 즙을 백일해, 화상, 동상 등에 쓰기도 한다. 요즘에는 이런 용도로는 거의 쓰지 않는다. 바위취의 어린 순은 쌈으로 먹기도 하며, 데쳐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유사종으로 참바위취가 있다.
한의원 건물 뒤편에는 빠알간 색의 봉선화가 피었다. 빨간색 말고도 홍색이나 백색, 자색 등 여러 가지 꽃이 있다. 제주물봉선, 물봉선은 봉선화의 유사종이다. 봉선화를 봉숭아라고도 한다. 일제치하 우리 민족의 한을 노래했다고 알려진 홍난파의 '봉선화'가 널리 불려지면서 봉숭아보다는 봉선화가 더 많이 쓰여지게 되었다. 홍난파가 친일 작곡가라는 점에서 참으로 아이러니칼한 이야기다.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인 봉선화는 인도와 동남아시아가 원산인 귀화식물이다. 그러나 오랜 옛날부터 우리 민족과 동화되어 이제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꽃중의 하나가 되었다. 특히 옛부터 처녀들의 손톱을 물들이는 용도로 봉선화를 많이 심었다. 봉선화 꽃잎을 따서 괭이밥 풀잎을 섞어 백반이나 소금을 약간 넣어 잘 찧은 다음 손톱에 싸서 하룻밤 정도 매어두면 예쁘게 물이 든다. 봉선화 열매가 여물면 조금만 건드려도 톡 터지면서 씨앗이 멀리 날아간다. 그래서 꽃말도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touch -me-not)다.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봉선화에는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의 한맺힌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머언 옛날(백제나 고려 때) 한 여인이 선녀로부터 봉황을 받는 꿈을 꾸고 딸을 낳았다. 그 여인은 딸에게 봉선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임금 앞에 나아가 연주까지 할 정도로 거문고를 잘 탔던 봉선이는 갑자기 그만 큰 병을 얻어 앓아눕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이 봉선이가 사는 동네를 지나간다는 말을 듣고 간신히 몸을 일으켜 나아가 손끝에서 피를 흘리며 연주를 해주었다. 임금은 그 모습을 보고 봉선이가 불쌍해서 손수 무명천에 백반을 싸서 손가락에 매주고 떠나갔다. 그러나 끝내 봉선이는 죽고 말았다. 얼마후 봉선이의 무덤에는 빠알간 꽃이 피어났다. 사람들은 그 꽃을 봉선이의 환생이라고 여겨 그때부터 봉선화라고 불렀다고 한다.
봉선화의 씨앗을 한방에서 급성자(急性子)라고 하는데 파혈소적(破血消積), 청간연견(淸肝軟堅)의 효능이 있어 산후복통, 월경폐지, 소아비적, 간염, 적괴(積塊), 열격, 외양견종(外瘍堅腫), 인후에 고기뼈가 걸려서 내려가지 않는 것 등을 치료한다.
지면패랭이꽃이 분홍색으로 활짝 피어 있다. 꽃고비과의 여러해살이식물인 지면패랭이는 미국 동부가 원산지로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된다. 꽃은 4월부터 피기 시작해서 9월까지 피는데, 주로 4월에 핀다. 꽃색은 분홍색 외에도 적색, 자홍색, 연한 분홍색, 백색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화관은 깊게 다섯 개로 갈라지며 끝이 얕게 파이고 수평으로 퍼진다. 멀리서 보면 흡사 잔디와 비슷하지만 작고 예쁜 꽃이 피기 때문에 꽃잔디라고 하며, 꽃이 패랭이꽃과 비슷하고 지면으로 퍼지기 때문에 지면패랭이꽃이라고도 한다.
높은 산의 초원이나 깊은 산 숲속에서만 볼 수 있는 동자꽃이 피었다. 누군가 산에서 옮겨다 심었나 보다. 한국이 원산지인 동자꽃은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로 6~8월에 진한 황색의 꽃이 핀다. 유사종으로 가는동자꽃, 제비동자꽃, 털동자꽃이 있다. 아름답고 우아한 자태로 눈길을 사로잡는 동자꽃에는 슬픈 전설이 서려 있다.
멀고도 아주 먼 옛날 어느 깊은 산속의 암자에 노스님이 어린 동자와 함께 살고 있었다. 어느 해 겨울 스님은 산아래로 탁발공양을 나갔다. 스님이 산을 내려가자 눈이 엄청나게 내리기 시작했다. 몇 날 며칠이고 눈이 계속 내렸다. 온 산과 계곡은 눈속에 파묻혀 버리고 말았다. 스님이 걱정이 된 동자는 암자 앞에 있는 바위에 올라 스님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스님은 돌아올 줄 몰랐다. 동자는 스님이 돌아올 때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다가 그만 얼어죽고 말았다. 눈이 녹은 뒤 스님이 암자로 돌아왔을 때 동자는 이미 차디찬 주검으로 변해 있었다. 스님은 극락왕생을 빌면서 동자의 시신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다. 이듬해 그 자리에는 주황색의 꽃이 한 송이 피어났다. 스님은 그 꽃이 동자의 환생임을 알았다. 그리하여 스님은 그 꽃에 동자꽃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동자의 명복을 빌어 주었다는 이야기......
홑왕원추리꽃(6월 30일 촬영)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주황색의 홑왕원추리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왕원추리가 겹꽃인데 비해 홑왕원추리는 홑꽃으로 쉽게 구별된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인 원추리는 한국이 원산으로 6~8월에 1m 정도 되는 꽃대 끝에서 등황색의 꽃이 핀다.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지만, 계속해서 다음 꽃이 피어난다. 유사종으로 각시원추리, 왕원추리, 골잎원추리, 홍도원추리, 큰원추리, 애기원추리, 노랑원추리 등이 있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원추리는 봄철의 맛있는 산나물 중 하나로 '넓나물', '넘나물'이라고도 한다. 원추리의 꽃을 말려서 술을 담그기도 하는데, 자양강장이나 피로회복에 좋다. 잎과 꽃, 줄기, 뿌리를 달여서 주독을 푸는 데 쓰기도 한다. 원추리의 뿌리를 한방에서 훤초근(萱草根)이라고 한다. 양혈이수(凉血利水)의 효능이 있어 수종(水腫), 배뇨곤란, 임탁(淋濁), 대하, 황달, 코피, 혈변, 붕루(崩漏), 유옹(乳癰, 유선염), 석림(石淋, 요로결석증) 등을 치료한다.
시름을 잊게 해준다는 중국의 고사로 인해 원추리를 훤초(萱草) 또는 망우초(忘憂草)라고도 한다. 원추리를 삶아서 먹으면 모든 근심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이 있는 사람은 원추리를 삶아서 먹을지어다. 그러나 그 사람이 태어나 자란 곳에서 십 리 밖에 있는 원추리는 망우효과가 떨어진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한편 한국의 부녀자들은 예로부터 원추리 꽃대로 비녀를 만들어 머리쪽에 꽂고 다니기도 했다. 그것은 고추모양의 원추리 꽃봉오리를 몸에 지니면 뱃속에 든 딸이 아들로 변한다는 속설을 믿었기 때문이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은 자신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아를 선호할 수 밖에 없었던 기현상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다.
홍자색으로 활짝 핀 갯패랭이꽃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한국이 원산으로 여러해살이풀인 갯패랭이는 경남 해안지역을 비롯한 바닷가에서 잘 자란다. 유사종으로 카네이션, 흰패랭이꽃, 섬패랭이꽃, 구름패랭이꽃이 있다.
*비비추꽃(6월 30일 촬영)
비비추꽃은 한창 피고 지는 중이다. 백합과의 한해살이풀인 비비추는 꽃이 아름다워 정원이나 화단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6~8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한쪽으로 치우쳐 총상으로 달린다. 뿌리에서부터 모여서 나오는 긴 타원형의 잎은 물결 모양의 주름이 져 있다. 비비추의 여린 잎은 데치면 아주 맛좋은 산나물이 된다. 쓴 맛이나 떫은 맛이 전혀 없고 아주 연하면서도 향긋하며 감칠 맛이 있다. 비비추의 뿌리를 한방에서 자옥잠근(紫玉簪根)이라고 하는데 이기보허(理氣補虛), 화혈지통(和血止痛)의 효능이 있어 인후종통(咽喉腫痛), 치통, 위통, 혈붕(血崩), 대하, 옹저(癰疽), 나력을 치료한다. 실제 임상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한약재다. 좀비비추, 흰좀비비추, 참비비추, 일월비비추, 산옥잠화, 흰비비추, 주걱비비추, 넓은옥잠화는 비비추의 유사종들이다.
비비추를 볼 때마다 문득 지리산이 떠오르곤 한다. 언젠가 지리산에 갔을 때 돼지평전에는 자주색 비비추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나로 하여금 지리산에 대한 노스탤지어에 젖게 하는 비비추꽃..... 저 비비추꽃도 떠나온 산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을까?
비비추 바로 옆에는 일월비비추꽃도 피어 있다. 일월비비추도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6~9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하나의 꽃대 끝에서 빽빽하게 피어난다. 꽃과 꽃 사이의 간격이 워낙 좁아 두상으로 달린 것 같다. 비비추에 비해 잎이 약간 둥근모양이며 꽃이 주먹처럼 뭉쳐서 피는 것이 특징이다. 태백산 금대봉에서는 흰꽃이 피는 흰일월비비추가 발견되기도 했다. 일월비비추의 잎과 줄기는 생나물로 먹어도 좋은 산나물이다. 비비추와 마찬가지로 일월비비추도 생약으로 이용되며 좀비비추에 준한다. 그러나 임상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며칠 전부터는 자주색 도라지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내 키만큼 자란 호리호리한 꽃대 끝에 핀 도라지꽃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이 서 있다. 도라지꽃은 청초한 여인의 자태를 떠오르게 한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로 시작되는 민요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야생화 도라지..... 흰꽃이 피는 백도라지와 겹꽃이 피는 겹도라지, 흰색 겹꽃이 피는 흰겹도라지는 유사종이다. 도라지는 초롱꽃과 도라지속에 속하는 단 하나뿐인 동아시아산 여러해살이 초본이다. 6~8월에 하늘색 또는 흰색의 꽃이 원줄기 끝에서 하늘을 향해서 피어난다.
도라지는 뿌리를 몇 가닥으로 찢어서 맑은 물에 담가 아린 맛을 없앤 다음 초고추장에 버무리면 훌륭한 나물이 된다. 또 말갛게 탕으로 끓여서 먹어도 좋다. 또 도라지 뿌리에는 단백질, 지질, 당류, 회분, 철, 사포닌, 이뉴린, 회이트스테린, 프라티코디닌 등이 많고 또한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어 한약재로도 많이 쓰인다. 도라지 뿌리를 말린 것을 길경(桔梗)이라고 하는데 담을 삭히고 기침을 멈추게 해주는 약(化痰止咳平喘藥)으로 인후통, 편도선염, 기침, 해수, 기관지염, 폐염 등에 빠질 수 없는 한약재다. 최근에는 도라지에 항암효과가 있으며, 식이섬유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괭이밥은 산이나 들 또는 집 안팎의 빈터에서 잘 자란다. 5~8월에 엽액(葉腋)에서 긴 화경(花梗)이 곧게 나와 그 끝에 1-8개의 노란색 꽃이 산형화서로 달린다. 한국이 원산으로 괭이밥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유사종으로 큰괭이밥, 애기괭이밥, 자주괭이밥, 붉은자주괭이밥이 있다. 잎을 뜯어서 씹으면 신맛이 난다. 그것은 줄기와 잎에 다량의 수산염(蓚酸鹽)이 함유되어 있고, 잎에는 구연산과 주석산, 사과산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시큼한 괭이밥을 뜯어서 먹던 기억이 난다.
괭이밥의 전초를 한방에서 작장초(昨漿草)라고 하는데 청열이습(淸熱利濕), 양혈산어(凉血散瘀), 소종해독(消腫解毒)의 효능이 있어 설사, 이질, 황달, 임병(淋病), 적백대하(赤白帶下), 마진(痲疹), 각종 출혈증, 인후종통(咽喉腫痛), 정창, 옹종(癰腫), 개선(疥癬), 치질, 탈항, 타박상, 화상 등을 치료한다. 임상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한약재다.
자주괭이밥은 괭이밥과 유사종으로 분홍색의 꽃이 핀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으로 괭이밥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6∼8월에 연한 홍색의 꽃이 꽃줄기 끝에 산형(傘形)으로 핀다. 관상용으로 많이 심으며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기도 한다.
벌개미취가 군락지에는 유독 한 녀석이 먼저 꽃을 피워 올렸다. 다른 녀석들은 아직 감감 무소식인데..... 벌개미취는 한국 특산종으로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개미취의 유사종으로 별개미취라고도 한다. 경기, 전남, 경상도, 충청도에 주로 분포한다. 6~10월에 원줄기나 가지 끝에 담자색의 꽃이 산방상으로 핀다. 꽃은 설상화다. 좀개미취도 개미취의 유사종이다. 좀개미취는 오대산 계곡 정선의 냇가 근처에 자생하며 개미취에 비해 잎이 좁고 키(45-80cm)도 작으면서 꽃은 개미취보다 크고 화려하며 희귀식물이다.
봄철에 채취한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데 아주 맛이 좋은 산나물이다. 개미취와 좀개미취의 뿌리를 한방에서는 자완이라고 하는데 화담지해평천약(化痰止咳平喘藥)으로 쓴다. 온폐지해(溫肺止咳), 하기소담(下氣消痰)의 효능이 있어 풍한해수(風寒咳嗽), 천식, 허로해수(虛勞咳嗽), 토농혈(吐膿血), 후비(喉痺), 소변불통 등을 치료한다. 다시 말하면 가래에 피가 섞이는 증상과 인후가 건조하고 아픈 증상을 치료하는 한약재다. 급만성 호흡기 감염증상에도 쓸 수 있다.
노오란 개갓냉이꽃은 너무나 작아서 관심을 가지고 찾아봐야만 비로소 눈에 띄는 꽃이다. 꽃은 5~6월에 피는데, 원줄기와 가지 끝에 작은 십자화가 총상으로 달리고 꽃받침잎은 선상 긴 타원형이다. 꽃잎은 황색으로 주걱과 비슷한 모양이고 꽃받침보다 약간 길다. 개갓냉이는 좀개갓냉이와 함께 자라며 속속이풀이나 좀개갓냉이에 비해 길고 가느다란 특징이 있다.
개갓냉이의 전초를 말린 것을 한방에서 한채라고 하는데 청열이뇨(淸熱利尿), 활혈통경(活血通經)의 효능이 있다. 감기, 열해(熱咳), 인후통, 마진불이투발(痲疹不易透發, 未發疹의 홍역), 류머티스성 관절염, 황달, 수종, 정창, 타박상 등을 치료한다. 임상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주름잎꽃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야만 볼 수 있는 꽃이다. 주름잎은 현삼과의 한해살이풀로 담배풀이라고도 한다. 곧게 서고 기부에서 가지가 뻗지 않으므로 유사종인 누운주름잎과 구별된다. 5~8월에 연한 자주색의 꽃이 피는데, 원줄기 끝에 입술모양의 꽃이 몇 개씩 총상화서로 달리고 소화경은 꽃받침보다 길며 짧은 털이 있다. 화관은 연한 자주색으로 가장자리가 백색이고, 밑부분은 통형으로 되어 있으며 두 개로 깊게 갈라진다. 밑부분의 꽃잎은 윗부분의 꽃잎보다 두 배 정도 길고 세 개로 갈라진다. 중앙 열편에 있는 두 개의 줄은 황색이고 굵은 털이 있다.
주름잎의 연한 잎은 나물로 식용할 수 있다. 주름잎과 누운주름잎, 선주름잎의 전초를 녹란화(綠蘭花)라 하는데 청열소종(淸熱消腫), 해독의 효능이 있다. 옹저와 정종, 그리고 각종 종독(腫毒)을 치료한다.
털별꽃아재비꽃도 꽃이 매우 작다. 다만 잎이 좀 큰 편이어서 찾기는 쉽다. 이 꽃은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열대 아메리카 지방이 원산지로 1970 년대에 들어왔다. 식물 전체에 개출모(開出毛)가 있는 특징이 있다. 6~9월에 흰색 꽃이 피는데, 두화(頭花)가 줄기와 가지 끝에 달린다. 총포는 반구형이고 총포편은 도피침형으로 표면에 선모(線毛)가 있다. 흰색의 설상화는 다섯 개로 끝이 3열(裂)되어 있으며, 관모는 좁은 능형(菱形)으로 끝이 꼬리 모양으로 뾰족하다. 통상화는 황색인데 화관이 5열되고, 관모는 끝이 뾰족하다. 털별꽃아재비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개망초는 어디서나 가리지 않고 잘 자라는 식물이다. 이 꽃은 봄부터 피기 시작해서 여름, 가을까지 계속해서 피어난다. 그런데 하필 꽃이름이 개망초일까? 개망초가 귀가 있다면 속상하고 화가 날 것이다. 이 식물은 한번 터를 잡으면 그 일대가 온통 개망초밭으로 변해버려 농사를 망치기 일쑤이기에 농민들로부터 미움을 받는 식물이다.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인 개망초는 북미가 원산으로 전세계의 온대지방에 널리 퍼져 있다. 꽃은 6~7월에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산방상으로 핀다. 꽃색은 백색 이지만 때로는 자줏빛이 도는 설상화가 둘러싸기도 한다. 북미 원산의 두해살이풀인 망초는 개망초의 유사종이다.
개망초의 어린 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생나물은 냄새가 역하므로 살짝 데쳐서 양념을 하면 의외로 맛이 좋다. 뿌리를 포함한 전초를 말린 것을 한방에서 일년봉(一年蓬)이라고 하는데 청열해독(淸熱解毒)과 소화를 도와주는 효능이 있어 소화불량, 장염으로 인한 설사, 전염성 간염, 임파절염, 혈뇨 등을 치료한다. 또 줄기와 잎에는 수용성의 강혈당성분(降血糖成分)이 함유되어 있어 당뇨병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다. 임상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아파트 뒤편 담장에는 빨간색과 분홍색의 접시꽃이 한창 피는 중이다. 접시꽃은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아름다운 꽃 때문에 널리 재배되고 있다. 아욱과에 속하는 접시꽃은 촉규화(蜀葵花)라고도 한다. 한해살이, 두해살이, 여러해살이 등 여러 변종들이 있다. 6월경에 엽액(葉腋)에서 짧은 화경이 있는 꽃이 피기 시작해서 위로 올라가며 끝에서 긴 화서로 되고 소포는 여러 개가 밑부분에서 서로 붙어 있으며 녹색이다. 꽃잎은 다섯 장이 기왓장처럼 겹쳐지며 나선상으로 말린다. 꽃은 종형(鐘形)으로 윗면은 개출(開出)한다. 꽃색은 홍색, 짙은 담홍색, 분홍색, 백자색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화주의 끝에서 여러 개로 갈라지고 접시같은 열매가 달린다.
접시꽃의 꽃잎을 말린 것을 한방에서 촉규화(蜀葵花)라고 하는데 화혈윤조(和血潤燥), 이변통리(二便通利)하는 효능이 있다. 이질, 토혈, 혈붕(血崩), 대하, 대소변불통, 말라리아, 소아풍진을 치료한다. 흰꽃은 백대하, 빨간꽃은 적대하를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임신 중에는 복용을 금한다. 접시꽃의 뿌리는 촉규근(蜀葵根)으로 청열양혈(淸熱凉血), 이뇨배농(利尿排膿)의 효능이 있어 임병(淋病, 비뇨기계질환), 백대하, 각종 출혈증, 장옹(腸癰, 급성충수염), 창종(瘡腫) 등 증을 치료한다. 접시꽃의 경엽(莖葉)은 촉규모(蜀葵苗)라고 하며, 열독하리(熱毒下痢), 임병, 금창도상(金瘡刀傷)을 치료하는 데 쓴다. 접시꽃의 씨는 촉규자(蜀葵子)하고 하는데 이수통림(利水通淋), 활장(滑腸)의 효능이 있어 수종, 임병, 변비, 개창(疥瘡)을 치료한다. 실제 임상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약재다.
*메밀꽃(6월 30일 촬영)
건물 뒤편 구석 응달진 곳에 메밀 한 포기가 꽃을 피웠다. 메밀은 대개 7월부터 10월까지 꽃이 피는데 이 녀석은 조금 일찍 피었다. 마디풀과의 메밀은 중앙아시아가 원산으로 북방 대륙계의 한해살이 식용작물이다. 꽃은 7~10월에 피며 총상화서는 엽액과 가지 끝에서 나오고 소화경 밑에 소포가 있다. 화피는 백색이거나 붉은 빛이 돌며 깊게 다섯 개로 갈라진다. 수과는 예리하게 세모진 난형이고 익으면 갈색이나 암갈색, 때로는 은회색을 띠고 특징있는 유전적 삼각모를 나타낸다. 종자는 종피의 내부에 가루 상태의 배젖이 있고 배젖 안에 S자 모양의 떡잎이 구겨진 상태로 들어 있다.
메밀의 꽃은 꿀을 채취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 메밀 전분은 과자나 맥주, 모밀국수의 원료로 쓰이며 맥아와 혼합하여 증류주를 만들기도 한다. 메밀의 종자를 한방에서 교맥(蕎麥)이라고 하는데 개위관장(開胃寬腸), 하기소적(下氣消積)의 효능이 있어 교장사(급성장염, Cholera), 장위적체(腸胃積滯), 만성하리(慢性下痢), 금구이질, 적유단독(赤游丹毒)으로 인한 옹저(癰疽), 화상 등을 치료하는 데 쓴다. 메밀의 잎과 줄기를 교맥갈이라고 하는데 음식이 목에 막히는 것과, 옹종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지혈, 침식악육(侵蝕惡肉)의 효능도 갖고 있다. 또 모세혈관의 취약성으로 인한 고혈압에 쓰면 뇌출혈을 예방할 수 있고, 모세혈관의 허약성에서 오는 각종 출혈증과 비결핵성의 폐출혈을 예방한다. 당뇨병성 망막증에도 응용할 수 있다. 메밀의 잎은 하기(下氣), 명목총이(明目聰耳), 활장(滑腸)의 효능이 있다.
요즘 메밀로 만든 음식이나 제품이 다이어트식품 또는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음식을 통해서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지키는 일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메밀국수와 메밀묵은 나도 매우 좋아하는 음식이다. 메밀묵은 담백한 맛이 일품일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 되어 건강식으로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초롱꽃(6월 30일 촬영)
5월부터 피기 시작한 초롱꽃은 6월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피고지고 있다. 이번에 핀 초롱꽃들은 홍자색 꽃들이다. 불을 밝히는 초롱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초롱꽃..... 중년 여인의 기품있는 자태를 닮았다. 아마도 이 초롱꽃은 누군가 산에서 옮겨와 심었을 것이다. 떠나온 옛 고향 깊은 산속을 그리워 함인가,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초롱꽃은 기품이 있고 꽃이 아름다워 정원에 많이 심는다.
초롱꽃은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한국이 원산이다. 꽃은 6~8월에 피고 백색 또는 연한 홍자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있으며, 긴 화경 끝에 종같은 꽃이 달려 밑으로 처진다. 다섯 개로 좁게 갈라지는 꽃받침은 녹색으로 털이 있다. 그리고 열편 사이에 뒤로 젖혀지는 부속체가 있다. 유사종으로 평북에서 자라고 짙은 자주색 꽃이 피는 자주초롱꽃, 울릉도에서 자생하며 자주색 꽃바탕에 짙은 반점이 있는 섬초롱꽃, 울릉도에 자생하는 자주섬초롱꽃, 그리고 흰섬초롱꽃 등이 있다.
*범부채꽃(6월 30일 촬영)
화단 한켠에는 범부채꽃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꽃잎의 무늬는 표범의 가죽무늬를 닮고 잎은 부채살을 닮았다고 해서 범부채라는 이름이 붙었다. 붓꽃과의 여러해살이 초본인 범부채는 한국이 원산지로 근경을 가진 숙근성 관엽, 관화식물이다. 6~8월에 피는 꽃은 수평으로 퍼지고 황적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있다. 원줄기 끝과 가지 끝이 한두 번 갈라져서 한 군데에 몇 개의 꽃이 달리고 밑 부분에 네댓 개의 포가 있다. 포는 좁은 난형이며 둔두이고 막질이다. 화피열편은 긴 타원형이고 둔두이며 밑으로 갈수록 좁아진다.
범부채의 뿌리는 한방에서 청열해독약재로 사용된다. 범부채의 뿌리를 한약명으로 사간(射干)이라고 하는데 인후염이나 편도선염에 탁월한 치료효과가 있다. 그래서 '본초강목'에서도 사간을 인후종통(咽喉腫痛)을 치료하는 요약(要藥)이라고 했다. 사간은 청열해독(淸熱解毒), 거담이인(祛痰利咽)의 효능이 있어 열독담화울결(熱毒痰火鬱結), 인후종통(咽喉腫痛). 해수기천(咳嗽氣喘), 담연옹성(痰涎壅盛) 등 증을 치료한다. 사간은 실제 임상에서 종종 쓰이는 한약재다.
*부처꽃(6월 30일 촬영)
부처꽃은 홍자색의 귀엽고 앙징맞은 꽃이다. 어떤 연유로 부처꽃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그것은 연못에 피는 연꽃은 깊어서 따지 못하고 물가 근처에 많은 이 꽃을 부처님께 대신 바친 데서 유래되었다. 일본에서는 음력 7월 15일에 지내는 불공인 우란분절에 이 꽃을 불단에 바친다고 한다.
부처꽃은 부처꽃과에 속하는 숙근성 여러해살이 식물로 6~8월에 자홍색의 꽃이 핀다. 꽃은 상부의 엽액에서 취산상으로 달리며 마디에 윤생하는 것처럼 보인다. 화서의 포엽은 보통 옆으로 퍼지며 기부가 좁고 넓은 피침형 또는 난상 긴 타원형이다. 꽃받침은 능선이 있는 원주형으로 상부에서 얕게 갈라지며, 갈라진 중앙에 있는 부속체는 옆으로 퍼진다. 꽃잎은 여섯 개로 꽃받침통 끝에 긴 도란형으로 달린다. 유사종으로 털부처꽃이 있다.
털부처꽃, 부처꽃의 전초를 한방에서 천굴채(千屈菜)라 하는데 타닌 및 사리카린이 들어 있다. 淸血(청혈), 양혈지혈(凉血止血)의 효능이 있어 이질, 혈붕(血崩), 궤양, 세균성 이질을 치료한다. 임상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약재다.
*노루오줌꽃(6월 30일 촬영)
산과 들의 물가나 습지에서 잘 자라는 노루오줌은 분홍색 솜털같은 꽃이 피기 시작했다. 오줌이란 이름이 붙은 식물은 대개 꽃냄새가 좋지 않다. 이 꽃도 심하진 않지만 지린내가 난다. 그래서 노루오줌이란 이름이 �었다. 범의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초본인 노루오줌은 한국이 원산으로 전국의 산지에 분포한다. 7~8월에 홍자색으로 피는 꽃은 줄기 끝에 원추(圓錐) 꽃차례로 무리지어 핀다. 화서는 길이 30cm정도로서 많은 꽃이 달리며 짧은 털이 있다. 꽃받침은 다섯 개로 갈라지고 열편은 난형이며, 꽃잎도 다섯 개로 선형이다. 유사종으로 광릉 및 함경북도에서 자생하는 진퍼리노루오줌, 노루오줌과 비슷하지만 화서가 처지는 숙은노루오줌이 있다.
한방에서 노루오줌의 전초를 소승마(小升麻), 뿌리줄기를 적승마(赤升麻)라고 한다. 소승마는 거풍청열(祛風淸熱), 지해(止咳)의 효능이 있어 풍열감모(風熱感冒), 두신동통(頭身疼痛), 기침을 치료한다. 적승마는 활혈거어(活血祛瘀), 청열해독(淸熱解毒), 진경지통(鎭痙止痛)의 효능이 있어 과도한 노력상(勞力傷), 근골산통(筋骨酸痛), 타박상, 관절통, 위통, 수술후의 동통, 독사교상(毒蛇咬傷) 등을 치료한다. 임상에서 잘 쓰지 않는다.
*익모초꽃(6월 30일 촬영)
어라, 어느 새 익모초꽃도 피었네. 어제까지만 해도 못 보았는데..... 출근할 때와 퇴근할 때 늘상 지나다니는 사무실 후문의 마당가에 익모초 한 포기가 꽃을 피우고 있다. 꿀풀과의 두해살이풀인 익모초는 한국이 원산지로 어디서나 잘 자란다. 꽃은 7~8월에 홍자색으로 피며 윗부분의 엽액에 몇 개씩 층층으로 달려 윤산화서를 이룬다. 꽃받침은 종형이고 다섯 개로 갈라지며 끝이 바늘처럼 뾰족하다. 화관은 아래위 두 개로 갈라지며 밑부분의 것이 다시 세 개로 갈라지고 중앙부의 것이 가장 크며 적색 줄이 있다.
전초를 말린 것을 한약명으로 익모초(益母草)라고 한다. 여성들에게 매우 이로운 약초라고 해서 익모초라는 이름이 붙었다. 실제로 부인병에 많이 쓰이는 한약재다. 익모초는 활혈조경(活血調經), 이수퇴종(利水退腫)의 효능이 있어 월경불순, 통경(痛經), 경폐(經閉), 오로부진(惡露不盡), 수종뇨소(水腫尿少) 등 증을 치료한다. 익모초의 씨는 충울자라고 하는데 활혈조경, 거풍청열(祛風淸熱)의 효능이 있어 월경불순, 붕중대하(崩中帶下), 산후어혈통, 간열두통(肝熱頭痛), 목적종통(目赤腫痛), 목생예막(目生穢膜) 등 증을 치료한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영원히 피어 있을 수는 없다. 꽃들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 가진 존재는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모든 존재는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쳐서 결국 우주로 돌아간다. 너 나 할 것 없이..... 소멸해 가는 모든 존재는 그래서 아름답다. 그러나 존재 그 자체는 아름다운 것도 추한 것도 아니다. 삶의 모습이 아름다와야 하는 것..... 그러니 잠시 머물다 가는 인생 꽃처럼 아름답게 살다가 갈 지어다.
6월에도 많은 꽃들이 피었다가는 졌다. 바쁜 일상 속에서 꽃을 만나는 그 순간만은 기쁘고 행복했다. 아, 아름답고 꽃다운 인연들이여.....
2006년 6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