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965

물레나물 '님 향한 일편단심, 추억'

7~8월이면 한국의 산 어디를 가든지 노오란 물레나물 꽃을 만날 수 있다. 물레나물은 꽃 모양이 물레나 바람개비를 닮아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꽃이 아름답고 예뻐서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다. 2006년 7월 23일 지리산(智異山) 성제봉(聖帝峰, 1,115m)에서 물레나물을 만난 6년 뒤인 2012년 8월 19일 옌볜 조선족 자치주(延辺朝鮮族自治州) 허룽(和龍)의 지관촌 백두산(白頭山, 2,750m) 기슭에서 다시 물레나물을 만났을 때는 감격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한반도 남쪽 지리산에서 자라는 물레나물이 백두산에서도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물레나물은 물레나물목 물레나물과 물레나물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물레나물이라는 이름은 꽃잎이 바람개비처럼 휘어져 있는 모습이 실을 잣는 물레와 닮았다는 뜻에..

야생화이야기 2020.09.10

바위채송화

바위채송화를 처음 만난 곳은 2006년도 7월 23일 지리산 남부능선 끄트머리, 경남 하동군 악양면 매계리와 화개면 부춘리 사이에 솟아 있는 성제봉에 올랐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잎은 채송화 같고, 꽃은 돌나물 같은 이 야생화의 이름을 알고 난 다음부터 바위채송화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가파른 암릉을 오를 때 바위틈에 자라난 귀엽고 가녀린 모습의 바위채송화를 만나면 더없이 반갑다. 바위채송화는 목련강 장미목 돌나물과 돌나물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영어명은 어 스톤-크랍(a stone-crop)이다, 학명은 Sedum polytrichoides Hemsl.이다. 바위채송화를 개돌나물, 대마채송화라고도 한다. 꽃말은 가련함, 순진함이다. 바위채송화의 분포 지역은 한국과 중국, 일본이다. 한국에서는 전국..

야생화이야기 2020.09.08

기름나물

7월 19일 주말을 맞아 월악산(月岳山) 영봉(靈峰, 1,092m)을 오르기로 했다. 보덕암(寶德庵)에서 가파른 월악산 서북능선을 타고 하봉(下峯)에 올랐다. 하봉을 넘어 중봉(中峰)을 중간쯤 올랐을 때, 바위틈에서 피어난 기름나물 꽃을 발견했다. 2006년 8월 6일 대야산(大耶山, 931m)을 오를 때도 기름나물 꽃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기름나물은 산형화목 산형과 기름나물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영어명은 Terebinthaceous hogfennel이다. 학명은 Peucedanum terebinthaceum (Fisch.) Fisch. ex DC.이다. 기름나물을 산기름나물, 참기름나물, 두메기름나물, 두메방풍이라고도 한다. 분포 지역은 한국, 일본, 동시베리아, 만주 등지다. 한국은 전국 각지의 햇..

야생화이야기 2020.09.02

일월비비추

7월 19일 주말을 맞아 월악산(月岳山) 영봉(靈峰, 1,092m)을 오르기로 했다. 보덕암(寶德庵)에서 가파른 월악산 서북능선을 타고 하봉(下峯)에 올랐다. 하봉을 넘어 중봉(中峰)을 오르려고 할 때 목제 계단 밑 바위틈에 일월비비추가 피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마터면 그냥 지나칠 뻔했다. 일월비비추는 백합목 백합과 비비추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영어명은 일월 호스터(Ilwol hosta)이다. 학명은 Hosta capitata (Koidz.) Nakai이다. 일월비비추는 한국의 전국 각지에서 자생한다. 일월비비추를 산지보, 방울비비추, 비녀비비추라고도 한다. 한국 특산식물에 'Nakai(中井)'라는 일본인 이름이 붙은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언짢다.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 시대 나카이가 조선땅을 누비..

야생화이야기 2020.08.31

병조희풀

병조희풀을 처음 만난 곳은 2013년 9월 1일 중봉계곡에서였다. 중봉계곡은 백두대간(白頭大幹) 청옥산(靑玉山, 1,407m)과 고적대(高積臺, 1,354m)의 남동쪽, 중봉산(中峰山, 1,262m)의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2020년 7월 19일 월악산(月岳山, 1,095.3m)을 오르다가 정상부 능선에서 병조희풀을 다시 만났다. 병조희풀 꽃은 작아서 찾기가 쉽지 않다. 병조희풀은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으아리속의 낙엽 활엽 반관목이다. 영어명은 하이어신스-플라워 클레머티스(Hyacinth-flower clematis)이다. 학명은 Clematis heracleifolia DC.이다. 병조희풀을 조희풀, 선목단풀, 자주목단풀이라고도 한다. 병조희풀의 분포 지역은 한국과 일본, 중국, 만주 등이다...

야생화이야기 2020.08.31

꼬리진달래 '절제, 신념'

7월 19일 주말을 맞아 월악산(月岳山) 영봉(靈峰, 1,092m)을 오르기로 했다. 제천시 덕산면 수산리 월악산 서북능선 기슭에 자리잡은 보덕암(寶德庵)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산행을 시작했다. 보덕암에서 가파른 월악산 서북능선을 타고 하봉(下峯)에 올랐다. 하봉에서 영봉에 이르는 능선에는 때마침 활짝 피어난 솔나리들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능선에는 솔나리와 함께 꼬리진달래도 피어 있었다. 꼬리진달래는 꽃이 거의 다 지고 세 송이만 남아 있었다. 월악산은 꼬리진달래 자생지 중 한 곳이다. 꼬리진달래는 진달래목 진달래과 진달래속의 상록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로도덴드론 미크란섬 투르크자니노(Rhododendron micranthum Turcz.)이다. 속명 '로도덴드론(Rhododendron)'은 '..

야생화이야기 2020.08.28

솔나리

7월 19일 주말을 맞아 월악산(月岳山) 영봉(靈峰, 1,092m)을 오르기로 했다. 제천시 덕산면 수산리 월악산 서북능선 기슭에 자리잡은 보덕암(寶德庵)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산행을 시작했다. 보덕암에 들러 대웅전 앞 샘물로 목을 축이고 보덕굴(普德窟)을 찾았다. 보덕굴에는 33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중 아이의 출산과 생명을 보살핀다는 백의관음(白衣觀音)이 봉안되어 있었다. 보덕굴 근처에는 세계적인 희귀종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있었다. 모감주나무에는 황금색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보덕암에서 가파른 월악산 서북능선을 타고 하봉(下峯)에 올랐다. 하봉에 서서 바람에 휘날리는 운무 사이로 바라다보이는 충주호의 풍경은 장관이었다. 하봉에서 영봉에 이르는 능선에는 때마침 활짝 피어난 솔나리들의 향연이 벌어지고..

야생화이야기 2020.08.14

모감주나무

2020년 7월 19일 주말을 맞아 월악산(月岳山) 영봉(靈峰, 1,092m)을 오르기로 했다. 제천시 덕산면 수산리 월악산 서북능선 기슭에 자리잡은 보덕암(寶德庵)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보덕암에 잠깐 들렀다. 주지 적인(寂仁) 스님이 물 한 모금 마시고 가라고 권했다. 한참 오랜만에 다시 찾은 보덕암의 물맛은 여전히 달고 시원했다. ​ 보덕암 남쪽에 있는 보덕굴을 보러 가는 길에 천연기념물 모감주나무 군락지를 만났다. 모감주나무들은 때마침 샛노란 꽃들을 활짝 피어올리고 있었다. 한여름 황금빛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시기에 때맞춰 온 것은 행운이다. 모감주나무는 세계적으로 희귀종이기 때문에 대부분 천연기념물(제138호 - 안면도의 모감주나무 군락, 제371호 - 포항시 동해면 발산리 모감주나무 군락)로 지..

야생화이야기 2020.08.13

버베나(Verbena)

7월 15일 진료를 마치고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연수동 아이파크 아파트로 들어가려는 순간 상가 부동산 사무소 입구 화분에 핀 새빨간 꽃이 눈길을 잡아끌었다. 아주 강렬한 느낌을 주는 낯선 꽃이었다. 궁금증을 못 참는 성격이라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이 꽃의 이름이 버베나(Verbena), 버베나 중에서도 버베나 페루비아나(Verbena peruviana)라는 것을 알았다. 버베나 페루비아나는 아주 앙증맞고 귀여우면서도 정열적인 꽃이었다. 버베나를 바라보면서 문득 열정적인 탱고를 추는 라틴계 섹시 우먼이 연상되었다. 원산지가 남아메리카여서 그런 것일까? 버베나(Verbena)는 쌍떡잎식물강 통화식물목 마편초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원예품종은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Verbena spp.이다. 원..

야생화이야기 2020.08.13

일일초(日日草)

7월 15일 진료를 마치고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연수동 연원시장 콩나물해장국집 화분에 활짝 핀 분홍색 예쁜 꽃이 눈에 들어왔다. 언뜻 보아도 토종식물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검색을 통해서 이름을 알아보니 일일초(日日草)였다. 다소 가녀린 느낌을 주는 꽃이었다. 일일초는 속씨식물문 쌍떡잎식물강 용담목 협죽도과 빈카속의 한해살이풀이다. 영어명은 매더개스커 페리윙클(Madagascar periwinkle), 흔히 마다가스카르 페리윙클이라고 하다. 마다가스카르가 고향임을 알 수 있다. 'periwinkle'이라는 영어명은 러시아 이름인 '페르빈카'(pervinka)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일일초가 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 중 하나이기 때문에 '처음'(first)이라는 뜻의 러시아어 'pervi'가 ..

야생화이야기 2020.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