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의 '홀린 사람' - 지배자와 대중에 대한 통렬한 풍자 홀린 사람 - 기형도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분의 슬픔이었고 이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 책 한 권 시 한 수 2020.03.20
세기의 이별가 黃眞伊(황진이)의 '奉別蘇判書世讓(봉별소판서세양)' 소세양(蘇世讓, 1486년 ~ 1562)은 조선 중기에 형조판서, 호조판서, 병조판서를 지낸 문신이다. 그는 또 당대 최고의 한량이기도 했다. 그런 소세양이 송도에 재색을 겸비한 황진이(黃眞伊, ?~?)가 있다는 소식을 모를 리 없었다. 소세양은 어느 날 친구들과 내기를 했다. 천하의 송도 기생 황.. 책 한 권 시 한 수 2020.03.18
풀 - 김수영 시, 김성장 서 풀 - 김수영 시, 김성장 서 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 책 한 권 시 한 수 2019.10.30
어머니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시, 김성장 서 어머니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시, 김성장 서 어머니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 책 한 권 시 한 수 2019.10.29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 김남주 시, 김성장 서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 김남주 시, 김성장 서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 김남주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오월은 바람처럼 그렇게 오월은 풀잎처럼 그렇게 서정적으로 오지는 않았다 오월은 왔다 비수를 품은 밤으로 .. 책 한 권 시 한 수 2019.10.29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시, 김성장 서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시, 김성장 서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 책 한 권 시 한 수 2019.10.26
나의 노래 - 오장환 시, 김성장 서 나의 노래 - 오장환 시, 김성장 서 나의 노래 - 오장환 나의 노래가 끝나는 날은 내 가슴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 새로운 묘에는 옛 흙이 향그러 단 한 번 나는 울지도 않았다. 새야 새 중에도 종다리야 화살같이 날아가거라 나의 슬픔은 오직 님을 향하여 나의 과녁은 오직 님을 향하여 단.. 책 한 권 시 한 수 2019.10.24
낙화 - 조지훈 시, 김성장 서 낙화 - 조지훈 시, 김성장 서 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 책 한 권 시 한 수 2019.10.23
광야 - 이육사 시, 김성장 서 광야 - 이육사 시, 김성장 서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책 한 권 시 한 수 2019.10.22
해 - 박두진 시, 김성장 서 해 - 박두진 시, 김성장 서 해 - 박두진 시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넘어 산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책 한 권 시 한 수 2019.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