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2

[마르꼬 김인국 신부 강론] 용서와 공감

2020년 9월 13일 주말을 맞아 충주의 진산 계명산에 올랐다. 원거리 산행을 하지 않을 때는 종종 집 바로 뒤에 있는 계명산을 오르곤 한다. 두진아파트 뒤편에서 시작해서 막은대미재-뒷목골산-작은민재-약수터를 지나 웃돌고개를 오르는데 문자 메시지가 하나 들어왔다. 연수성당 마르꼬 김인국 신부가 일요일 미사 강론을 적은 글이었다. 강론과 함께 '오늘은 어디에 계신 하느님을 뵈었나요?'라는 물음을 던져왔다. 화두 하나가 화살처럼 날아와 가슴 깊숙이 꽂히는 느낌이었다. 순간 나의 뇌리에 '계명산 산신령'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계명산에서 산신령을 만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동문서답이었다. 그리고, 산에서 내려와 강론을 읽었다. 다음은 강론 전문이다. 용서 마스크! 감염되지도 감염시키지도 않으려고 마..

상처를 보던 봄 - 김인국

상처를 보던 봄 박테리아보다 작고 여간해서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이번 봄은 속절없이 지나가버렸다. 주거니 받거니 해야 하는 일이 끊겼고, 오거니 가거니 해야 하는 하늘 길도 막혀버렸다. 숙주가 있어야만 겨우 생존하는, 생물체랄 것도 없는 한낱 ‘입자’에 지나지 않는 그것 때문에 삶이 맥없이 주저앉다니 어이가 없다. 오늘 당장이 문제지만 바이러스 창궐의 끝에 과연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불안하다. 봄이 있어야 봄을 가진다 고행의 봄이라고 부를 수밖에. 하지만 공연한 수고는 아닐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감히 맞서리오 하고 마음을 다지면서, 아울러 ‘코로나 이후’ 달라지고 새로워져야 할 바를 곰곰 궁리한다면 뜻밖의 결과를 만날 수 있다. 기왕 엎어진 김에..

카테고리 없음 202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