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7일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최고봉이자 조선민족(朝鮮民族, 한겨레)과 칭(靑)나라 만주족(滿洲族)의 영산(靈山)인 흰머리뫼(백두산, 白頭山, 2,744m)에서 살아가는 들꽃 뫼꽃을 만나기 위해 인천 국제공항에서 국적기를 타고 중국(中國) 지린성(吉林省) 옌볜 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옌지(延吉) 차오양촨국제공항(朝阳川国际机场)에 내렸다. 백두산(白頭山)에 오기 위해 남의 나라 중국(中國) 땅을 거쳐 참으로 먼 길을 돌아서 왔다. 백두산은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가면 단 몇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한강토 지름길을 두고도 남의 나라 중국 땅으로 돌아서 가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서글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남한(南韓, 대한민국, 한국, 남조선)과 북한(北韓,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선, 북조선)이 상호불가침협정(相互不可侵協定)을 체결하고, 대사 교환(大使交換)을 한 뒤 민간인 자유 왕래를 실현했더라면 이렇게 남의 나라 땅을 통해 빙 돌아서 오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남과 북으로 갈라져 아직도 같은 민족끼리 오가지도 못하는 참 지지리도 못난 민족이다. 남북한 간 민간인 자유 왕래를 가로막는 세력이 영원히 사라지기를 천지신명(天地神明)님께 빌고 또 빈다. 민간인 자유 왕래 실현을 가로막는 악(惡)의 세력을 몰아내는 것이야말로 시대적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차오양촨(朝阳川)에서 처음 만난 야생화(野生花)는 황금색 꽃이 활짝 피어 있는 금혼초였다. 금혼초는 황해도와 강원도 이북 지방에 자생(自生)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남한에서는 만나기가 힘든 야생화다. 금혼초, 애기우산나물, 도라지, 좁은잎사위질빵, 가는금불초, 딱지꽃, 가는장대, 고삼(苦蔘, 너삼), 짚신나물, 꼬리풀, 가는쑥부쟁이, 용머리, 참시호, 꽃층층이꽃, 큰뱀무, 까치수염에 이어 분홍색이 도는 작은 꽃들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박주가리도 만났다. 박주가리라는 이름이 다소 생소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꽃만큼은 앙증맞고 예쁘다.
박주가리의 꽃말은 '긴 여행'이라고 한다. 박주가리 씨에는 하얀 솜털 같은 갓털(冠毛, 우산털)이 달려 있어서 바람을 타고 아주 멀리까지 날아간다. 그래서, '긴 여행'이라는 꽃말이 생겨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릴 시절 여물어서 하얀 솜 같은 것이 드러난 박주가리 열매를 후후 불면서 갓털 씨앗을 날리기도 했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추억이 있을 것이다.
박주가리는 남한의 산과 들뿐만 아니라 도시의 공터나 담장, 길가에서도 자랄 만큼 생명력이 강하기에 어디를 가든지 쉽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다. 고향 까마귀도 머나먼 이국(異國) 타향(他鄕)에서 만나면 반가운 법이다. 백두산으로 가는 머나먼 여정에서 옌볜까지 와 박주가리를 만나다니 어린 시절 동무라도 만난 듯 무척이나 반가왔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박주가리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 국화아강(菊花亞綱, Asteridae) > 용담목(龍膽目, Gentianales) > 박주가리과(Asclepiadaceae) > 박주가리속(Metaplexis)의 덩굴성 여러해살이 관다발식물(管束植物, vascular plant)로 분류되어 있다.
네이버 식물백과 국생관에는 피자식물문 대신 현화식물문(顯花植物門, Magnoliophyta)이라는 분류명을 사용하고 있다. 피자식물문과 현화식물문은 같은 개념이다. 피자식물(被子植物, 속씨식물, Angiosperms)은 꽃이 피는 식물이다. 따라서, 진정한 현화식물(顯花植物, Phanerogams, flowering plants)은 피자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피자식물은 남극을 제외한 거의 모든 대륙에 약 25만 종 이상이 퍼져 살고 있는 지구 최우점종(最優占種)이다.
네이버 식물백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목련강 대신 쌍자엽식물강(雙子葉植物綱, 쌍떡잎식물강, Dicotyledoneae)이라는 분류명을 사용하고 있다. 쌍자엽식물강은 속씨식물 중 떡잎이 두 장 나는 식물 분류군이다. 목련강은 타크타잔 체계(Takhtajan system)와 크론퀴스트 체계(Cronquist system)에서 주로 두 개의 씨앗 잎(떡잎)으로 구분되는 광범위한 꽃 식물 그룹을 포함하는 식물 분류군이다. 따라서 목련강과 쌍자엽식물강은 같은 분류군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국제식물명색인(IPNI), 큐(KEW) 등재(登載) 박주가리의 학명(學名, Scientific name)은 메타플렉시스 자포니카 (툰베리) 마키노[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이다. 국표 등재 학명 이명(學名異名, synonymy)은 Pergularia japonica Thunb., Metaplexis stauntonii Roem. & Schult., Metaplexis rostellata Turcz., Cynanchum rostellatum (Turcz.) Liede & Khanum, 학명 서명(學名庶名, illegitimate name)은 Urostelma chinense Bunge, Metaplexis chinensis Decne., 학명 동명(學名同名, isonym)은 Pergularia japonica Thunb. 등이 있다.
국생관 원기재명(原記載名)은 Pergularia japonica Thunb., 학명 이명은 Metaplexis chinensis (Bunge) Decne., Metaplexis rostellata Turcz., Metaplexis stauntonii Roem. & Schult. 등이 있다.
속명(屬名, generic name) '메타플렉시스(Metaplexis)'는 그리스어 '메타((Meta, 영어 after, 뒤, beyond, 저 너머)'와 라틴어 '플렉수스(plexus, 영어 twining, 꼬임)'의 합성어다. '플렉시스(plexis)'는 플렉수스(plexus)의 여격(與格)/탈격(奪格) 남성/여성/중성 복수형이다. 덩굴성 식물임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명(種名, specific name) '자포니카(japonica)'는 라틴어 형용사 '자포니쿠스(japonicus, 영어 of Japan, 일본의)'의 주격/호격/여성 단수형이다. 최초(最初) 발견지(發見地) 또는 자생지(自生地)가 일본(日本)임을 나타낸다.
원명명자(原命名者) '툰베리(Thunb.)'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페테르 툰베리(Carl Peter Thunberg, 1743~1828)다. 툰베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식물학의 아버지', '일본의 린네'라고 불린다. 웁살라 대학교에서 '식물학의 시조'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에게 배운 툰베리는 1771년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선의(船醫)가 되었고, 1775년에 일본 규슈(九州) 나가사키(長崎)에 도착하여 1777년 7월 떠날 때까지 식물을 수집했다.
괄호 안의 인명(人名)은 원명명자다. 린네가 창안한 이명법(二名法, binomial nomenclature)에서는 식물의 학명이나 속명이 바뀌는 경우 먼저 학명을 출판한 원명명자를 괄호 안에 기재한 뒤 신명명자(新命名者)를 기재해야 한다.
신명명자 '마키노(Makino)'는 일본의 식물 분류학자 마키노 도미타로(牧野富太郎. 1862~1957)다. 일본 식물에 학명을 붙인 최초의 일본인이다. 그가 명명한 식물은 1000여 종, 1500여 변종(變種, Variety)에 이른다. 마키노는 1903년 'Botanical Magazine. [Shokubutsu-gaku zasshi]. Tokyo(植物學雜誌)'에서 박주가리의 속명을 페르굴라리아(Pergularia)에서 박주가리속(Metaplexis)으로 변경한 학명을 출판했다.
2016년 독일의 식물학자 지그리트 리데(Sigrid Liede, 1957~ )와 파키스탄의 식물학자 리즈와나 카눔(Rizwana Khanum, ?~2016)은 'Taxon 65: 480'에서 박주가리의 속명을 박주가리속(Metaplexis)에서 백미꽃속(Cynanchum), 종명을 자포니카(japonica)에서 로스텔라툼(rostellatum)으로 변경한 학명을 출판했다. 일본과 중국은 현재 이 학명을 정명(正名, legitimate)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표 등재 학명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의 추천 국명(國名, Korean common name)은 박주가리(조선식물향명집, 정태현 등, 1937), 비추천명은 없다. 다음백과 국생관 등재 국명 이명은 세사등(細絲藤), 고환(苦丸), 교등(交藤), 나마(蘿藦), 환란(芄蘭), 구진등(九眞藤), 박조가리, 노아등(老鴉藤), 뢰과(賴瓜), 비래학(飛來鶴), 학광표라마자(鶴光瓢蘿藦子), 라마(蘿藦), 비학래(飛鶴來), 노괄표(老鴰瓢) 등이 있다. 다음백과 국생정 등재 이명은 노아등, 뢰과, 비래학, 학광표라마자, 비학래, 노괄표 등이 있다.
박주가리는 표주박 같은 열매의 모습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열매가 익으면 갈라지는 형상이 박이 쪼개지는 것 같다고 해서 '박쪼가리'가 되었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박주가리'로 변했다는 것이다.
국표 등재 박주가리의 추천 영문명(英文名, English common name)은 러프 포테이토(Rough potato, 한반도 자생식물 영어이름 목록집 개정판, 국립수목원, 2022)이다. '거친(Rough) 감자(potato)'라는 뜻이다. 열매의 모양이 '거친 감자'와 비슷하다고 본 듯하다. Flora of Mikawa(三河の植物観察, FOM) 등재 학명 Cynanchum rostellatum (Turcz.) Liede & Khanum, 학명 이명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의 영문명은 패니클드 틱-트레포일(panicled tick-trefoil)이다. '원추꽃차례(圓錐花序, panicled)를 가진 콩과 도둑놈의갈고리속(tick-trefoil) 식물'이라는 뜻이다.
국표 등재 박주가리의 일본명(日本名, Japanese common name)은 가가이모(カガイモ), 다음백과 국생정 등재 일본명은 가가이모(ガガイモ), FOM 등재 학명 Cynanchum rostellatum (Turcz.) Liede & Khanum, 학명 이명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의 일본명은 가가이모(ガガイモ, 蘿芋·蘿薯·蘿藷·蘿藦)이다. 일본은 2016년에 변경된 가가이모(蘿藦)의 학명을 정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가이모(蘿藦)'는 '담쟁이덩굴 같은 덩굴(蘿) 새박(藦)'이라는 뜻이다. 일본 자료를 보면 'カガイモ(가가이모)'와 'ガガイモ(강가이모, 강아이모)'는 통용(通用)되는 것 같다. 일본 각 지역의 언어 습관에 따른 차이로 보인다. 국표의 'カガイモ'는 네이버 일본어 사전에 나오지 않고, 'ガガイモ(蘿藦)'만 나온다. '蘿芋·蘿薯·蘿藷'는 통용된다는데 네이버 일본어 사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가가이모(ガガイモ, 蘿藦)의 'ガガ'는 '가가미(かがみ, 鏡)'와 '가가무(かがむ, 屈む, 구부러지다, 굽다)'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는 '가가미(かがみ)'는 '거울(鏡)'이 아니라 와 '가가무(かがむ, 屈)'의 연용형(連用形)이라고 생각한다. 박주가리와 거울은 전혀 유사성이 없기 때문이다. '가가무(かがむ, 屈む)'는 박주가리가 구불구불 기어 올라가는 덩굴성 줄기를 표현한 듯하다.
'가가미(かがみ)'는 현존하는 일본 최고(最古)의 역사서인 고지키(古事記)에 기재되어 있는 '가가미부네(かがみぶね, 羅摩船)'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가가미부네(羅摩船)는 일본 상대신화(上代神話)에서 온천, 농업, 치유, 마술, 양조주, 지식을 관장하는 신인 스쿠나비코나노카미(すくなびこなのかみ, 少名毘古那神)가 타고 왔다는 배다. 가가미부네는 박주가리(ガガイモ)의 열매를 쪼개서 만든 배라고 한다. 박주가리 열매 형태가 이모(芋, 토란, 감자, 고구마)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중국식물지(中国植物志, FRPS), FOM 등재 학명 Cynanchum rostellatum (Turcz.) Liede & Khanum, 학명 이명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의 중국명(中國名, Chinese common name)은 '뤄모(萝藦, 唐本草, 新修本草)'이다. 국표 등재 박주가리의 중국명도 뤄모(蘿藦)이다. 중국명 뤄모(萝藦)의 뜻은 일본명 가가이모(蘿藦)와 같다. 중국도 일본처럼 2016년에 변경된 뤄모(萝藦)의 학명을 정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FRPS 등재 속명(俗名)은 완란(芄兰, 诗疏), 주어허즈(斫合子, 本草纲目拾遗), 바이환텅(白环藤), 양포나이(羊婆奶), 포포쩐뤄셴바오(婆婆鍼落线包, 河北), 양쟈오(羊角), 톈쟝커(天浆壳), 만텅차오(蔓藤草), 나이허텅(奶合藤), 투구텅(土古藤), 쟝꽌터우(浆罐头), 나이쟝텅(奶浆藤, 华北), 빤펑텅(斑风藤, 湖南), 라오과퍄오(老鸹瓢, 辽宁), 하라퍄오(哈喇瓢), 허광퍄오(鹤光飘, 东北), 양퍄오퍄오(洋飘飘, 江苏), 톈쟝궈(天将果), 쳰청쉬(千层须), 페이라이허(飞来鹤), 뤼쟝텅(乳浆藤), 허퍄오커(鹤瓢棵), 예훙차이(野蕻菜), 라이과퍄오(赖瓜瓢), 라오런퍄오(老人瓢, 华东) 등이 있다. 다음백과 국생관, 국생정 등재 국명 이명 환란(芄蘭), 뢰과(賴瓜), 비래학(飛來鶴), 학광표라마자(鶴光瓢蘿藦子), 라마(蘿藦), 비학래(飛鶴來), 노괄표(老鴰瓢) 등은 중국명과 속명을 수용(受容, 收容)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초로 뤄모(萝藦)가 실려 있는 문헌은 600년경에 타오훙징(陶弘景)이 쓴 뻰차오징지주(本草经集注)이다. 이 책 제3권에는 '뤄모(萝藦)는 쿠완(苦丸)이라고도 한다. 덩굴로 자라며, 두껍고 큰 잎이 있다. 따면 흰색 우유 같은 즙이 나온다. 사람들이 많이 재배한다. 생으로 먹거나 쪄서 먹을 수 있다.(萝摩一名苦丸, 叶浓大作藤生, 摘有白乳汁, 人家多种之, 可生啖, 亦蒸煮食也.)'라고 기재되어 있다. FRPS에는 뤄모(萝藦)가 최초로 등장하는 문헌이 탕뻰차오(唐本草)라고 나와 있다. 탕뻰차오(唐本草)는 659년에 출판된 신슈뻰차오(新修本草)를 말한다.
박주가리는 한강토, 일본, 쿠릴열도, 중국, 만주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전국 각처에 야생한다(국생정). 박주가리는 한강토 전역에 나며, 중국, 일본, 러시아 등에 분포한다(국생관).
가가이모(蘿芋·蘿藦)의 원산지는 일본, 조선(朝鮮, 조선반도, 한반도, 한강토), 중국이다. 일본 재래종(在来種)이다. 일본, 조선, 중국, 러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시코쿠(四国), 규슈(九州)에 난다(FOM).
뤄모(萝藦)는 중국 둥베이(东北), 화베이(华北), 화둥(华东), 간쑤(甘肃), 샨시(陕西), 구이저우(贵州), 허난(河南), 후베이(湖北) 등 각 성(省) 지역에 분포한다. 숲 근처 황무지, 산기슭, 강가, 길가 수풀에서 자란다. 일본, 조선(朝鲜), 러시아에도 분포한다(FRPS).
박주가리의 뿌리는 땅속줄기(根莖)가 길게 뻗어 번식한다. 줄기는 길이 3m 이상에 달하고, 자르면 젖 같은 액체가 나온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난상 심장형(卵狀心臟形)이며, 끝이 뾰족하고 길이 5~10cm, 폭 3~6cm로서 털이 없으며, 약간 두껍고 톱니가 없으며, 지맥(支脈)이 분명하고 뒷면이 분처럼 희다.
꽃은 7~8월 엷은 자색(軟紫色) 또는 흰색으로 핀다. 총상꽃차례(總狀花序, raceme)는 액출(腋出)하고 길이 2~5cm이며 꽃대가 있다. 녹색의 꽃받침은 길이 4~5mm로서 5조각으로 깊게 갈라지고, 열편(裂片)은 송곳형으로 끝이 날카롭다. 꽃부리는 바퀴 모양으로 5열되고 안쪽에 털이 밀생(密生)하며, 열편은 피침형(披針形)으로 뒤로 젖혀진다.
열매는 골돌과(蓇葖果)이다. 골돌과는 방추(紡錘), 또는 표주박, 짐승 뿔 모양이며 길이 10cm로서 전면에 고르지 않은 작은 돌기(突起)가 있다. 종자(種子)가 성숙하면 봉선(縫線, suture, raphe)을 따라 열매가 열리고, 하얀 털이 빽빽이 달려 있는 씨가 나온다. 종자는 편평한 거꿀달걀 모양(倒卵形)이며 길이 6~8mm로서 백색 명주실(絹毛) 같은 것이 달려 있어 바람에 잘 날린다. 열매를 나마자(蘿藦子)라 한다. 종자는 8월에 익는다.
박주가리 씨의 털은 인주(印朱)의 재료로 쓸 수 있다(다음백과 국생정). 종자의 털을 솜 대용(代用)으로 쓰며, 종자는 식용(食用) 또는 약용(藥用)한다(다음백과 국생관). 뤄모(萝藦)의 줄기와 껍질의 섬유는 질겨서 인공 솜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FRPS). 요즘은 쑥과 한지를 인주의 재료로 쓴다고 한다.
박주가리의 전초(全草) 또는 뿌리(根)를 나마(蘿藦), 과실은 나마자(蘿藦子), 열매껍질(果殼)은 천장각(天漿殼)이라 하며 약용한다. 나마는 보익정기(補益精氣), 통유(通乳), 해독(解毒)의 효능이 있다. 폐결핵(肺結核) 등으로 인한 허손노상(虛損勞傷), 양위(陽痿), 대하(帶下), 유즙불통(乳汁不通), 단독(丹毒), 창종(瘡腫)을 치료한다. 나마자는 보익정기, 생기(生肌), 지혈(止血)의 효능이 있다. 허로(虛勞, 虛弱疲勞), 양위, 금창출혈(金瘡出血)을 치료한다. 천장각은 청폐화담(淸肺化痰)의 효능이 있다. 해수다담(咳嗽多痰), 폐풍담천(肺風痰喘), 백일해(百日咳), 경기(驚氣), 마진(痲疹)의 발진불출(發疹不出) 등을 치료한다(다음백과 국생정).
뤄모(萝藦)는 전초를 약으로 쓴다. 열매(果)는 노상(劳伤), 허약(虚弱), 요퇴동통(腰腿疼痛), 유즙불통(缺奶), 백대(白带), 결핵(咳嗽) 등을 치료한다. 뿌리(根)는 질타(跌打, 타박상, 염좌), 사교(蛇咬, 뱀에 물렸을 때), 정창(疔疮), 나력(瘰疬), 양위 등을 치료한다. 줄기와 잎(茎叶)은 소아감적(小儿疳积), 정종(疔肿)을 치료한다. 종자의 털(种毛)은 지혈(止血)의 효능이 있다. 수액(乳汁)은 사마귀(瘊子)를 제거한다(FRPS).
나마, 나마자, 천장각은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本草學) 교과서나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수재(收載)되지 않은 한약재다. 따라서,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나마, 나마자, 천장각을 거의 쓰지 않는다. 필자도 이들 한약재들을 단 한 번도 처방해본 적이 없다. 다만, 어린 시절 여물기 전의 박주가리 열매를 먹어본 적은 있다. 풋열매는 들그무리한 맛이라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국표 등재 학명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박주가리)의 유사종(類似種, similarity species) 자생식물(自生植物, indigenous plant)은 없다. 박주가리속은 박주가리 단 1종(種)뿐이다.
FOM, FRPS 등재 학명 Cynanchum rostellatum (Turcz.) Liede & Khanum(박주가리)의 유사종 자생식물은 가는털백미(Cynanchum chinense R.Br.), 양반풀[Cynanchum thesioides (Freyn) K.Schum.], 자주박주가리[Cynanchum purpureum (Pall.) K.Schum.], 큰조롱[Cynanchum wilfordii (Maxim.) Maxim. ex Hook.f.] 등 4종이 있다.
가는털백미(영 Hairy swallow-wort, 일 ヒメイケマ, 중 鹅绒藤)는 국표, 국생관에 학명, 국명, 영문명 등만 기재되어 있다. 가는털백미의 표본은 2013년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에서 최초로 채집되었다. 개화기는 6~8월이다. 열매는 골돌과이고, 결실기는 10~11월이다(국생정). 뤄모(萝藦)는 중국 랴오닝(辽宁), 허베이(河北), 허난(河南), 산둥(山东), 샨시(山西), 샨시(陕西), 닝샤(宁夏), 간쑤(甘肃), 쟝쑤(江苏), 저쟝(浙江) 등지에 분포한다(FRPS). 히메이케마(ヒメイケマ)의 원산지는 조선(朝鮮), 중국 몽골이다(FOM). 덩굴성 초본 식물로 4m까지 자란다. 식물 전체에 털이 있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넓은 삼각상 심장형(宽三角状心形), 길이 2.5~9cm, 첨두(尖頭)에 심장저(心臟底), 기출맥(基出脉)은 9개, 측맥(侧脉)은 6쌍이다. 꽃은 6~8월 둘로 갈라지는 취산꽃차례(聚繖花序)에 산상(繖狀)으로 약 20개가 달린다. 꽃차례 길이는 최대 1cm이다. 꽃자루는 길이 약 1cm이다. 꽃받침 열편(花萼裂片)은 장타원상 삼각형(长楕圆状三角形)이고 길이 1~2mm이며 부드러운 털(柔毛) 또는 연모(缘毛, 가장자리에 난 털)가 있다. 꽃부리(花冠)는 흰색이고 방사형(辐状)이며, 뒤로 젖혀지고, 털이 없다. 화관통(花冠筒) 길이는 0.5~1mm이고, 열편은 장타원상 피침형(长楕圆状披针形)이며 길이 3~6mm이다. 덪꽃부리(副花冠)는 잔 모양(杯状)이고 꼭대기에 10개의 꽃술이 있으며, 2륜(两轮)으로 되어 있다. 외륜(外轮)은 꽃받침 열편과 같고 내륜(內轮)은 약간 더 짧다. 꽃밥(花药)은 거의 마름모꼴(菱形)이고 꼭대기에 둥근 부속지가 있다. 꽃가루(花粉)는 장타원형이다. 열매는 골돌과이다. 골돌과는 원주상 방추형(圆柱状纺锤形)이며 길이 8~13cm, 지름 5~8mm이다. 씨앗은 길쭉한 타원형이며 길이 5~6mm, 너비 약 2mm이고 씨앗 털의 길이는 2.5~3cmdl다. 종자는 8~10월에 성숙한다(FRPS).
양반풀(영 Siberian swallow-wort, 일 ヤナギカモメズル, 중 地梢瓜)은 한반도 평안도, 황해도 등에 나며, 몽골, 중국 동북부 등에 분포한다.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추 자라며, 높이 15~30cm, 가지를 많이 치고 전체에 잔털이 있다. 잎은 마주나며 잎자루는 길이 1~2mm다. 잎몸은 선형(線形) 또는 피침형(披针形)으로 길이 3~5cm, 폭 2~5mm, 밑부분은 쐐기 모양,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6~7월 잎겨드랑이에 3~6개가 모인 취산꽃차례(聚繖花序)에 연한 노란색으로 핀다. 꽃받침은 5갈래로 갈라지며, 갈래조각 끝은 둔하고 털이 있다. 꽃부리는 지름 7~8mm, 윗부분은 5갈래로 갈라지며, 갈래조각은 난형(卵形), 끝은 둔하고 안쪽에 털이 없다. 수술은 5개다. 열매는 골돌, 9월에 익으며, 길이 5~7cm, 한쪽이 벌어지며, 겉에 짧은 털이 있다. 약용, 식용한다. 가는잎새박, 량반풀, 버들박주가리, 조자화라고도 부른다.
자주박주가리(영 Purple swallow-wort, 일 ムラサキカモメヅル, 중 紫花杯冠藤)는 한반도 북부, 중국, 러시아, 몽골에 분포한다. 여러해살이풀이다. 땅속 근경은 곧게 뻗으며 목질(木質)이고 암갈색(暗褐色)이다. 줄기는 곧추 자라며 가지를 치고 흰색의 긴 털이 성글게 있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엽병(葉柄)은 짧으며, 길이 2~3mm, 털이 있다. 엽신(葉身)은 선형 또는 가는 피침형(狭披針形), 길이 3~5cm, 밑부분은 좀 넓어지고 주맥(主脈)은 돌출한다. 잎 앞면과 잎 가장자리에는 털이 있다. 꽃은 가지 끝 혹은 잎겨드랑이에 여러 갈래로 가지를 친 털이 있는 길이 3~8cm의 꽃대 끝에 우산 모양 꽃차례(繖形花序)를 이루고 작은 꽃이 모여나며 양성꽃이다. 포(総)는 부채 모양 가는 피침형(繖狀狭披針形)이며 화피(花被, perianth)의 절반 정도 크기이고 흰색의 긴 털이 있다. 꽃부리의 열편은 선형, 길이 3~5.5mm, 너비 0.1~1mm, 끝이 무디다. 꽃부리는 통 모양인데 얇으며 윗부분은 5갈래로 얕게 갈라졌다. 수술은 5개인데 서로 붙어서 통 모양을 이루며 암술보다 크다. 꽃밥에 붙어있는 부속물은 넓고 거의 둥그스름하다. 열매는 길이 8~8.5cm, 직경 1.5~2cm이며 가을철에 여물고 끝은 짧게 뾰족하다. 종자는 갈색이고 납작하며 암갈색의 잔 돌기가 있다.
큰조롱(영 Wilford’s swallow-wort, 일 コイケマ, 小生馬, 중 隔山消)은 한강토 전역에서 자라며, 일본 혼슈, 규슈, 시코쿠, 중국 동북부 등에 분포한다.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가늘고, 덩굴져서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가며, 길이 1~3m이다. 잎은 마주나며, 난상 심장형 또는 둥근 난형, 길이 5~10cm, 폭 4~8cm, 밑이 깊은 심장 모양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자루는 2~5cm이다. 꽃은 6~8월에 피는데 잎겨드랑이에서 난 길이 1~4cm의 꽃대 끝에 산형꽃차례로 달리며, 노란빛이 도는 녹색이고, 활짝 벌어지지 않는다. 꽃자루는 5~8mm이다. 꽃받침은 작다. 꽃부리는 5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갈래는 난형이다. 덧꽃부리는 5갈래로 갈라진다. 수술은 5개이다. 열매는 골돌과이며, 주머니 모양, 길이 6~8cm, 9~10월에 익으면 벌어져서 흰 털이 달린 씨가 나온다. 국내에 분포하는 백미꽃속 식물들에 비해서 줄기는 완전한 덩굴성이며, 잎은 밑이 심장 모양 난형이고, 꽃부리 갈래는 수평으로 벌어지지 않으므로 구분된다. 뿌리를 약용한다. 박새풀, 백하수오, 은조롱, 새박풀, 하수오라고도 부른다.
FOM, FRPS 등재 학명 Cynanchum rostellatum (Turcz.) Liede & Khanum(박주가리)의 유사종 재배식물(栽培植物, cultivated plants)은 넓은잎큰조롱(Cynanchum boudieri H.Lév. & Vaniot) 1종이 있다.
넓은잎큰조롱(일 アマミイケマ, 奄美生馬, 중 折冠牛皮消, 타이완 薄葉牛皮消)은 중국, 네팔, 부탄, 인도, 카슈미르, 파키스탄 등에 분포한다. 아관목(亞灌木) 또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다. 덩굴줄기는 직립하거나 다른 물체를 감고 올라가며 지하경(地下莖)이 있다. 뿌리는 섬유질(纖維質), 목질, 육질(肉質)이다. 잎은 마주나는데 드물게 돌려나기도 한다. 잎겨드랑이에 때로 작은 턱잎처럼 생긴 잎이 있다. 잎몸은 막질(膜質), 가는 털이 있으며, 넓은 난형(廣卵形) 내지 난상 긴 원형(卵狀長圓形), 길이 4~12cm, 너비 4~10cm이다. 잎 끝은 점차 짧게 뾰족해지고, 기부(基部)는 심장형이다.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산형꽃차례, 산방꽃차례(繖房花序), 또는 총상꽃차례에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직립하는데 가끔 밑에 분비샘(分泌腺)이 있다. 화관은 소용돌이치는 모양이거나 이에 가깝다. 화통(花筒)은 짧다. 열편은 뚜렷하다. 암술머리는 볼록하거나 짧은 원뿔 모양이다. 열매는 골돌과, 방추형 또는 창끝 모양, 드물게 좁은 날개가 있거나 가시가 나 있다. 한강토 전역에서 약용으로 재배한다. 경작지 주변에 야생화하여 자라기도 한다. 큰조롱에 비해 잎이 상대적으로 넓고 크므로 구별된다.
국표에 Cynanchum auriculatum auct. non Royle ex Wight는 넓은잎큰조롱의 오적용(誤適用) 학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FRPS 등재 학명 Cynanchum auriculatum auct. non Royle ex Wight의 중국명은 뉴피샤오(牛皮消, 救荒本草), 속명(俗名)은 페이라이허(飞来鹤, 植物名实图考), 얼예뉴피샤오(耳叶牛皮消, 中国药用植物志), 거샨샤오(隔山消, 四川, 贵州), 뉴피동(牛皮冻, 湖南), 허셔우우(何首乌, 南京), 퍄오퍄오텅(瓢瓢藤), 라오뉴퍄오(老牛瓢), 치구롄(七股莲, 江苏) 등이 있다. 중국산 뉴피샤오(牛皮消)는 한때 국내에 하수오(何首乌)라는 이름으로 유통되어 가짜 한약재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약재 수입업자가 뉴피샤오(牛皮消) 또는 얼예뉴피샤오(耳叶牛皮消)를 하수오로 국내에 들여와 유통시킨 것은 허셔우우(何首乌)라는 속명을 보고 혼동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의도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수입업자들이 중국에서 값싼 한약재를 들여와 국내에 유통시킨다는 소문은 있다.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 등재 하수오는 Polygonum multiflorum Thunb., FRPS 등재 하수오는 Fallopia multiflora (Thunb.) Haraldson의 괴근(塊根)을 말린 것이다. 국표 등재 하수오의 학명은 Reynoutria multiflora (Thunb.) Moldenke이고, Polygonum multiflorum Thunb.와 Fallopia multiflora (Thunb.) Haraldson은 학명 이명으로 등재되어 있다. 세 가지 하수오의 기원 식물은 같은 종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협죽도과(夾竹桃科, Apocynaceae) 계통 빈케톡시쿰속(Vincetoxicum)의 종은 때때로 백미꽃속(Cynanchum)에 포함되었다. 하지만 화학적, 분자적 증거에 따르면 빈케톡시쿰속은 현재 이 속에 포함된 왜박주가리속(Tylophora) 식물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25. 2. 2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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