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아씨를 만나러 가던 날
새벽부터 진눈깨비가 내리더라.
그래도 변산아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기인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하이얀 꽃잎을 활짝 피워올렸더라.
꽃샘바람이 거슬러 불어오는 계곡 저만치
진눈깨비를 머리에 인 채 오돌오돌 떨면서도
변산아씨는 그렇게 기다리고 있더라.
'어서 오시어요.
혹여 안 오시는가 밤새 가슴 졸이며 기다렸어요.'
수줍은 듯 반갑게도 맞아 주더라.
201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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