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40대 중반의 남성이 음낭수종(陰囊水腫, hydrocele)으로 내원했다. 문을 닫아걸고 촉진을 해보니 오른쪽 음낭이 달걀만하게 커져 있었다. 환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필자를 알게 되어 충주까지 불원천리 달려왔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음낭수종을 수산증(水疝症)이라고 한다. 수산증은 음낭이 붓고 아픈 병이다. 이것은 한습(寒濕)이 응취되어, 경맥(經脈)이 통하지 않고 기(氣)가 아래에서 정체되어 수습(水濕)이 음낭으로 스며들어간 것이다. 역대 한의사들은 '모든 산(疝)은 간경(肝經)에 귀속된다.'는 의서의 가르침에 따라 산병(疝病)의 변증시치(辨證施治)에서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만을 지나치게 중시하였다. 그래서 치법도 간(肝)을 따뜻하게 하고 목(木)을 소통시키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