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플 때마다 진료를 받으러 오곤 하던 분이 중국여행을 다녀오면서 송이버섯 하나를 선물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맛보는 송이버섯이네요. 향을 맡아보니 한국산 송이버섯과 큰 차이가 없군요. 중국에서는 송이버섯의 가격이 매우 싸다고합니다. 소문에 들으니 중국산 송이버섯을 수입해다가 한국의 송이산지에서 국산으로 둔갑시켜서 비싼 값으로 판매하는 사람도 있다고 그러더군요.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만.....
송이에 대한 추억..... 몇년 전 가을 충북 제천에 있는 금수산을 오르는데 산비탈에 송이가 여기저기 솟아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등산로 바로 옆인데도 사람의 손을 전혀 타지 않았습니다. 신이 나서 송이를 따는데 금방 배낭으로 하나 가득 찹니다. 함께 간 일행도 송이를 꽤나 많이 땄지요. 그날은 산에서 내려와 풍성한 송이파티를 벌였답니다. 송이는 피지않은 것을 얇게 썰어서 기름소금에 찍어먹으면 맛과 향이 아주 좋지요. 송이회라고 하는 겁니다. 또 얇게 썬 쇠고기 차돌백이를 송이와 함께 살짝 구워서 먹어도 맛이 일품이지요. 찌개를 끓일 때는 다 끓고 난 맨 마지막에 송이를 넣어야 향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송이버섯
송이는 소나무 밑에서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요. 송이는 20년에서 50년 생의 소나무숲속 땅위에서만 납니다. 버섯 중에서 가장 비싼 버섯이 송이버섯입니다. 그것은 다른 버섯은 인공재배가 되지만 송이만은 인공재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또 가을에만 잠깐 나기 때문입니다. 송이는 송이과에 속하는 버섯으로 아주 독특한 향기와 뛰어난 맛을 간직한 버섯입니다. 송이는 포자만삭(갓이 몸에서 떨어진 듯 할 때)일 때 향이 제일 강하지요.
삼국사기에 보면 송이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요. 신라 성덕왕 3년(704)에 송이를 왕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송이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 원년 명나라에 송이를 보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요. 송이에 효능에 대해서는 허준의 동의보감에 '송이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그리고 매우 향기롭고 솔 냄새가 난다. 송이는 산에 있는 큰 소나무 밑에서 솔 기운을 받으면서 돋는 것으로 버섯 가운데 제일이다.'라는 기록이 나와 있습니다. 송이의 맛에 대하여는 증보산림경제에 '꿩고기와 함께 국을 끓이거나 꼬챙이에 꿰어서 유장을 발라 반숙에 이르도록 구워먹으면 채중선품이다.'라는 기록이 있는데요. 송이는 이처럼 특유의 향과 효능으로 사랑 받아 온 최고의 자연산 식품입니다.
닭백숙을 끓일 때 송이를 넣으면 그야말로 특선요리가 됩니다. 송이가 들어가는 음식에는 되도록 화학조미료를 넣지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화학조미료를 넣으면 좋지않은 맛과 향이 강해지기 때문이지요. 송이는 어떤 음식이나 다 궁합이 맞는데요. 어떤 음식이든 송이가 들어가면 맛과 향이 훨씬 좋아집니다. 밥을 지을 때나 죽을 끓일 때도 송이를 넣으면 맛이 좋아지고요. 라면을 끓일 때도 송이를 넣으면 좋습니다. 국물을 한 입 떠넣으면 입안 가득히 송이향이 감돌지요.
*송이버섯
송이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가 주산지로 특히 강원도 양양이 유명하지요.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 유럽, 북아프리카에서도 송이라는 것이 있지만 동양의 송이와는 형태나 유전적 성격이 전혀 다른 송이입니다. 다만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나는 송이만은 동양 송이와 맛과 향이 비슷해서 유전적 성격이 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송이를 잘만 저장하면 1년 내내 송이 맛을 볼 수 있는데요. 송이는 수분함량이 50~60%일 때 1분에 70~75회 정도 숨을 쉰다고 합니다. 따라서 공기를 차단하여 습도를 유지해주면 계속 숨을 쉴 수가 있어서 송이를 신선한 상태로 오랫동안 보관할 수가 있지요. 습도가 높으면 색도 금방 변하고 쉽게 부패하고 맙니다. 송이를 냉장보관하면 5~7일 동안은 신선한 상태로 먹을 수 있는데요. 오랜 기간 보관하려면 냉동보관을 해야 향을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송이를 하나씩 은박지나 창호지 또는 신문지로 싼 다음 비닐백에 넣어 냉동실에서 빠른 시간에 급냉동시켜 보관하면 2년 동안은 향을 보존할 수 있지요. 냉동송이는 소금을 진하게 탄 냉수에 약 5분 정도 담가두면 알맞게 해동도 되고 맛과 향이 비교적 잘 보존이 됩니다. 송이를 약용으로 쓰려면 건조시켜서 보관해야 하는데요. 송이를 실에 꿰어서 그늘진 곳에 매달아 건조시킨 다음 보관하면 됩니다. 건조송이는 기관지염이나 기침에 달여서 복용하면 좋다고 하는데요. 글쎄요. 이런 증상에는 송이보다 훨씬 더 좋은 처방들이 얼마든지 많이 있는데 굳이 송이를 쓸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자연산 송이는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등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한 귀한 식품인데요. 그래서 송이는 비타민 B 등의 공급원으로서도 중요한 천연식품입니다. 또 송이는 많이 먹어도 위장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송이에는 전분이나 단백질을 잘 소화되게 하는 효소가 들어있어서 소화력을 돕기 때문입니다. 송이의 향은 methyl cinnamate와 methyl ester, matsutakeol이 혼합된 물질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송이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 자연산 무공해 임산물로 성인병의 예방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송이는 위암이나 직장암 등과 같은 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크리스틴이라는 항암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요. 일본에서는 송이가 항암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일본인들이 송이를 유별나게 좋아하는가 봅니다.
송이를 민간요법에 쓰기도 하는데요. 우선 송이는 편도염에 쓴다고 하네요. 방법은 송이를 말려서 부드럽게 가루낸 것을 숟가락으로 혀를 누르고 양쪽 편도부위에 골고루 뿌려주는 것인데요. 약 30분 정도 지나면 물을 마십니다. 송이는 편도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이 있어서 3~4분 정도 지나면 통증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또 송이를 진하게 달여서 좌욕을 하면 탈항증이 낫는다고도 하고요. 유선염은 젖에 망울이 생긴 것인데 송이 삶은 물을 자주 마시면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글쎄요. 편도염이나 유선염, 탈항증에는 송이보다 효과가 좋은 처방들이 많이 있거든요.
저녁에 정육점에사 쇠고기 차돌백이를 사다가 송이와 함께 구워 먹었는데요. 역시 송이버섯의 맛과 향이 쇠고기와 잘 어울리네요.
2005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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