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성당 3

순교자 성월 첫 주일 강론 - 김인국 마르꼬 신부

충주 연수성당 김인국 마르꼬 주임신부께서 순교자 성월 첫 주일 강론 원고를 보내왔다. 나는 비록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는 강론이다. 마음 속으로 밑줄을 쳐가면서 읽고 싶은 글이다. 이 강론을 저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초대의 말씀 산천초목에 가을이 내리고 있구나 싶은, 순교자성월의 첫 주일입니다. 정성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했던 옛 어른들의 마음으로 청량하기 그지없는 9월을 살아보겠노라 하느님께 다짐을 드리며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강론 여러분 마음은 지금 어떠세요? 저에게는 이것저것으로 심란했던 한 주간이었습니다. 으르렁거리는 부수고 무너뜨리는 중장비의 굉음부터 시작해서 좀 힘들었습니다. 그런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이제는 좀 다르게, 아주 ..

나의 들숨, 너의 날숨 - 김인국

나의 들숨, 너의 날숨 사흘 만에 불쑥 나타나셨는데 놀라지 않은 이가 없었다. 누워계셨어야 할 분이 성큼성큼 걸어오셨으니 기절초풍할 일이었지만, 그분의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역대급 스릴러였다. 단 하루의 ‘자가격리’조차 없이 사람들 가운데로 훅 하고 들어오신 것부터 문제였다. 기어코 돌아오신 이유가 고작 ‘신체접촉’을 위해서였는지 마스크도 쓰지 않고 길가는 제자들 “가까이 가시어 함께 걸으”(루카 24,21)시고 “함께 식탁에 앉으시고, 빵을 떼어 나눠주시고”(루카 24,30) “고기도 그렇게 주”(요한 21.13)셨다. 영화 ‘컨테이젼’을 본 사람이라면 기겁했을 일이다. 설마 흙 묻은 손으로 떼어 주거나 찢어 주지는 않으셨겠지. 그런데 몸에 난 상처들을 열어 보이기 전에 손세정제로 쓱쓱 문지르기라도 하셨..

연수성당 김인국 신부님의 북한우표 선물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음이 들리던 날 연수성당 김인국 신부님과 보좌신부님, 수녀님을 모시고 저녁식사를 했다. 김 신부님은 박 시장의 죽음을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하셨다. 고인을 기리며 음복주도 한 잔 마셨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로서 김 신부님은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을 이끌면서 사회 변화를 위해 노력하던 박 시장과 남다른 인연이 있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내가 30년 이상 우표 수집을 해왔으며, 나중에 여건이 되면 우표박물관을 세우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 이야기를 들으신 신부님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구입한 조선우표(북한우표)를 박물관 설립에 보태라고 보내오셨다. 수산나 수녀님도 소장하고 계신 귀중한 우표들을 기증하겠다고 약속하셨다. 우표 선물은 가치를 떠나 내게 그 무엇보다 귀하고 소중한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