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詩]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그 지긋지긋한 놈의 사진을 떼어서 조용히 개굴창에 넣고 썩어진 어제와 결별하자 그놈의 동상이 선 곳에는 민주주의의 첫 기둥을 세우고 쓰러진 성스러운 학생들의 웅장한 기념탑을 세우자 아아 어서어서 썩어빠진 어제와 결별하자 이제야말로 아무 두려움 없이 그놈의 사진을 태워도 좋다 협잡과 아부와 무수한 악독의 상징인 지긋지긋한 그놈의 미소하는 사진을--- 대한민국의 방방곡곡에 안 붙는 곳이 없는 그놈의 잠잖은 얼굴의 사진을 동회란 동회에서 시청이란 시청에서 회사란 회사에서 xx 단체에서 oo 협회에서 하물며 술집에서 음식점에서 양화점에서 무역상에서 개솔린 스탠드에서 책방에서 학교에서 전국의 국민학교란 국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