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클래식에서 헤비메탈

표트르 차이콥스키(Piotr Tchaikovsky) - Eugene Onegin Op.24(예브게니 오네긴)

林 山 2017. 12. 5. 09:32

<예브게니 오네긴(Yevgény onégin, Eugene onegin Op.24)>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가 1877~1878년에 완성한 오페라다. 원작은 푸시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이다. 초연은 1879년 3월 29일 모스크바 마루이 테아토르(모스크바 콘서바토리 학생들 공연)에서 니콜라이 루빈슈타인의 지휘로 이뤄졌다. 1881년 1월 23일에는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전문 연주자들의 공연)에서 에두아르드 나프라프니크 지휘로 초연되었다. 차이콥스키가 남긴 10편의 오페라 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그 특유의 멜랑콜리한 선율과 극적인 오케스트라가 매력인 작품이다.


표트르 차이콥스키(Piotr Tchaikovsky) - Eugene onegin Op.24(예브게니 오네긴)

Glyndebourne Festival Opera(글라인드본 오페라 축제) 1994


등장인물은 타치아나(영주의 딸, 소프라노), 라리나(지주, 타치아나의 어머니, 메조소프라노), 올가(타치아나의 딸, 알토), 필리피예브나(타치아나의 유모, 메조소프라노), 렌스키(올가의 약혼자, 테너), 트리케(가정교사, 테너), 오네긴(렌스키의 친구, 바리톤), 그레민 공작(베이스), 자레키(베이스), 기리오(하인), 농부들, 무도회의 손님들, 지주들, 장교들이다. 대본(리브레토)은 콘스탄틴 실로프스키가 썼다.


표트르 차이콥스키(Piotr Tchaikovsky) - Eugene onegin Op.24(예브게니 오네긴)


가장 사랑받는 러시아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음악극으로 바꾸는 것은 콘트랄토(contralto, 알토) 라브로프스카야의 제안이었다. 그 제안에 코스탄틴 실로프스키를 찾아간 차이콥스키는 이 대단한 작품을 음악극으로 구성하자고 설득하였고 마침내 두 사람은 대본 작업에 착수하였다. 대본은 푸시킨의 운문을 거의 대부분 유지하였다. 푸시킨의 소설이 진부한 내용을 담고 있긴 해도 언어의 화려함, 사회 비판, 완벽한 묘사, 미묘하면서도 세밀한 인물화가 우수한 작품이다. 그리고 이를 잘 인식했던 차이콥스키는 리얼리즘의 걸작으로 만들어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차이콥스키 스스로는 이 작품을 오페라라기보다는 ‘서정적인 장면’으로 불렀다. 작품 자체도 무대 연출이나 동적인 장면보다는 심리 묘사나 주인공들의 내적 세계를 드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주인공 타치아나의 편지장면과 젊은 시인의 결투 장면 등이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표트르 차이콥스키(Piotr Tchaikovsky) - Eugene onegin Op.24(예브게니 오네긴)

Director and Conductor  - Yuri Temirkanov. The Kirov Opera in St. Petersburg. 1983


〈예브게니 오네긴〉의 줄거리는 가볍고 진부하며 또한 단순하다. 이야기는 한 시골 처녀가 대도시에서 온 젊은 남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골 영주의 집에 올가의 약혼자 렌스키가 방문하면서 그의 친구 오네긴을 소개한다. 오네긴을 본 타치아나는 오네긴 생각으로 잠 못 이루고 결국 그녀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오네긴은 타치아나에게 손님에게 그런 식의 편지를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교한다. 또한 자신은 남편감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하며 냉정하게 그녀를 뿌리친다.


표트르 차이콥스키(Piotr Tchaikovsky) - Eugene onegin Op.24(예브게니 오네긴)

Hermann Prey, Fritz Wunderlich, Ingeborg Bremmert, Brigitte Fassbaender

Hertha Töpper, Mino Yahia - Joseph Keilberth. Bayerische Staatsoper, 1962


타치아나의 영명축일에 파티에 온 손님들이 자신에 대해 수군거리는 것을 들은 오네긴은 이런 저급한 파티에 자신을 데려온 렌스키에게 화가 나 일부러 렌스키의 약혼녀인 올가와 춤을 춘다. 이에 화가 난 렌스키는 결국 격렬한 논쟁 끝에 결투를 신청한다. 이 결투는 렌스키의 죽음으로 끝난다. 이 불행한 사건으로 오네긴은 외국을 방랑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오네긴은 귀국하게 되고 그레민 공작과 결혼한 타치아나와 재회하게 된다. 오네긴은 사교계의 여왕이 된 타치아나에게 반한다. 타치아나 역시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오네긴에게 마음이 흔들리지만 결국 그의 구애를 단호하게 거절한다.


차이콥스키는 타치아나의 편지 장면으로 작곡을 시작하였다. 이 장면은 제자 안토니나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결혼에 이르게까지 해준다. 작곡가는 첫 4개의 장면을 실로프스키의 국가 사유지에서 6월에 작곡하였다. 그리고 작곡가의 결혼과 파국이 벌어진다. 이는 작곡가의 생에 꼬리표처럼 따라붙어 작곡가를 괴롭힌다. 이후 서유럽에서 휴식을 보낸 차이콥스키는 4번 교향곡 착수 후 다시 오네긴을 작곡하기에 이른다. 1막은 10월 말에 풀 스코어로, 1878년 1월 25일에는 오페라의 전체가 완성되었지만 2막 2장의 장면은 제외되었다. 마지막 성악 음악은 이탈리아에서 작곡하였고, 전체 작품은 2월 1일에 완성하였다. 개인의 불행에도 작곡가가 〈예브게니 오네긴〉을 작곡하는 데는 총 8개월의 짧은 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오페라 자체는 서양 본고장의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 오페라의 형식적 특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2막 왈츠 장면은 독창과 합창의 절묘한 결합이라는 점에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의 무도회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차이콥스키는 여기에 러시아 정서를 담아냈다. 1막 시작 부분의 농부들의 노래가 대표적인데, 러시아 민족의 투박하면서도 열정적인 정서가 담겨 있다. 또한 주인공들의 독창에서는 차이콥스키 개인 정서를 표현하는 섬세하고 센티멘탈한 면모에 러시아적 색채를 담아내고 있다.



타치아나의 아리아. 편지 장면 ‘이걸로 끝이라 해도’(Puskai pogibnu ya)

Ainhoa Arteta canta  'Puskai pogibnuu ya'. Bilbao, Abril 2011


타치아나의 편지 장면(Tatyana's Letter Scene) Part 1

Kristine Opolais(크리스틴 오포라이스). Conductor Christoph Eberle. 

Latvian National Symphony Orchestra, April 2010.


 

타치아나의 편지 장면(Tatyana's Letter Scene) Part 2

Kristine Opolais(크리스틴 오포라이스). Conductor Christoph Eberle. 

Latvian National Symphony Orchestra, April 2010.


1막 2장 타치아나의 아리아. 편지 장면 ‘이걸로 끝이라 해도’(Puskai pogibnu ya). 차이콥스키는 〈예브게니 오네긴〉에서 이 편지 장면을 가장 먼저 작곡하였다고 한다. 사실 작곡가에게 있어 이 편지 장면은 주인공인 타치아나에게 상당히 강하게 동조를 하였으며, 오네긴에게 분개하고 있었다. 이는 그의 제자 안토니나의 편지에 대해 답장을 쓰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이 기억났기 때문일 것이다. 작곡가는 5월 16일 안토니나에게 두 번째 편지를 받았고 이 편지 장면 작곡에 착수한 것도 편지 도착 2주 후의 일이었다고 한다.


타치아나의 편지 장면은 이 오페라에서 가장 사적이고 개인적인 장면이며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장면의 하나이다. 대사는 원작 소설과 거의 같다. 작곡가는 타치아나의 심리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세 개의 뚜렷한 선율을 통하여, 사랑 고백, 어린 시절의 추억과 궁금증 등을 나타낸다. 19세기 초 러시아 가정이나 주부 로망스의 관용적인 표현이라 일컬어지는 것보다 음정이 넓게 묘사되어 있으며 특히 6도로 가득하다. 장면은 ‘이걸로 끝이라 해도’(Puskay pogibnu ya), ‘당신에게 씁니다’(Ya k vam pishu), ‘아니, 나의 마음을 드릴 자 그 밖에 없네’(Net, nikomu na svete ne otdala bï serdtsa ya!), ‘누구죠 - 나의 수호천사는?’(Kto tï: moy angel-li khranitel)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렌스키의 아리아 ‘어디로 가버렸나, 내 젊음의 찬란한 날들은’(Kuda, kuda, kuda vi udalilis)

Rolando Villazon(롤란도 빌라존). Recital in Paris(Theatre des Champs Elysees, 3. 2007)


2막 2장 렌스키의 아리아 ‘어디로 가버렸나, 내 젊음의 찬란한 날들은’(Kuda, kuda, kuda vi udalilis). 오페라에서 편지 장면과 함께 내적 심리 묘사의 최고로 여겨지는 아리아이다. 오네긴과 약속한 결투 장소에 나타난 렌스키는 결투의 입회자 자레키와의 대화가 끝난 후 이 아리아를 부른다. 그는 올가에게 작별을 고하는데, 오네긴의 손에 죽을 것을 예견이라도 한 듯 가사의 내용은 자신의 무덤에 그녀가 찾아와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상하로 움직이는 셋잇단음표가 그러한 렌스키의 슬픔을 유감없이 보여준다.(클래식 백과)


2017.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