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예술 영화 오딧세이 134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담은 다큐 영화 '사마에게'

2021년 1월 23일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케이블 TV에서 볼 만한, 아니 꼭 보아야 할 영화 한 편을 내보냈다.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있는 그대로 찍은 와드 알카팁(Waad Al-Khateab), 에드워드 왓츠(Edward Watts)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사마에게(아랍어 برای سماء, 영어 For Sama, 2019)'라는 제목의 영화였다. 다큐 영화 '사마에게'의 무대는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아랍어 ﺣﻠﺐ, 'ħalab, 영어 Aleppo)이다. 내전 이전에 알레포는 시리아는 물론 레반트(Levant, 동부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 레반트 하면 일반적으로 시리아와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을 일컫는다. 시리아인 시민기자 와드 알카팁은 5년 동안의 내전..

영국의 압제에 저항하는 아일랜드인을 다룬 영화 '블랙 47'

2021년 1월 2일, 주말을 맞아 오랜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아일랜드의 랜스 달리(Lance Daly) 감독의 영화 'Black 47'(블랙 47, 2018)을 보았다. 영국인들의 잔혹한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는 강인한 아일랜드인을 그린 영화다. 우리나라도 제국주의 일본의 가혹한 식민지 지배를 받았기에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감상했다. 영화 제목 'Black 47'은 '절망적인 1847년'을 가리킨다. 1842년부터 북미에 돌고 있던 감자 역병이 유럽에 상륙하면서 유럽 전역에 대규모 감자 흉작이 들었다. 감자 흉작으로 일어난 대규모 기근이 저 유명한 1847년의 아일랜드 대기근이다. 이 대기근으로 인해 당시 아일랜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굶어죽거나 스코틀랜드, 미국 등 세계 곳곳으로 이주하였다. 감자 역병..

남아공 흑인해방운동 실화 '프리즌 이스케이프'

20201년 1월 1일 들어서 감상한 첫 영화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흑인해방운동의 실화를 다룬 '프리즌 이스케이프'다. 'Prison Escape'는 직역하면 '교도소 탈출'이라는 아주 스포일러 가득한 제목이다. 하지만 원제는 '이스케이프 프롬 프리토리아(Escape from Pretoria)'다. '프리토리아로부터의 탈출' 정도의 뜻이 되겠다. '프리즌 이스케이프(Escape from Pretoria)'는 2020년 개봉한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 합작의 탈옥 실화 스릴러(thriller)이다. 영국의 프란시스 애낸(Francis Annan)이 감독한 이 영화는 실제 남아공의 천재 탈옥범으로 유명한 팀 젠킨(Tim Jenkin)의 자서전 '인사이드 아웃: 프리토리아 감옥으로부터의 탈출(Inside Out: ..

[EIDF 2020] 499 - 스페인 침략자들이 멕시코에 남긴 해악 보고서

제17회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 2020) 경쟁 부문에는 다소 특이한 다큐 영화 한 편이 출품됐다. 바로 멕시코 로드리고 레예스(Rodrigo Reyes) 감독의 '499'이다. 레예스 감독은 499년 전 에르난 코르테스(Hernán Cortés, marqués del Valle de Oaxaca)와 함께 아스테카 제국(Azteca Empire)을 멸망시켰던 스페인 병사를 초현실적 기법으로 현대로 불러내 그들이 멕시코에 끼친 해악을 직접 목격하게 한다. 1521년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는 아스테카 제국을 정복했다. 코르테스는 병사 몇백 명과 수천 명의 원주민 동맹군을 이끌고 베라크루스(Veracruz) 해안에서 아스테카 제국의 수도 테노치티틀란(Tenochtitlan)으로 진격했다. 수천 명의 ..

[EIDF 2020] 아카사, 마이홈 - 한 집시 가족의 루마니아 생존기

제17회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 2020) 8월 18일(화요일) 25시 45분에는 루마니아의 라두 치오르니치우크(Radu Ciorniciuc) 감독의 'Acasa, My Home'(아카사, 마이 홈, 2020)이 방영되었다. EIDF 경쟁 부문 출품작이다. '아카사, 마이 홈'은 선댄스 영화제와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 수상작이기도 하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 다큐 영화에 대해 '서정적이고 도발적이다.'라고 평했다. 에나케 가족은 지난 20년 동안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Bucharest) 도심 속 야생 동물들이 희귀하고 거대한 녹색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삼각지에서 살아왔다. 감독은 에나케 가족에 대해 인종을 밝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다큐를 끝까지 보면 에나케 가족이 집시라..

[EIDF 2020] 시네마 파미르 - 내전 중인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안내서

스웨덴(Sweden)의 마틴 폰 크로그(Martin von Krogh) 감독이 2020년에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 'Cinema Pameer'(시네마 파미르)는 내전 중인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의 수도 카불(Kabul) 소재 한 영화관에 대한 이야기다. 아프간에서는 현재 정부군과 탈레반(Taleban), 다에시(Daesh, ISIS의 멸칭) 등 반군 사이에 치열한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극장 직원이나 관객 모두에게 전쟁은 이제 일상이 되어 버렸다. 어떤 사람들은 전쟁의 공포에서 도피하기 위해 시네마 파미르를 찾는다. 또 다른 사람들은 암울한 현실 속에서 새로운 꿈을 꾸기 위해 영화를 보러 온다. 마틴 폰 크로그 감독은 카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 오늘날의 아프간을 들여다본다. 이 다..

[EIDF 2020] 묻혀진 죽음 - 극우 파시즘의 부활에 대한 경고문

유럽에서 극우(Far-right politics, 極右) 파시스트(fascist) 세력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로즈 모티머(Roz Mortimer) 감독의 '묻혀진 죽음'(The Deathless Woman, 2019)은 부활하는 극우 파시즘에 대한 일종의 경고문이다. 모티머 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이 폴란드의 숲 속에 생매장한 한 로마니(Romani) 집시(Gypsy, Rom) 여인의 혼령을 통해 1940년대에 자행되었던 집시의 학살부터 현재 신나치주의자(neo-Nazi)들의 증오범죄 현장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롬인(Rom)은 북부 인도에서 기원한 민족인데, 보통 집시란 이름으로 불린다. 롬인은 전통적으로 유랑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현대 롬인의 대다수는 유럽에 거주하고, 동유럽에 그..

[EIDF 2020] 겨울 아이들의 땅 - 시베리아 설원에 펼쳐지는 동심의 세계

2020 EBS 국제다큐영화제(EBS International Documentary Festival, EIDF)가 8월 17일 시작됐다. 개막 상연작은 '매들린, 런웨이의 다운증후군 소녀'였다. 2004년에 시작된 EIDF는 벌써 올해 17회를 맞이했다. EIDF는 23일까지 열린다. 주요 작품들은 EBS를 통해서 방영된다. EIDF 팬 중 한 사람으로서 1년 동안 기다린 행사다. 23일까지는 EBS 상연작들을 보느라 밤잠을 설치게 생겼다.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처음 본 작품은 크세니아 엘리안(Ksenia Elyan) 감독의 '겨울 아이들의 땅'이다. 원제는 'How Big Is the Galaxy?'이다. 2018년 러시아, 에스토니아 합작 영화이다. 상연 시간은 72분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끝없이 펼..

영화 '리벨리온(Rebellion, L'ordre et la morale)' - 누벨깔레도니 강점에 대한 프랑스의 반성문

'리벨리온(Rebellion, L'ordre et la morale)'은 프랑스의 쿠엔틴 타란티노라 불리는 마티유 카소비츠(Mathieu Kassovit, 1967~ )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카소비츠 감독은 극중 주인공 필립 대위 역까지 맡았다. 원제는 'Rebellion, L'ordre et la morale(반란, 질서와 도덕)'이다. 영화 '리벨리온(Rebell..

진정한 언론이 무엇인지 보여준 실화 영화 '더 포스트'

KBS-2가 '토요 명화' 시간에 언론 자유의 소중함을 그린 2017년 영화 '더 포스트(The Post)'를 내보냈다. '누가 이렇게 영화를 잘 만들었을까?' 하고 감독을 보니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였다. 스필버그는 1993년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와 1998년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