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치의 노래

변산바람꽃

林 山 2011. 3. 23. 10:12

 

변산아씨를 만나러 가던 날

새벽부터 진눈깨비가 내리더라.

 

그래도 변산아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기인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하이얀 꽃잎을 활짝 피워올렸더라.

 

꽃샘바람이 거슬러 불어오는 계곡 저만치

진눈깨비를 머리에 인 채 오돌오돌 떨면서도

변산아씨는 그렇게 기다리고 있더라.

 

'어서 오시어요.

혹여 안 오시는가 밤새 가슴 졸이며 기다렸어요.'

 

수줍은 듯 반갑게도 맞아 주더라.

 

201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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