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개구리밥

林 山 2013. 7. 27. 14:19

개구리밥


물 위에 뜬 한평생 정 붙일 곳 찾지 못했네

구름 따라 떠돌다만 가는 내 이름은 부평초


개구리밥은 개구리밥과(부평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의 온대와 열대 지방의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개구리가 사는 물에서 자라고, 올챙이가 먹는 풀이라고 개구리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논이나 연못의 물 위에 떠다니면서 자라기에 부평(浮萍) 또는 부평초(浮萍草)라고도 한다. 머구리밥, 수평(水萍), 자평(紫萍)이라고도 부른다.


개구리밥의 잎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보라색이다. 잎 하나에 여러 개의 뿌리가 달린다. 가로 세로 1cm도 안되는 달걀 모양의 작은 잎은 3~4개씩 뭉쳐 물위를 떠다니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7~8월 흰색 또는 흰색에 가까운 엷은 녹색의 잔꽃이 피지만 1mm도 안되기 때문에 보기가 어렵다. 가을에 모체의 뿌리가 나온 부분의 옆쪽에서 작은 겨울눈(冬芽)이 물 속에 가라앉아서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에 물 위로 나와 번식한다.  


개구리밥과 좀개구리밥(靑萍)의 전초를 말린 것을 한약명으로 부평 또는 부평초, 수평, 소평자(小苹子), 수선(水蘚), 평(苹), 평자초(苹子草)라고 한다. 성미는 맵고 차며 독이 없다. 폐경으로 들어간다. 약리작용은 강심, 혈압상승, 이뇨, 해열작용이 있으며 파리의 유충을 죽이는 효과도 보고되었다. 


한의학에서 부평은 땀을 내고 풍(風)을 없애며 열을 내리는 발산풍열약(發散風熱藥)으로 분류된다. 발한거풍(發寒去風), 행수소종(行水消腫), 청열해표(淸熱解表), 지양(止痒)의 효능이 있어 유행성열병(熱病)반진불투(斑疹不透), 풍열은진(風熱癮疹, 풍진), 피부소양(皮膚搔痒), 수종(水腫)이나 부종(浮腫) 등의 양수표증(陽水表證)융폐(癃閉, 소변불리), 창옹(瘡癰), 단독(丹毒), 탕상(湯傷) 등을 치료한다. 풍열표증(風熱表證), 마진초기(麻疹初期), 담마진(蕁麻疹, 두드러기), 급성신염(急性腎炎), 구내염(口內炎)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부평은 차고 맵기 때문에 표기(表氣)가 허하여 땀을 줄줄 흘리는 경우나 대실대열(大實大熱)이 아닌 열, 혈허부조(血虛膚燥), 기허풍통(氣虛風痛)한 사람에게 처방해서는 안된다. 또, 몸이 허약한 사람의 수종에도 사용하지 않는다.


부평이 들어간 대표적인 처방은 갈근부평탕(葛根浮萍湯)이다. 이 처방은 1894년 이제마(李濟馬)가 쓴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 처음 쓰였다. 갈근부평탕은 태음인(太陰人)의 열성부종(熱性浮腫)이나 이열증(裏熱証)에 사용하는 처방이다.


민간에서는 개구리밥을 가루로 빻아서 이질로 탈항이 되었을 때 상처에 뿌린다. 또, 아토피에 복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개구리밥은 제초제로도 잘 안죽는다. 복용할 때는 제초제에 오염되지 않았는지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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