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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무궁화' 비판(25) 남궁억 선생의 독립운동을 왜곡하다(4) - 조현래

林 山 2020. 9. 19. 10:07

무궁화는 한국의 국화(國花)이며, 나라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은 무궁화이다. 하지만 강효백은 자신의 저서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조현래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서 이 주장이 친일파 또는 친일 잔재의 척결이라는 과잉 목적의식이 현실과 실제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비판한다. 박정희 정권이 무궁화를 권위주의와 국가의 상징으로 과도하게 선전한 것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조현래는 주장한다. 두 사람의 논쟁이 국민들로 하여금 무궁화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林 山>

 

<사진1> 태극기와 무궁화(경기도)

'두 얼굴의 무궁화' 비판(25) 한서 남궁억을 왜곡하다(4): 독립운동의 왜곡(한서 남궁억 선생은 어떻게 트로이 왜꽃 무궁화를 가르치는 종일 매국노가 되었는가?)

 

 

[두 얼굴의 무궁화] 1935년 1월 18일 오전 10시 경성지방법원 재판상 야마시다 히데기(山下秀樹)는 보안법 위반 피고인 남궁억에 대하여 신문할 것을 말하고 예심종결 결정서의 공소사실을 말하니, 피고인은 예심종결 결정서에 기재된 사실은 틀림없다고 진술했다.(p.202)

 

...(중략)...

 

문: 피고인 등은 기독교 입장에서 조선의 독립을 도모하려고 십자가당이라는 것을 조직한 것은 아닌가.

 : 그런 일은 없다. 나는 최근 외래 공산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서 종교까지 혼란에 빠지려고 하므로 그것을 배제하고 조선인 본위의 교회를 정규 수속을 밟아서 일으키자고 발언할 정도이므로 십자가당을 이용하여 조선의 독립을 도모하려고 하는 등의 생각은 없다(1935년 1월 18일 경성지방법원 공판조서, 재판장 심문).(p.205)  

 

 

[두 얼굴의 무궁화] 일제강점기 남궁억 선생은 겉으론 무궁화 보급을 내걸고 내밀히 비밀결사 독립운동을 했는데 오늘날 당국자들은 명목적으로 형식적으로 우리나라 꽃 보급을 내걸고 실재적으로 결과적으로 '트로이 왜꽃 무궁화' 이식작업을 계속하면  쓰겠는가? (p.208)   

 

 

 

 

《fact check : 한서 남궁억 선생에 대한 판사 신문에 십자가당 참여 여부가 있었다고? - 전혀 사실이 아니다.

  

▶ 한서 남궁억 선생에 대한 기소 내용은 조선 역사 교육과 무궁화 창가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민족의식 주입을 도모했다는 것이었다.

-​십자가당 사건은 한서 남궁억 선생의 기소 내용이 아니었다.

-십자가당은 한서 남궁억 선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기장을 통해 부산물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십자가당으로 말하면, 1933년 봄에 춘천여자관 비밀실에서 유자훈 목사의 사회로 십자가당을 조직하여 각기 부서를 정하고 사업을 계획하였다. 그런데 조직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연루자가 적었으므로 유자훈, 남천우, 김복동 3명이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기소되고 남궁억 선생은 십자가당 사건 연루자가 아니었으므로 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다음과 같이 언도를 받았다. 남궁억 1년 복역 3년 집행유예  

 

김세환, 『한서 남궁억의 생애』, 키아츠(2018), p.201

<사진2> 검사의 남궁억 선생에 대한 예심청구서( 국사편찬위원회)

▶ 어떻게 한서 남궁억 선생에 대한 판사의 신문 내용에 십자가당에 관한 문답이 있게 되었을까?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내용을 판사가 심리할 수는 없으므로 당연히 판사의 남궁억 선생에 대한 신문 내용에는 십자가당 사건이 존재하지 않았다.

-없는 것을 있게 하는 『두 얼굴의 무궁화』의 신묘한 수법은 왜곡과 조작이다.

-공판조서 중 한서 남궁억 선생에 대한 신문에서 무궁화에 관한 내용을 빼고 십자가당 연루자로 기소된 남천우 신문 사항을 위로 올려 마치 한서 남궁억 선생에 대한 문답인 것처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사진3> 1935.11.18.자 공판조서 내용(국사편찬위원회)

《결론 : 왜곡과 조작 그리고. 

 

▷끝없는 왜곡과 조작!

 

-책 전체에서 왜곡과 조작이 만연하여 이제 웬만한 것은 거짓과 조작이 아닌 것처럼 느끼질 정도이다.

-그러나 이 왜곡과 조작의 결과는 참혹하다.

 

▷남궁억 선생은 조선의 독립을 도모하려는 생각이 없는 사람?

 

-판사가 한서 남궁억 선생께 "피고인은 일한병합에 대해서는 대단한 불만을 품고 있다는데 그런가"라고 묻자 거침없이 "그렇다. 일한병합은 당시의 대신인 이완용, 송병준 등이 당시의 국왕을 시사하여 나라를 팔았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그것에 대해서는 항상 큰 불만을 가지고 병합을 담당한 자를 원망하고 있다."라고 대답하였다.​

-한서 남궁억 선생은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조선국권 회복 힘쓰지 않으면 안된다고 교육한 사실 즉, 조선국권이 회복되는 독립의 염원을 일본인 판사 앞에서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진술을 마치 남궁억 선생의 답변인 양 만드는 과정에서 마치 남궁억 선생은 "조선의 독립을 도모하려고 하는 등의 생각은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겉으로는 무궁화 보급을 내걸고 내밀히 비밀결사 독립운동을 했다고? 

 

-​한서 남궁억 선생은 일제의 강제병합으로 국권이 상실되고 나라가 없어지자, 자라는 세대들이 국권 회복에 대한 염원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는 조국독립이 가능하다고 보고 삶의 마지막을 모곡학교를 설립하여 후세대 교육에 헌신하셨다.

-그런 한서 남궁억이 겉과 속이 다르다고?

-겉으로는 일제와 협력(왜화인 무궁화의 보급)하면서 속으로는 비밀결사 독립운동을 했다는 논리가 남궁억 선생에 대한 대단한 찬사(?)인 양 하지만, 한서 남궁억 선생의 삶에서 그 '겉'은 자라는 세대들에 대한 교육운동이었다.

-『두 얼굴의 무궁화』의 저자가 주장한 것을 따라가자면, 무궁화는 일본의 신화(神花)이자 혼네의 꽃이며 '트로이 왜화'이고, 천양무궁의 군국주의를 뜻한다고 하므므로, 결국 그의 주장은 한서 남궁억 선생이 일본의 군국주의 정신을 가르쳤다는 말이 된다. 이 무슨 망발이며,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는 말인가?

-보라! 아이들에게 가르쳤다는 한서 남궁억 선생의 '철(시절)잃은 나비'가 무엇인지? 이것이 겉이고 '트로이 왜화'를 가르친 것인지를!

 

 

  시절 잃은 나비 - 남궁억

 

  일락(日洛)은 서산에 황혼이 디고

  바다와 온 우주는 캄캄하는데

  옥토(沃土)를 떠나서 어데를 향해

  정처없이 어데를 향해 가느냐

  애달프다 이천 만의 고려 민족아

  너희 살길 바이 없어 떠나가느냐

 

  젖과 꿀이 흐르는 기름진 땅을

  누구를 주고 자꾸만 떠나가느냐

  정든 산천 고국을 등에다 지고

  애달픈 눈물방울만 연해 뿌리며
  두만강 푸른 물결 건너서 가는

  백의(白衣)의 단군 민족 내 말 들어라

 

  무궁화 화려한 금수강산은

  우리들의 소유인 줄 너도 알건만

  의식주의 핍박을 바이 못 잊어

  주린 배 훔켜쥐고서 떠나 가느냐 

  너희의 정경이야 차마 가긍(可矜)하다

  그러나 낙심 말아라 고려 민족아  

 

김세환, 『한서 남궁억의 생애』, 키아츠(2018), p.170~p.171에서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