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965

민들레 '감사하는 마음, 내 사랑 그대에게 드려요'

민들레는 봄에 피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종)에도 민들레는 4~5월에 꽃이 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8월 한여름이나 10, 11월 늦가을에도 피는 민들레가 있다. 이렇게 연중 노란 꽃이 피는 민들레는 외래식물(外來植物)인 서양민들레다. ​ 민들레와 서양민들레를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꽃받침(總苞)이 뒤로 젖혀져 있지 않고 곧게 감싸고 있으면 민들레, 꽃받침이 뒤로 젖혀져 있으면 서양민들레다. 잎이 갈라진 상태(缺刻)가 날카롭지 않고 부드러우면 민들레, 갈라진 상태가 날카로우면 서양민들레다. 요즘 들판이나 길가에서 흔히 보이는 민들레는 대부분 서양민들레다. 민들레는 백성, 곧 민초(民草)를 상징하는 풀이다. 생활력이 강하여 환경에 잘 적응하고, 밟혀도 죽지 않는 질긴 생명..

야생화이야기 2020.08.11

패랭이꽃 '순결한 사랑'

7월 12일 일요일 충주의 진산(鎭山) 계명산(鷄鳴山, 775m)과 금봉산 (金鳳山, 남산, 636m)을 연속 종주하기로 했다. 연수동 두진아파트 뒤편에서 출발하여 연수정-막은대미재-뒷목골산-작은민재-약수터-웃돌고개를 거쳐 계명산 정상에 올랐다. 마즈막재를 향해 내려가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설악산 고봉준령을 오르기 위해 산악훈련 중이기에 우비를 입고 우중산행을 감행했다. 힘은 들었지만 한번도 쉬지 않고 능선을 타고 올라 금봉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부 충주산성(금봉산성, 남산성) 헬기장에는 함초롬히 피어난 패랭이꽃이 비를 맞으며 반겨 주었다. 마치 나를 기다리고나 있었다는 듯이..... 패랭이꽃에 얽힌 전설이 전해 온다. 아주 먼 옛날 어느 시골에 힘이 세고 용감한 장사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

야생화이야기 2020.08.10

하늘말나리

7월 12일 일요일 충주의 진산(鎭山) 계명산(鷄鳴山, 775m)과 금봉산 (金鳳山, 636m)을 연속 종주하기로 했다. 연수동 두진아파트 뒤편에서 출발하여 연수정-막은대미재-뒷목골산-작은민재-약수터-웃돌고개를 거쳐 계명산 정상에 올랐다. 마즈막재를 향해 내려가다가 정상부 능선 부근에서 활짝 핀 하늘말나리를 만났다. 계명산에 하늘말나리가 자라리라곤 예전에 미처 몰랐다. 짙은 노란색 바탕에 작은 자주색 반점이 박힌 예쁘고 귀여운 하늘말나리 꽃을 만나니 산행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속세를 떠나 산속 저만치 고고하게 피어 있는 들꽃 산꽃과 만나는 즐거움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가녀린 줄기 끝에서 하늘을 향해 꼿꼿이 피어난 하늘말나리는 일편단심 민들레를 연상케 한다. 그래서 꽃말도 '순진', '순결..

야생화이야기 2020.08.10

배롱나무 '헤어진 벗에게 보내는 마음'

2020년 7월 중순 아침 출근길에 계명대로와 예성로 교차로인 체육관 사거리를 지나는데, 화단에 진분홍색 배롱나무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이제 피기 시작했으니 초가을까지는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길에 화사한 배롱꽃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게 생겼다. 아름다운 꽃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배롱꽃을 보니 문득 전라남도 담양(潭陽)의 명옥헌 원림(鳴玉軒苑林)이 떠올랐다. 고목 100여 그루가 꽃대궐을 이룬 명옥헌의 배롱나무 숲은 정말 아름답고 환상적이었다. 특히 새벽 연못에 비친 배롱나무 숲은 선경 그 자체였다. 담양군 가사문학면 지곡리 소쇄원(瀟灑園), 식영정(息影亭)과 광주시 북구 충효동 환벽당(環碧堂) 등 조선 문인들의 정자들이 있는 증암천(甑巖川)의 옛 이름은 배롱나무 개울이라는 뜻의 자미탄(紫..

야생화이야기 2020.08.07

자귀나무

7월 4일 주말을 맞아 계명산(鷄鳴山, 774m) 종주를 했다. 충주시 안림동과 종민동의 경계인 마즈막재에서 남능을 타고 정상에 오른 다음 서북능선을 타고 웃돌고개-작은민재-뒤목골산-막은대미재-연수정을 거쳐 두진아파트 후문으로 내려오는 노정이었다. 산을 내려오다가 등산로 나들목 근처에서 이제 막 꽃이 피기 시작한 자귀나무를 만났다. 야생화는 언제나 나의 기쁨조이다. 자귀나무는 장미목 콩과 자귀나무속의 낙엽 활엽 소교목이다. .학명은 Albizia julibrissin Durazz이다. 영어명은 실크 트리(silk tree), 일어명은 네무노키(ネムノキ, 合歓木) 또는 고우칸보쿠(ごうかんぼく, 合歓木)이다. 일어명 'ネムノキ(네무노키)'의 'ネム(네무)'는 '졸리다'라는 뜻의 일본어 형용사 'ねむい(眠い,..

야생화이야기 2020.08.06

'인기, 설레임' 칼란코에(Kalanchoe)

2020년 7월 초순경이었다. 문득 베란다를 바라보니 진분홍색 칼란코에(Kalanchoe) 꽃이 화려하게 피어 있었다. 칼란코에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국립수목원과 국립과학관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하지만 두 곳 다 칼란코에에 대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았다. 칼란코에가 아직은 한국에 그리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듯했다. 경기도 농업기술원 홈페이지에서 칼란코에에 대한 설명을 찾았다. 칼란코에는 현화식물문(Anthophyta) 쌍떡잎식물강(Dicotyledoneae) 장미목(Rosales) 돌나물과(Crassulaceae) 칼란코에속(Kalanchoe) 여러해살이풀 또는 저목성(低木性) 다육식물(succulent plant, 多肉植物)이다. 학명은 칼란코에 블로스펠티아나(Kalanchoe blossfeldian..

야생화이야기 2020.08.05

산톱풀

산톱풀을 처음 만난 때는 2006년 8월 15일 한라산 웃세오름(上三岳, 윗세오름)에서였다. 한라산 어리목-영실 등반로의 해발 1600~1700m 고지 정상 부근에는 붉은오름, 누운오름, 족은오름 등 크고 작은 3개의 오름이 직선상으로 연달아 이어져 있다. 이 3개의 오름을 합쳐 웃세오름이라고 부른다. 누운오름 아래는 연중 물이 흐르는 노루샘이 있고, 그 주변에는 백리향, 흰그늘용담, 설앵초 등이 자라는 고원습지가 있다. 산톱풀은 한라산 높은 고지대 웃세오름에서 만난 야생화였다. 산톱풀은 초롱꽃목 국화과 톱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잎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갈라져 있어 톱풀이라고 부른다. 산톱풀의 학명은 아킬리아 알피나 바. 디스코이디아 (레겔) 기타무라[Achillea alpina var. discoide..

야생화이야기 2020.08.04

서양톱풀

관상용이나 약초용으로 재배하다가 산으로 들로 퍼져 나가 야생화한 식물들이 있다. 서양톱풀도 그러한 식물 가운데 하나다. 2021년 5월 말 월악산 만수골을 찾았다. 만수골 자연탐방로에는 때마침 서양톱풀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서양톱풀은 초롱꽃목 국화과 톱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영어명은 얘로우(yarrow)이다. 학명은 아킬리아 밀레폴리움 린네(Achillea millefolium L.)이다. 속명 아킬리아(Achillea)는 그리스의 영웅 아킬레스(Achilles)가 이 풀로 부상당한 병사들의 상처를 치료했다는 전설에 따라 그의 이름을 기리는 뜻에서 붙여졌다. 서양톱풀의 영어명은 얘로우(yarrow) 또는 커먼 얘로우(Common Yarrow), 밀포일(Milfoil)이다. 뉴멕시코와 남콜로라도에서..

야생화이야기 2020.08.03

애플 민트(Apple mint)

7월 8일이었다. 출근길에 아이파크 아파트 상가 앞을 지나는데, 화단에 심은 애플 민트(Apple mint)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이파리 하나를 따서 코에 대니 박하(薄荷) 비슷한 상큼한 향이 코를 찔렀다. 물어보니 부동산 사무실 주인이 화분에 심었는데, 씨가 떨어져 화단까지 퍼진 것이라고 했다. 애플 민트는 통화식물목 꿀풀과(Labiatae)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Mentha suaveolens J. F. Ehrh.이다. 원산지는 유럽 남서부이다. 인류는 약 2,000년 전부터 민트를 재배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 민트는 키가 40~80cm까지 자란다. 잎은 둥근 난형이며, 밝은 연둣빛 녹색이고, 가장자리에 규칙적인 거치가 있다. 8~9월에 분홍색 또는 흰색 꽃이 핀다. 처음에는 사..

야생화이야기 2020.08.03

미국자리공

7월 7일 진료를 마치고 퇴근하던 길이었다. 연수동 사천반점 뒤편 공터를 지나는데 특이한 꽃이 눈에 띄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미국자리공이었다. 시멘트 바닥의 틈을 뚫고 올라와 꽃을 피운 미국자리공의 강인한 생명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미국자리공은 바라보기만 해도 기운이 굉장히 세다는 느낌이 든다. 약으로 써도 그 효능이 엄청 강하리라는 느낌이 전해진다. 미국자리공은 중심자목 자리공과 자리공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Phytolacca americana L.이다. 영어명은 포크-베리(poke-berry), 일어명은 요우슈야마고보우(ヨウシュヤマゴボウ, 洋種山牛蒡), 중어명은 추이시샹루(垂序商陆)이다. 이명에는 미국상륙(美國商陸), 미국장륙(美國章陸), 빨간자리공 등이 있다. 미국자리공은 귀화..

야생화이야기 2020.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