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9일 오전 진료를 마치고 가까운 곳에 있는 음식점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자리를 잡고 앉아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데, 문득 창가에 놓인 화분에 짓붉은 색 꽃이 활짝 핀 애기동백나무(冬柏)가 눈에 들어왔다. 반가왔다. 애기동백나무 꽃을 보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충주는 추운 곳이라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동백나무가 야생(野生)에서 자라기가 어렵다.
동백꽃을 보니 문득 2018년 12월 중순경 일본 혼슈(本州)를 여행할 때의 일이 떠올랐다. 시마네현(島根県) 야쓰카초(八束町) 다이콘시마(大根島) 소재 '모란정원(牡丹園)'으로 유명한 유시엔(由志園)에 들렀더니 마침 애기동백나무(山茶花)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잘 가꾸고 정돈된 정원에 핀 애기동백꽃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산수화였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의 분류에 따르면 동백나무(冬柏)는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차나무목(Theales) 차나무과(Theaceae) 동백나무속(Camellia)의 상록소교목(常綠小喬木)이다. 다음백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종)의 분류는 물레나물목 차나무과 동백나무속의 상록 활엽 소교목(常綠闊葉小喬木)이다. 그런데, 물레나물목은 아무리 구글 검색을 아무리 해도 나오지 않는 분류명이다.
중국어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의 분류는 피자식물문(被子植物门) 목란강(木兰纲) 두견화목(杜鹃花目) 산차과(山茶科) 산차속(山茶属)의 관목(灌木) 또는 소교목(小乔木) 식물(植物), 위키백과(維基百科)의 분류는 유관식물(维管植物, Tracheophyta) 피자식물(被子植物, Angiosperms) 진쌍자엽식물(真双子叶植物, Eudicots) 국류식물(菊类植物, Asterids) 두견화목(杜鹃花目, Ericales) 산차과(山茶科, Theaceae) 산차속(山茶属, Camellia)의 상록관목(常绿灌木) 또는 소교목(小乔木)이다. 일본어판 위키백과의 분류는 피자식물(被子植物, angiosperms) 진정쌍자엽류(真正双子葉類, eudicots) 코아진정쌍자엽류(コア真正双子葉類, core eudicots) 키쿠류(キク類, 菊類, asterids) 츠츠지목(ツツジ目, 躑躅目, Ericales) 츠바키과(ツバキ科, 椿科, Theaceae) 츠바키속(ツバキ属, 椿属, Camellia)의 상록수(常緑樹)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생종, 국생관 등재 동백나무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 또는 정명(正名, Correct name)은 카멜리아 자포니카 린네.(Camellia japonica L.)다. 국생관 등재 학명이명(學名異名)은 Camellia japonica var. hortensis Makino(뜰동백)이다. 학명이명은 식물명명법에서 새로운 학명에 의해 대체되어 현재는 쓰이지 않게 된 과거의 학명을 말한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카멜리아(Camellia)'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Carl von Linnaeus, 1707~1778)가 체코 출신의 예수회 선교사, 약사, 박물학자 게오르크 요제프 카멜(Georg Joseph Kamel, 1661~1706)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카멜은 필리핀 동식물에 대한 최초의 포괄적인 설명을 작성하고, 유럽에 필리핀의 자연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소명(種小名, specific name, species epithet) '자포니카(japonica)'는 '일본의(of Japan)'를 라틴어로 표기한 것이다. 처음 발견된 곳 또는 자생지가 일본임을 나타낸다.
' 린네(L.)'는 명명자(命名者) 칼 폰 린네다. 린네는 생물 분류학의 기초를 놓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여 현대 식물학의 시조로 불린다. 린네는 1753년에 동백나무의 학명을 명명했다.
국표 등재 동백나무의 국명(國名)은 동백나무(추천명), 동백, 뜰동백나무, 흰동백, 흰동백나무 등이 있다. 북한명(北韓名)은 동백나무(추천명)다. 꽃말은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해요, 애타는 사랑, 열정(熱情)'이다.
동백(冬柏)은 겨울(冬)에 꽃이 피는 나무라는 뜻에서 유래한 이름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측백나무, 잣나무'를 뜻하는 '백(柏)'은 무슨 까닭으로 들어간 것일까? 측백나무나 잣나무를 아무리 동백나무와 연결지으려 해도 연결고리가 없다. 예로부터 '동백'을 나타내는 한자어에는 '冬柏, 冬栢, 東柏, 桐柏, 棟柏, 洞白, 童泊(岳), 冬拍(岳), 同博伊(岳), 桐白伊' 등 열 가지나 있었다(정우규, 한국습지환경보전연합 대표). 여기서 '동(冬)'은 '겨울'의 뜻으로 쓴 것이 아닐 수도 있으며, '동백'은 '동박' 또는 '동박이'로도 불렸다는 추론(推論)이 가능하다. '동'을 '冬' 외에 '東', '桐', '洞', '童', '同'으로도 표기했고, '백' 또는 '박'을 '柏' 외에 '栢', '白', '泊', '拍', 博'으로도 표기했기 때문이다. 다양한 한자명의 존재로 볼 때 동백이라는 이름은 한자(漢字)를 사용해서 음차(音借)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동(冬)' 뒤에 '백(柏)'을 왜 썼을까 하고 머리 아프게 생각할 필요가 없겠다.
국표, 국생종, 일본어판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 동백나무 영문명은 커먼 커밀리어(Common Camellia)다. '흔한, 보통의, 일반적인 동백나무'라는 뜻이다. 국생종에는 사잔카(Sasanqua)라는 영문명도 실려 있다. 이는 애기동백나무(산다화)의 일본명 사잔카(サザンカ, 山茶花·茶梅)를 영문으로 음차한 것이다. FOM에는 재퍼니즈 커밀리어(Japanese camellia)라는 영문명도 실려 있다. '일본 동백나무'라는 뜻이다. 커먼 커밀리어(Common Camellia), 재퍼니즈 커밀리어(Japanese camellia)와 사잔카(Sasanqua)는 다른 종이다.
국표, 국생종 등재 동백나무의 일본명은 츠바키(ツバキ, 椿)다. '椿'를 파자(破字)하면 '봄(春)에 꽃이 피는 나무(木)'라는 뜻이다. FOM 등재 일본명은 야부츠바키(ヤブツバキ, 藪椿)다. 직역하면 '덤불(藪) 동백나무(椿)'인데, '야생동백나무 또는 산동백나무(ヤマツバキ, 山つばき·山椿)'라는 뜻이다. 야마츠바키(山椿)는 츠바키(椿)와 함께 FOM에 야부츠바키(藪椿)의 별명으로 실려 있다.
일본에서는 17세기 무렵 동백나무가 정원식물로 유행하면서 많은 품종 개량이 이뤄졌다. 일본의 동백나무는 유럽에도 전해져 19세기에는 원예용 식물로 인기를 끌었다.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가 쓴 소설 'La Dame aux camélias(라 담므 오 카멜리아)'의 주인공 마르그리트 고티에(Marguerite Gautier)는 동백꽃을 항상 가슴에 꽂고 다니는 빼어난 미인(美人) 매춘부(賣春婦)다. 일본인들은 'La Dame aux camélias(동백꽃 아가씨)'를 '츠바키히메(つばきひめ, 椿姫)'로 번역했다. 한강토(조선반도)에는 일본에서 번역한 '椿姫(춘희)'가 그대로 들어왔다. 그런데, 한강토와 중국에서 '椿(춘)'은 '참죽나무'라는 뜻으로 쓰인다. 한자어로 '椿姫(춘희)'를 풀이하면 엉뚱한 '참죽나무 아가씨'가 된다. 그래서 '椿'은 일본어 '츠바키(つばき, 동백나무)'에서 유래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FOM, 百度百科, 維基百科 등재 동백나무의 중국명은 샨차(山茶)다. '산 차나무, 야생 차나무'라는 뜻이다. 百度百科 등재 별명(别名)에는 써우춘(薮春), 샨춘(山椿), 나이둥(耐冬), 완샨차(晚山茶), 차화(茶花), 양차(洋茶), 샨차화(山茶花) 등이 있다. 維基百科에는 '샨차(山茶)를 샨차화(山茶花), 르벤샨차(日本山茶)라고도 부른다. 옛이름(古名)은 하이싀류(海石榴)다. 별명에는 위밍화(玉茗花), 나이둥(耐冬) 등이 있다. 한글명은 동백, 한자명은 동백화(冬柏花)다.'라고 나와 있다.
동백나무 분포 지역은 한강토, 중국, 대만, 일본이다. 한강토에서는 황해도, 충남, 전남북, 경남북, 제주에 분포한다(국생종). 동백나무는 경북 울릉도와 남·서 해안 산지에 자생한다. 일본, 중국에도 분포한다(국생관).
야부츠바키(藪椿)는 일본 재래종(在来種)이다. 원산지는 일본(日本), 한강토(朝鮮), 중국(中国) 샨둥성(山東省), 타이완(台湾)이다. 일본에는 혼슈(本州), 시코쿠(四国), 큐슈(九州), 오키나와(沖縄)에 분포한다(FOM).
샨차(山茶)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동반구와 서반구의 열대나 아열대 지방에 널리 분포한다. 중국 내 주요 분포지는 쩌쟝(浙江), 쟝시(江西), 쓰촨(四川), 충칭(重庆), 샨둥(山东)이다. 일본, 조선반도(朝鲜半岛)에도 분포한다. 쓰촨, 샨둥, 쟝시 등지에는 야생종이 있다. 타이완(台湾)에도 야생종이 있다. 중국 각지에서 널리 재배한다(百度百科).
샨차(山茶)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창쟝(长江), 주쟝(珠江) 유역, 샨둥에 분포한다. 쓰촨, 샨둥, 쟝시 등에는 야생종이 있다. 동아시아 전역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다. 샨차는 화둥샨차(华东山茶), 촨차화(川茶花), 완샨차(晚山茶)가 있으며, 품종도 엄청나게 많다. 전통적 관상용 꽃으로서 '중국 10대 명화(十大名花)' 가운데 7위를 차지하며, 세계에서 가장 귀한 꽃나무 중에서도 으뜸이다. 샨차는 충칭시(重庆市), 칭다오시(青岛市), 쟝시 징더전시(江西景德镇市), 쩌쟝 진화시(浙江金华市), 쩌쟝 원저우시(浙江温州市), 윈난 쿤밍시(云南昆明市), 쩌쟝 닝보시(浙江宁波市), 후난 헝양시(湖南衡阳市), 푸졘 룽옌시(福建龙岩市)의 시화(市花)다. 한국 부산시(韩国釜山市), 일본 차바현 조시시(千叶县铫子市的市花), 타이완 신주현(台湾新竹县), 신베이시(新北市)의 시화, 타이베이시 따퉁구((台北市大同区)의 구화(区花)다(維基百科).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면 대청도(大靑島) 동백나무 군락지는 천연기념물 제66호로 지정되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유는 대청도가 동백나무 자생 북방한계지(北方限界地)이기 때문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읍 방도리 목도(目島)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 제65호, 전남 강진군 도암면 백련사(白蓮寺)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제151호,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제169호,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禪雲寺)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제184호, 경남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 동백나무 숲 및 팔색조 번식지는 천연기념물 제233호, 전남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옥룡사(玉龍寺) 동백나무 숲은 천연기념물 제489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남 여수 오동도(梧桐島)는 동백나무로 유명한 섬이다. 이 섬에는 동백나무에 얽힌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아주 먼 옛날 오동도에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남편은 어부였고, 부인은 아름다왔다. 어느 날 남편은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갔다. 그 틈을 보아 한 악한(惡漢)이 몰래 섬에 들어와 부인을 겁탈하려고 달려들었다. 부인은 남편이 있는 바다를 향해 도망가다 그만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다. 바다에서 돌아오던 남편은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부인을 발견했다. 남편은 통곡하며 울다가 사랑하는 부인을 섬에 잘 묻어주었다. 부인 없이 더 이상 살 수가 없었던 그는 섬을 떠났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 남편은 부인이 너무 그리워 다시 섬으로 돌아왔다. 부인의 무덤에는 한 그루 나무가 자라서 붉은 꽃이 피어 있었다. 그 꽃은 그에게 마치 ‘난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어요. 당신만을 사랑해요.’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동백의 꽃말이 ‘나는 당신만을 사랑해요.’가 된 유래이다.
옛날 한국에서는 혼례식(婚禮式) 때 동백나무를 대나무와 함께 항아리에 꽂아 부부가 함께 오래 살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동백꽃은 꽃이 질 때 통째로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은 짙은 붉은색과 어우러져 처연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예로부터 동백꽃은 이루지 못한 사랑이나 깊은 사랑에 비유되곤 했다. 또, 옛사람들은 동백꽃이 지는 모습을 남자에게 농락당하고 버려진 아름다운 여인과 비교하기도 했다. 일본의 사무라이(さむらい, 侍)들은 꽃이 지는 모습이 마치 사람의 목이 단칼에 떨어지는 것과 같다고 해서 동백나무를 극도로 꺼렸다. 같은 맥락에서 조선시대 벼슬아치 가문에서도 동백나무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병문안을 갈 때 동백꽃을 가져가는 것도 금기시되었다.
동백을 노래한 민요에는 대구 지방에서 구전되는 '동백 따는 처녀노래', 전라도 지방에서 구전되는 '동백타령'이 있다. 청양 지방에는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 마라 산골에 큰애기 떼난봉난다.'라는 민요가 있고, '강원도아리랑'에는 '아주까리 동백아 열지를 마라 건너집 숫처녀 다 놀아난다.'라는 구절과 '열라는 콩팥은 아니 열고 아주까리 동백은 왜 여는가.'라는 구절이 나오는 민요가 있다. 하지만, '강원도아리랑'에 나오는 '아주까리 동백'은 동백나무가 아니라 생강나무다.
동백을 노래한 가요에는 1964년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의 '동백아가씨'가 있다. 이 노래는 이미자가 불러서 크게 인기를 얻었다. 동명의 영화 주제가로도 발표된 '동백아가씨'는 인기 절정에 이르렀을 때 왜색가요(倭色歌謠)라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동백나무의 뿌리는 원뿌리와 곁뿌리가 있다. 키는 약 7m까지 자란다. 줄기는 기부(基部)에서 갈라져 관목상(灌木狀)으로 되는 것이 많다. 나무껍질은 회갈색(灰褐色)이고 평활(平滑)하며, 햇가지는 갈색(褐色)이다. 잎은 어긋나기한다. 잎 모양은 타원형(楕圓形) 또는 긴 타원형(長楕圓形) 이고, 점첨두(漸尖頭)에 넓은 예저(銳底)이며, 물결 모양의 잔톱니가 있다. 잎 표면은 짙은 녹색이며 광택이 난다. 잎 뒷면은 황록색이고, 잎자루는 털이 없다.
꽃은 양성꽃으로 붉은색이고, 잎겨드랑이 또는 가지 끝에 1개씩 달려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피고, 반 정도 벌어진다. 작은포(小苞)는 둥글고 겉에 짧은 흰색 털이 있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며, 달걀상 원형(卵狀圓形)이다. 꽃잎은 5~7개가 밑에서 합쳐지며, 수술과도 합쳐진다. 수술은 노란색으로 90~100개가 있다. 꽃밥은 노란색이고, 씨방에 털이 없다. 암술대는 3개로 갈라진다.
동백나무의 열매는 삭과(蒴果)다. 삭과는 둥글고 녹색 바탕에 붉은 색이 돌며, 3실이다. 9월~10월에 익는다. 삭과의 과피(果皮)가 떨어지면서 1.5~2cm 크기의 잣모양 암갈색 종자(種子)가 떨어진다. 종자는 3~9개가 들어 있다.
벌도 나비도 없는 한겨울에 꽃이 피는 동백나무는 꽃가루받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동백나무는 동박새(Zosterops japonicus)를 이용해서 수분을 한다. 동백나무의 꽃색은 동박새의 눈에 쉽게 띄도록 진한 붉은색으로 진화했고, 꽃술은 샛노란색으로 단장했다. 꿀이 풍부한 꿀샘 바로 위에는 노란 꽃술로 덮어 놓았다. 동박새는 열량이 높고 맛있는 꿀을 먹으러 왔다가 꽃가루를 묻혀 가 다른 동백꽃을 수분시킨다. 동백나무와 동박새는 이처럼 상부상조하면서 번성하고 있다.
동백나무는 쓰임새가 많은 나무다, 동백나무는 붉은색으로 피는 꽃이 아름답고, 흑자색으로 익는 열매도 관상 가치가 있다. 또, 수명이 길어서 수백년씩 간다. 분재용으로도 인기가 있다. 꽃은 꽃꽂이나 꽃다발의 소재로도 많이 쓰인다. 목재는 가구재나 조각재, 세공재로 이용한다. 동백 씨에는 식용기름이 함유되어 있으며,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높아 식용유로도 가치가 있다. 동백기름은 화장품 원료와 머리기름 등에 쓰인다. 옛날에는 동백기름을 등잔의 불을 밝히는 데 사용했다. 동백은 염료(染料)와 매염제(媒染劑, mordant)로 이용할 수 있다. 지치나 꼭두서니로 물을 들일 때에는 알루미늄 매염제로서 동백나무 잎을 태운 재를 사용한다. 동백의 잎과 꽃은 매염제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다양한 색을 얻을 수 있다.
동백나무의 꽃을 본초명 산다화(山茶花)라 하며 약용한다. 춘분~4월 꽃봉오리가 부풀어 꽃이 피어날 무렵에 채집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불에 쬐어 말린 다음 종이봉지에 넣어 봉하고 통풍이 잘 되는 건조한 곳에 저장한다. 산다화는 양혈소종(凉血消腫), 지혈(止血), 산어(散瘀)의 효능이 있어 토혈(吐血), 비출혈(鼻出血), 혈붕(血崩), 장풍하리(腸風下痢), 혈리(血痢), 혈림(血淋), 타박상, 화상 등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또는 가루로 만들어 사용한다. 외용시에는 분말을 마유(麻油)에 고루 개어 도포(塗布)한다(국생종).
동백나무는 관상용 외에도 꽃씨와 가지, 잎을 먹거나 약으로 사용할 수 있다. 불교 사찰에는 동백나무를 많이 심는다. 동백나무는 선종(禅宗)에서 청심과욕(清心寡欲)을 상징하기 때문이다(維基百科).
동백나무의 어린 잎은 튀겨서 물에 씻어서 먹거나 찐 후 말려서 음료로 사용할 수 있다. 토혈(吐血), 뉵혈(衄血), 복사(腹泻), 변혈(便血) 등을 치료한다(本草纲目).
산다화는 동의보감이나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는 실려 있지 않다. 한의사들도 임상에서 산다화를 거의 쓰지 않는다.
국표에 등재된 동백나무의 유사종 자생식물은 없다. 동백나무속 자생식물은 동백나무 단 1종만 존재한다.
국표 등재 동백나무의 유사종 재배식물에는 애기동백나무, 차나무, 노랑동백나무, 그란타미아나동백나무, 긴잎동백나무, 노각동백나무, 다유동백나무, 대만동백나무, 류큐동백나무, 마크로카르파동백, 무늬동백나무, 베르날리스동백나무, 에디새동백나무, 윌리엄스동백나무, 쿠스피다타동백, 프라테르나동백나무 등 351종이 있다.
여기서는 동백나무와 애기동백나무를 비교하고, 차나무 정도만 소개하는 선에서 설명하도록 한다. 동백꽃은 모두 붉은 홑꽃잎으로 이루어져 있다. 돌연변이를 일으킨 분홍동백과 흰동백은 아주 드물다. 동백나무는 여러 나라에서 품종을 개량한 원예종이 많다. 겹꽃잎에 여러 가지 색깔을 갖는 동백은 자연산이 아니라 일본인들이 만든 고급 원예종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품종이 애기동백나무다. 애기동백나무는 일본이 원산지로서 잎과 열매가 동백나무보다 작다. 햇가지와 잎 뒷면 맥 위, 씨방에는 털이 있다. 동백꽃은 꽃이 통째로 지는데, 애기동백꽃은 꽃잎이 한 장씩 떨어진다. 원예용 재배종들은 겹꽃이 많고, 대부분 꽃잎이 뒤로 넘어갈 만큼 활짝 피며, 꽃이 질 때는 벚꽃처럼 꽃잎이 한 장씩 떨어져 나가는 것이 동백꽃과의 차이점이다.
차나무의 원산지는 중국, 타이완이다. 일본에서는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에 약용식물로 도입되었다. 카마쿠라시대(鎌倉時代, 1192~1333)부터 차나무 재배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FOM). 차나무는 중국으로부터 약 1,000년 전에 한강토에 도입되었다. 신라 42대 홍덕왕(재우 826~836) 때 탕(唐)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대렴(大廉, 金大廉)이 귀국길에 차나무의 종자를 가지고 와서 지리산에 심었던 것이 시초가 되어 오늘에 전하여 오고 있다. 지리산 쌍계사 입구의 탑리에서부터 신흥리까지 약 10여km 지역의 산록에는 지금까지도 차나무가 야생 상태로 자라고 있다(국생종). 차나무의 키는 4~8m까지 자란다. 꽃은 8월 말~11월 중순에 흰색으로 피며 향기가 있다. 꽃은 1~3개씩 달린다. 어린 눈과 잎은 녹차(綠茶), 홍차(紅茶)를 만든다. 열매로는 기름을 짠다.
2021. 3. 4. 林 山. 2024.4.11. 최종 수정
#동백나무 #동백 #冬柏 #山茶 #藪椿 #椿 #애기동백나무 #山茶花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랑원추리 (0) | 2021.03.06 |
---|---|
공작쑥부쟁이 (0) | 2021.03.05 |
너도바람꽃 '사랑의 괴로움, 사랑의 비밀' (0) | 2021.03.03 |
변산바람꽃 '비밀스러운 사랑, 덧없는 사랑' (1) | 2021.03.02 |
목배풍등(木排風藤) (0) | 2021.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