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하고도 세 번째 금요일 밤 연수성당 신부님 두 분을 모시고 행복한 우동가게에서 곡차례를 가졌다. 주임신부님이 그동안 낮은 자리에서 낮은 곳을 향해 온몸으로 살아온 인생역정(人生歷程)을 들었다. 언제나 가난한 사람(貧者), 힘없는 사람(弱者)들과 함께 한 참으로 감동적인 인생사였다. 굴곡진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선지자, 선한 양떼를 바른길로 인도하려는 참된 목자의 삶이었다. 간만에 김태곤이 부른 '송학사(松鶴寺)' 한 곡조를 뽑았다. 신부님이 인생역정 이야기를 들려준 데 대한 일종의 보답이었다. 곡차는 하동 화개장터에서 공수한 막걸리였고, 안주는 새콤달콤상큼한 오징어 초무침이었다. 교직에서 해직되고 난 뒤 백수 시절 행복한 우동가게에 들르면 소설 쓰는 안주인 강순희 여사는 빈 주머니를 눈치채고 종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