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 시 한 수 88

[신간] 사람이 좋아 사람이 - 김인국 마르꼬 신부

김인국 마르꼬 신부가 신간 '사람이 좋아 사람이'(생활성서 출판사)에서 나왔다. 천주교 신부로서 사목 활동을 하는 틈틈이 쓴 금과옥조 같은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김인국 신부가 새로 본 신앙'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여호와의 아들, 에수의 제자로서 항상 낮은 곳을 지향하는 삶을 실천해 온 김인국 신부의 신앙 고백서 또는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삶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자기 혁명의 과정일 수도 있다. 그런 삶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서 보다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삶은 행복과 희열 그 자체일 것이다. 이 책은 어쩌면 신앙을 통해서 얻는 삶의 행복과 희열을 느껴보지 못한 이들을 위한 신앙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도종환 전 문화부 장관은..

忠州石(충주석) 效白樂天(효백낙천) - 권필(權韠)

忠州石(충주석) 效白樂天(효백낙천) - 권필(權韠) 忠州美石如琉璃(충주미석여유리) 충주 비석돌 유리처럼 고우니 千人劚出萬牛移(천인촉출만우이) 천인 뜯어내고 만우 실어내네 爲問移石向何處(위문이석향하처) 비석돌 실어 어디로 옮겨가나 去作勢家神道碑(거작세가신도비) 세도가 실려가 신도비 된다네 神道之碑誰所銘(신도지비수소명) 권세가 신도비는 누가 지을까 筆法倔强文法奇(필법굴강문법기) 필법도 굳세고 문장력도 좋아 皆言此公在世日(개언차공재세일) 천편일률 이 어르신 살았을 때 天姿學業超等夷(천자학업초등이) 자질과 학식 또래 중 군계일학 事君忠且直(사군충차직) 임금을 섬김에는 충렬하고 강직했고 居家孝且慈(거가효차자) 집에서 거함에는 효순하고 인자했네 門前絶賄賂(문전절회뢰) 문전에는 증뢰자들 얼씬도 못하였고 庫裏無財資(고..

소설집 '좀마삭에 대한 참회'의 작가 권효진 인터뷰

1. 『좀마삭에 대한 참회』를 쓰시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좀마삭에 대한 참회』 는 첫 창작소설집입니다. 표제작인「좀마삭에 대한 참회」를 포함해 모두 여덟 편의 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좀마삭에 대한 참회」 는 ‘좀마삭’이라는 작은 식물에게 참회하는 편지형식의 소설입니다. 인간이 가진 내면의 분노와 슬픔이 사람을 어떻게 변형시키는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식물의 푸른빛이 지닌 생명력을 환기시키고자 쓴 소설입니다. 주인공 ‘나’는 자신에게 이별의 인사를 하지 않고 갑자기 떠나버린 사람을 향한 분노와 슬픔 때문에 그녀가 선물한 ‘좀마삭 화분’의 이파리를 하나씩 따내서 결국은 죽게 만듭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나’에게는 이미 뿌리 깊은 분노와 외로움, 슬픔이 내재되어 있었고 그런 ‘나’를 팽..

권효진 신간소설집 '좀마삭에 대한 참회'

10월도 끝나가는 28일 오후 퇴근 무렵 권효진 작가의 신간 소설집 '좀마삭에 대한 참회'가 가을바람처럼 날아왔다. 오랜 가뭄 끝의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었다. 권효진 작가의 첫 소설집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를 기원한다. 나아가 권효진 작가가 대한민국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하기 바란다. (전략) ...... 그녀가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부터 저는 날마다 좀마삭을 괴롭히기 시작했고 마삭이 완전히 죽어버릴 때까지 그걸 멈출 수가 없었어요. 아마 저를 버린 사람에게 복수하고 싶었던 것도 같아요. 물론 그때는 제 자신이 그렇게 잔인하다는 것도 몰랐어요. 문득 좀마삭의 이파리를 짓이기고 가지를 야멸차게 잘라내는 제 자신이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견디지 힘든 것이 혼자 남았다는 사실이었거든요. 그때는 정말..

정세현 회고록 판문점의 협상가 - 대담 박인규

7월 16일 목요일 초복이라 마르코 김인국 신부님과 마티아 박병률 신부님을 모시고 개울 건너 음식점에서 염소탕을 먹었다. 김 마르코 신부님이 내게 읽어보라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의 회고록 '판문점의 협상가'란 제목의 책을 주셨다. 관료 출신이 쓴 책은 잘 안보게 된다고 말씀드렸더니 신부님은 권력의 심층부에 있는 사람만이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이 담겨 있다면서 일독을 권했다. 그런데, 책이 좀 두꺼워서 솔직히 좀 부담은 된다. 교보문고는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대북 전문가는 많지만 전문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사람은 그 하나뿐이다”라는 평을 들으며 지난 40여년간 남북관계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온 정세현의 회고록 '판문점의 협상가'가 나왔다. 일제강점기 만주에서 태어나 해방 후 풍찬노숙하며 아..

세기의 이별가 黃眞伊(황진이)의 '奉別蘇判書世讓(봉별소판서세양)'

소세양(蘇世讓, 1486년 ~ 1562)은 조선 중기에 형조판서, 호조판서, 병조판서를 지낸 문신이다. 그는 또 당대 최고의 한량이기도 했다. 그런 소세양이 송도에 재색을 겸비한 황진이(黃眞伊, ?~?)가 있다는 소식을 모를 리 없었다. 소세양은 어느 날 친구들과 내기를 했다. 천하의 송도 기생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