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이다. 깊어가는 가을에 문득 영화 '만추(晩秋)'와 함께 여주인공 애나 역의 탕웨이(汤唯)가 떠오른다. 김태용이 감독을 맡았고, 현빈이 남자 주인공 훈으로 나온다.
애나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교도소 수감 생활 7년 만에 3일 간의 휴가를 받는다. 애나는 시애틀 장례식에 참석하러 가는 차 안에서 차비를 빌려달라는 훈을 만난다. 훈은 누군가로부터 도망치는 중이다.
수감 생활 7년 동안 모든 것이 변해버린 바깥 세상..... 결국 애나는 장례식 참석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린다. 그때 다시 만난 훈..... 첫 번째 만남은 우연일 수 있지만, 두 번째 이후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다. 필연이다. 늦가을처럼 서늘하고 텅빈 두 사람의 가슴에 차오르는 편안하고 따뜻한 온기..... 그건 사랑이다. 이하는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겠다.
사실 오늘날의 탕웨이를 있게 한 영화는 리안(李安) 감독의 '쓰, 졔(色, 戒)'다. 탕웨이는 이 영화에서 홍콩 친일파의 거두이자 정보부장인 량차오웨이(梁朝偉)를 암살하기 위해 신분을 위장하고 접근하는 스파이 왕치아즈 역을 맡았다.
중국 광뎬총쥐(广电总局)는 친일파를 미화하고 노출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색, 계'의 중국 내 상영을 금지하고 탕웨이를 퇴출시켰다. 탕웨이는 결국 중국 내 활동을 포기하고 영화 '만추'에서 인연을 맺은 김태용 감독과 결혼했다는 후문이다. 세계적인 미녀 여배우 탕웨이를 아내로 맞은 김태용 감독은 그야말로 '위너 오브 더 위너(Winner of the winner)'다. 김태용은 탕웨이를 퇴출시킨 중국 광뎬총쥐에 감사해야 한다.
며칠 전 아들의 소개로 박찬욱 감독의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을 봤다. 박해일, 이정현과 함께 탕웨이가 주연을 맡은 범죄 수사물이다. 꽤 유명한 영화라는데 난 사실 제목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탕웨이는 서래 역을 맡았다. 복잡 미묘한 내면의 연기가 필요한 배역이다. 탕웨이가 한국어로 대사를 치는 장면이 어색해서 그런지 영 몰입이 되지 않았다. 외국 관객들이야 자막으로 볼 테니까 이런 느낌은 모를 것이다.
'헤어질 결심'에는 무려 개그우먼 김신영도 나온다. 사실 김신영인 줄 몰랐는데..... 김신영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알고보니 김신영이 맡은 배역은 개그 코드가 살짝 있는 역이었다.
늦가을에 피는 꽃과 낙엽을 바라보다가 영화 '만추'에 이어 탕웨이를 따라 '色, 戒'와 '헤어질 결심'까지 더듬어 보았다. 晩秋다.
2022. 11. 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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