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992

너도바람꽃 '사랑의 비밀'

바람꽃 가운데 가장 먼저 피는 꽃은 변산바람꽃이다. 충남 등 중부 지방에서는 2월 중순 전후가 되면 변산바람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변산바람꽃이 핀 뒤 1~2주일 정도 지나면 너도바람꽃이 꽃봉오리를 터뜨리기 시작한다. 2025년에는 3월 5일 충남 금산 운하산에서 변산바람꽃을 만났다. 이어 3월 11일에는 충북 괴산 칠보산에서 너도바람꽃을 만났다. 너도바람꽃은 지난해 피었던 그 자리에서 반갑게 맞아 주었다. 긴 겨울을 견디고 피어난 너도바람꽃은 그 자체가 감동으로 다가왔다.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을 만나고 나면 비로소 봄이 오고 있다는 느낌을 실감하곤 한다.  너도바람꽃의 작은 꽃잎 끝 부분에는 Y자 형으로 갈라져서 만들어진 노란색 꿀샘이 있다. 마치 수술처럼 보이는 이 꿀샘은 흰색 꽃받침을 배경으로 한..

야생화이야기 2025.03.13

변산바람꽃 '덧없는 사랑'

해마다 2월이 오면 가장 먼저 만나고 싶은 야생화가 있다. 바람꽃 중에서도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려주는 변산바람꽃이다. 가끔 눈속에서 피어난 변산바람꽃을 만나기도 한다. 언땅을 뚫고 올라와 귀엽고 예쁜 꽃을 피워올리는 변산바람꽃을 볼 때마다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곤 한다. 변산바람꽃은 복수초(福壽草)와 함께 봄소식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보춘화(報春花) 가운데 하나다.  2025년 3월 5일 변산바람꽃을 만나러 예산 가야산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겨울 추위 때문인지 가야산 변산바람꽃은 예년과 달리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때 충남 금산에 변산바람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체없이 발길을 돌려 금산으로 향했다. 운하산 기슭에는 지난해 만났던 그 자리에 활짝 피어난 변산바람꽃이 수줍은 듯 반갑게 맞아 주었..

야생화이야기 2025.03.11

산자고(山慈姑) '봄처녀'

군산 남서쪽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의 한 섬 장자도(壯子島)에 '봄처녀'가 피었다는 소식이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봄처녀'는 산자고(山慈姑)의 꽃말이다. 2025년 3월 8일 아침 일찍 '봄처녀'를 만나리라는 부푼 가슴을 안고 장자도를 향해 길을 떠났다. 260km가 넘는 먼 길을 달려 고군산군도에 들어서니 탁 트인 바다 풍경이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장자도에는 이미 봄빛이 완연했다. 장자도 낙조전망대에서 그토록 고대하던 산자고를 만났다. 하지만, 하늘에 구름이 떠 있어 산자고는 꽃부리를 오무리고 속내를 보여주지 않았다. 잠시 뒤 구름이 물러가고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자 산자고의 꽃부리도 활짝 열렸다. 얼마나 기쁘고 반가운지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산자고를 처음 만난 곳은 2008년 봄 경상남도 통영..

야생화이야기 2025.03.10

복수초(福壽草) '영원한 행복'

너도바람꽃이 필 무렵 깊은 산 기슭에 샛노란색으로 피어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전령사(傳令使)가 있다. 바로 복수초(福壽草)다. 언젠가 눈이 많이 내린 해 남양주 천마산(天摩山)에서 눈 속에 노란 등불처럼 피어난 복수초를 본 적이 있다. 엄동설한을 이겨내고 눈 덮힌 대지를 뚫고 올라와 꽃을 피운 복수초는 바라보는 그 자체가 감동이다. 그 후 해마다 복수초를 만나러 가는 산행은 연례행사로 자리잡았다. 2025년에는 2월 24일에 천리포수목원에서 복수초를 처음 만났고, 3월 8일에는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에서도 복수초를 만났다.    복수초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도 등장한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는 아름다운 소년 아도니스(Adonis)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도니스는 사랑의 여신 아프..

야생화이야기 2025.03.10

봄의 메시지 설강화(雪降花) '희망(希望)'

2025년 2월 24일 풍문(風聞)으로 납매(臘梅, 蠟梅)와 풍년화(豊年花), 설강화(雪降花)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소재 천리포수목원(千里浦樹木園)을 찾았다. 바닷가에 자리잡은 천리포수목원은 초행길이라 기대가 사뭇 컸다. 수목원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상당히 알차게 가꾼 흔적이 역력했다. 어디선가 바다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납매의 향기가 코를 향그럽게 자극했다. 드디어 노란색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는 '봄소식 전령사(傳令使)' 납매를 만났다. 1월 초에 피었다는 납매 꽃들은 이미 지고 새로운 꽃들이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납매가 자라고 있는 동산에는 '봄의 화신(花信)' 풍년화(豊年花)도 활짝 피어 있었고, 연못가에는 상당히 많은 개체들이 자라고 있는 설강화(雪降花)..

야생화이야기 2025.03.06

봄의 화신(花信) 풍년화(豊年花) '악령(惡靈), 저주(詛呪)'

2025년 2월 24일 풍문(風聞)으로 납매(臘梅, 蠟梅)와 풍년화(豊年花)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소재 천리포수목원(千里浦樹木園)을 찾았다. 바닷가에 자리잡은 천리포수목원은 초행길이라 기대가 사뭇 컸다. 수목원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상당히 알차게 가꾼 흔적이 역력했다. 어디선가 바다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납매의 향기가 코를 향그럽게 자극했다.  드디어 노란색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는 납매를 만났다. 1월 초에 피었다는 납매 꽃들은 이미 지고 새로운 꽃들이 한창 피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납매에 가까이 다가가자 그윽한 향기가 더욱 진하게 풍겨왔다. 꽃이 귀한 계절에 만나는 납매이기에 몹시도 반가왔다. 동백(冬柏), 영춘화(迎春花), 수선화(水仙花)와 더불어 설중사우(雪中..

야생화이야기 2025.03.04

봄의 전령사(傳令使) 납매(臘梅) '자애(慈愛)'

2025년 2월 24일 풍문(風聞)으로 납매(臘梅, 蠟梅)가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소재 천리포수목원(千里浦樹木園)을 찾았다. 바닷가에 자리잡은 천리포수목원은 비록 납매 하나를 보러 가는 길이지만 초행길이라 기대가 사뭇 컸다. 수목원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상당히 알차게 가꾼 흔적이 역력했다. 어디선가 바다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납매의 향기가 코를 향그럽게 자극했다. 드디어 노란색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는 납매를 만났다. 1월 초에 피었다는 납매 꽃들은 이미 지고 새로운 꽃들이 한창 피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납매에 가까이 다가가자 그윽한 향기가 더욱 진하게 풍겨왔다. 꽃이 귀한 계절에 만나는 납매이기에 몹시도 반가왔다. 동백(冬柏), 영춘화(迎春花), 수선화(水仙花)..

야생화이야기 2025.03.02

[백두산 야생화] 백리향(百里香) '용기(勇氣)'

2024년 7월 17일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최고봉이자 조선민족(朝鮮民族, 한겨레)과 칭(靑)나라 만주족(滿洲族)의 영산(靈山)인 흰머리뫼(백두산, 白頭山, 2,744m)에서 살아가는 들꽃 뫼꽃을 만나기 위해 인천 국제공항에서 국적기를 타고 중국(中國) 지린성(吉林省) 옌볜 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옌지(延吉) 차오양촨국제공항(朝阳川国际机场)에 내렸다. 백두산(白頭山)에 오기 위해 중국(中國) 땅을 거쳐 참으로 먼 길을 돌아서 왔다. 백두산은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가면 단 몇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내 나라 지름길을 두고도 남의 나라 땅으로 돌아서 가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서글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남한(南韓, 대한민국, 한국, 남조선)과 북한(北韓,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야생화이야기 2025.02.27

[백두산 야생화] 갈퀴나물 '용사(勇士)의 모자(帽子)'

2024년 7월 17일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최고봉이자 조선민족(朝鮮民族, 한겨레)과 만주족(滿洲族)의 영산(靈山)인 흰머리뫼(백두산, 白頭山, 2,744m)에서 살아가는 들꽃 뫼꽃을 만나기 위해 인천 국제공항에서 국적기를 타고 중국(中國) 지린성(吉林省) 옌볜 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옌지(延吉) 차오양촨국제공항(朝阳川国际机场)에 내렸다.  차오양촨(朝阳川)에서 처음 만난 야생화(野生花)는 황금색 꽃이 인상적인 금혼초였다. 금혼초는 황해도와 강원도 이북 지방에 자생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남한에서는 만나기가 힘든 야생화다. 금혼초, 애기우산나물, 도라지, 좁은잎사위질빵, 가는금불초, 딱지꽃, 가는장대, 너삼(苦蔘, 너삼), 짚신나물, 꼬리풀, 가는쑥부쟁이, 용머리, 참시호, 꽃층층이꽃, 큰뱀무,..

야생화이야기 2025.02.27

[백두산 야생화] 벼룩이울타리

2024년 7월 17일 한강토(조선반도, 한반도) 최고봉이자 조선민족(朝鮮民族, 한겨레)과 칭(靑)나라 만주족(滿洲族)의 영산(靈山)인 흰머리뫼(백두산, 白頭山, 2,744m)에서 살아가는 들꽃 뫼꽃을 만나기 위해 인천 국제공항에서 국적기를 타고 중국(中國) 지린성(吉林省) 옌볜 조선족자치주(延邊朝鮮族自治州) 옌지(延吉) 차오양촨국제공항(朝阳川国际机场)에 내렸다. 백두산(白頭山)에 오기 위해 중국(中國) 땅을 거쳐 참으로 먼 길을 돌아서 왔다. 백두산은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가면 단 몇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내 나라 지름길을 두고도 남의 나라 땅으로 돌아서 가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서글픈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남한(南韓, 대한민국, 한국, 남조선)과 북한(北韓,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야생화이야기 2025.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