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이슈 화제

'두 얼굴의 무궁화' 비판(26) 나카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 조현래

林 山 2020. 9. 27. 12:16

무궁화는 한국의 국화(國花)이며, 나라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은 무궁화이다. 하지만 강효백은 자신의 저서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조현래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서 이 주장이 친일파 또는 친일 잔재의 척결이라는 과잉 목적의식이 현실과 실제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비판한다. 박정희 정권이 무궁화를 권위주의와 국가의 상징으로 과도하게 선전한 것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조현래는 주장한다. 두 사람의 논쟁이 국민들로 하여금 무궁화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林 山>

 

<사진1>무궁화(경기도 안산)

​ '두 얼굴의 무궁화' 비판(26) 나카이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두 얼굴의 무궁화] 그로부터 2년이 채 못된 1914년 3월 한국의 식물학계 일각이 아직도 스승으로 삼고 있는 일본의 저명한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은 그동안 귀화식물인 줄로만 알았던 한반도 무궁화 야생군락지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미주108) 그런데 나카이가 발견했다는 무궁화 자생지는 공교롭게도 순천과 광양 구례군 전라남도 남부지역이다.(p.155)

 

*미주108) , 中井猛之進, 『智異山植物調査報告書』, 朝鮮總督府, 1915. 43쪽 (p.401)

 

 

[두 얼굴의 무궁화] 더욱 공교롭게도 같은 해 미국의 로렌스 헤들스톤 크레인(Lorence Hedleston Crane, 1887~1973) 여사가 순천과 구례 주변에서 보고 그렸다는 무궁화 수채화를 실은 그림책 『한국의 꽃 민간전래 이야기(Flowers and Folkllore from far Korea)』가 일본의 도쿄와 오사카에서 1931년에 출판되었다. 

 

*미주109) 더구나 그 수채화속 푸른색이 감도는 청심계 무궁화는 1910년 아시아 땅에 존재하지 않은 유럽계 무궁화로서 1920년대 오오사카 시립대학 부속 식물원에서 내 놓은 카지바토라는 무궁화 품종이다.(p.155)  


*미주109) https://www.rarebook.com/pages/books/45247/florence-heldeston-crane/flowers-and-folk-lore-from-far-korea
 (p.401)

 

 

 

 

《fact check(1) : 나카이가 한반도 무궁화 야생군락지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1914년 3월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 1882~1952)이 한반도 무궁화 야생군락지를 발견했다고?

 

-나카이가 한반도 무궁화 야생군락지를 발견했고, 발표문이 『지리산식물조사보고서』(1915), p.43이라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아니 사실일 수 없다!

- 나카이 다케노신의 『지리산식물조사보고서』(1915), p.43의 내용은 아래 <사진2>와 같다. 

-사실일 수 없는 것은 『지리산식물조사보고서』(1915), p.96에서  지리산과 그 인근에서 관찰한 한반도 무궁화에 대해서 별도로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얼굴의 무궁화』, p.34는 "중국, 일본과 달리 한국의 야생 무궁화 자생지는 전혀 없다"고 단언하고 있기도 하다(같은 책에서  서로 다른 말을 너무도 쉽게 하고 있다).

 

<사진2> 中井猛之進,   『智異山植物調査報告書』, 朝鮮總督(1915), p.43

나카이 다케노신의 『지리산식물조사보고서』, p.43에는 무궁화의 '무'자도 없다.

-『지리산식물조사보고서』에서 첫번째 란은 학명, 두번째 란은 일본명, 세번째 란은 조선명이 있는 경우 조선명을 기록한 것이다.

-학명 어디를 살펴 보아도 Hibiscus syriacus L.은 없고, 일본명 어디를 살펴도 ​むくげ는 없다.

-학명과 일본명이 없으므로 조선명도 당연히 없다! 

<사진3> 中井猛之進,   『智異山植物調査報告書)』, 朝鮮總督 (1951), p.94 및 p.95

나카이 다케노신의 『지리산식물조사보고서』는 무궁화를 재배식물로 기록했다.

 

-『지리산식물조사보고서』, p.96은 일본명 ​むくげ(무쿠게=무궁화)에 대해 사원에서 재배하는 식물로서 '朝鮮以外ノ産'(조선이외의 산)으로 기록했다.

-따라서 『두 얼굴의 무궁화』, p.155의 주장은 완전히 창작된 소설이며, 나카이 나케노신의『지리산식물조사보고서』의 내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fact check(2) : 플로렌스 H. 크레인 여사가 청단심계 무궁화 카지바토라는 품종을 그렸다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

  

▶플로렌스 H. 크레인 여사의 『머나먼 조선의 꽃과 전설』은?

 

-플로렌스 H. 크레인(1887-1973) 여사는 미국의 미시시피 주 출신으로 남편을 따라 기독교 선교를 위해 1913년에 순천에 정착하였다.

-플로렌스 H. 크레인 여사가 1931년에 조선의 꽃을 수채화로 그려서 꽃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담은 『머나먼 조선의 꽃과 전설』(1931)을 출판한 것은 맞다.

<사진4>Florence H. Crane, 『Flowers and Folk-lore from far Korea』, Senseido(1931)

 ▶그 외에『머나먼 조선의 꽃과 전설』에 관해 언급된 내용은 모두 거짓이다!

 

-첫번째, 저자의 이름이 로렌스 헤들스톤 크레인(Lorence Hedlston Crane)이 아니다.

-두번째, 『머나먼 조선의 꽃과 전설』이 1931년에 출판된 것은 맞지만 개별 꽃을 언제 그렸는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책에 나오는 무궁화가 1914년에 그려졌다는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

-세번째, Senseido는 당시 도쿄에 소재한 출판사였다. 따라서 도쿄와 오사카(오오사카)에서 출판되었다는 주장도 아무런 근거가 없다. 

-네번째,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한 *미주109)는 미국 출판사에서 1969년 영인본을 판매하는 광고일 뿐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은 하나도 없다. 

-다섯번째, 플로렌스 H. 크레인 여사는 전남의 바닷가에 위치한 순천에 정착하여 선교활동을 했을뿐 전북의 지리산 밑 구례와는 무관하다. 구례에 놀러와 식물을 관찰했을 수는 있으나 무궁화를 전북 구례에 와서 그렸다는 기록은 그 어디에도 없다. 나카이의『지리산식물조사보고서』와 억지로 연결시키기 위해서 근거없이 구례를 삽입한 것이다. 

-여섯번째, 재배품종에 종명(속명과 종소명)을 붙인 후 명사형의 '품종명'을 붙이는 것은 '국제재배식물명명규약'(ICNCP)이 1953년에 제정된 이후이다. 즉, 1953년 이후에나 재배품종명이 기록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1910년대에 Hibiscus syriacus 'kajibato'(ムクゲ 'キジバト', 이하 "키지바토")라는 재배품종을 그렸다는 주장은 말 그 자체로 거짓이다.

-일곱번째, 오오사카시립대학 부속식물원은 소화 25년(1950년)에 처음 개장했으므로 오오사카시립대학 부속식물원에서 1920년대에 키지바토를 내놓았다는 주장도 거짓이다.(https://www.sci.osaka-cu.ac.jp/biol/botan/1_01_prof_files/0_01_02_a.html 참조)

-여들번째, 『두 얼굴의 무궁화』의 주장에 따르면, 플로렌스 H. 크레인 여사가 무궁화를 그린 것은 1914년이라 하고, 오오사카시립대학 부속식물원에서 카지바토 품종을 내놓은 것은 1920년대라고 하므로, 오오사카시립대학 부속식물원이 만들어지지도 않은 1920년대에 카지바토라는 재배품종을 선별한 게 맞다고 가정하더라도, 플로렌스 H. 크레인 여사가 10년 후에 나올 재배품종을 미리 예측할 신적인 능력이 가진 게 아니라면, 이 주장 역시 그 자체로 거짓이다.

-아홉번째, 키지바토 품종은 꽃이 푸른 색이 나는 청단심계 아니고 꽃잎이 자주색인 자단심계의 재배품종이므로, 청단심계 식물을 그렸다는 주장도 거짓이다.(『두 얼굴의 무궁화』, p.278은 국내에서 개발한 자단심계 재배품종인 무궁화 '향단'이 일본적 카지바토와 동일하다며 카지바토를 자단심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주장을 근거없이 가져다 붙이다 보니, 같은 책에서 서로 다른 말을 너무도 쉽게 하고 있다).

-열번째, 나카이 나카노신의 『지리산식물조사보고서』(1914)와 플로렌스 H. 크레인의『머나먼 조선의 꽃과 전설』(1931)은 '공교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 『두 얼굴의 무궁화』가 공교롭다고 상상할 뿐이다. 근거가 없는 상상은 '망상'이다.

 

《Analysis 나카이 다케노신과 플로렌스 H. 크레인 여사를 이어가며 온갖 거짓을 동원하는 이유는? 

▶『두 얼굴의 무궁화』의 주장에 따르면 무궁화는?

-일본인 혼네(本心)의 꽃, 일본의 신화(神花), 트로이의 왜화(倭花), 일왕 영토의 무궁한 확장 '천양무궁'(天壤無窮)을 함축한 꽃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러한 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에게는 그러해야 하고, 그래야만 자신의 잘못된 왜색의 국가상징을 바로잡는 애국자(!)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플로렌스 H. 크레인 여사의 『머나먼 조선의 꽃과 전설』에는?

​-일본인도 아닌 미국인이 1931년에 조선에 자라는 식물로 '무궁화'를 한글로 기록했다.

-게다가 플로렌스 H. 크레인 여사의 『머나먼 조선의 꽃과 전설』은 무궁화에 대한 그림과 함께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Hibiscus syriacus, Linne : Althaea, 'Everlasting Flower'

 

Althaea*1), or, as the Koreans say, Everlasting Flower, grows readily from a slip is found the entire length, 'three thousand li,' of the land. Its persistence in renewing growht when cut down, has made it the symbol of old Koeaa, with her many reverses. Hence it was once the National Flower. The history of this little peninsula, and a buffer state between three large nations, made it inevitalbe that she would be often "cut down," therefore the universal love for the Althaea.

 

○ 번역

 

Hibiscus syriacus Linne : 알타이아, '무궁화'

 

알타이아 또는 조선인들이 무궁화라고 부르는 이 식물은 꺾꽂이를 해놓으면 금방 자라고 한반도 삼천리강산 방방곡곡 없는 곳이 없다. 꺾어도 또 다시 자라는 끈질김은 역동의 역사를 가진 옛 조선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한때 국화이기도 했다. 주변의 세 강대국에 둘러싸여 항상 시달려야만 했던 작은 반도의 나라, 그래서 자주 '꺾여야'만 했던 이 나라의 운명과도 같아 온 민족의 사랑을 받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각주1) ' Athaea'는 현재 아욱과 어저귀속을 일컫는 속명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무궁화를 지칭하는 이름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무궁화를 달리 'Shrubby althaea'라 부르기도 한다.

 

 

《결론 : 끝없는 거짓과 왜곡 그리고 조작 

 

▷끝없는 왜곡과 조작!

 

-진실은 나카이 다케노신이 지리산 일대를 관찰할 때 인근 사원(절)에 식재된 무궁화를 보고 『지리산식물조사보고서』(1915), p.96에 재배하는 식물로 기록한 것이다.

-진실은 플로렌스 H. 크레인이 전남 순천에 정착하여 자신이 보고 관찰한 조선의 무궁화를 그렸고, 당시 조선 민중이 무궁화를 인식한 바를 보고 들은 대로 기록한 것이다.

 

그가 원하는 목적은?

-그에게 무궁화는, 진실이 무엇이든, 일본인 혼네(本心)의 꽃, 일본의 신화(神花), 트로이의 왜화(倭花), 일왕영토의 무궁한 확장 '천양무궁'(天壤無窮)을 함축한 꽃이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꽃에 대한 국가상징을 바꿀 수 있고, 그래야만 자신이 애국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 아닌가?

-그 과정에서, 푸른 눈의 서양 여인에게 비추어진, 꺾이고 또 꺾이지만 다시 일어설 거라는 희망을 담아 무궁화라 불렀던 조선 민중의 그 아픈 바램은 모두 종일 매국적 행위가 되어도 그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가 행하는 수단은?

-우리 모두는 우매해서 알지 못할 것이므로, 없는 것을 있게 하는 왜곡과 조작을 행하여도 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러나 거짓으로 진실을 덮을 수도 오래 갈 수도 없다. 그것이 자명한 공리이고 진리이다.

 

 

 

"대중에게는 생각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그들이 말하는 생각이라는 것은 모두 다 사람들이 한말을 그대로 반복 해서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 독일 히틀러 정권의 선전장관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 1897~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