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965

제라늄(geranium)

2020년 8월 8일 아침 언제나처럼 출근하느라 걸어서 연수동 연원시장을 지나가는데, 생맥주집 앞에 놓인 화분에 진분홍색의 예쁜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꽃 모양을 보니 십중팔구 귀화식물 원예종이었다. 전에는 사실 귀화식물이나 원예종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귀화식물이나 원예종 식물에 대해서도 좀 알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고 이름을 찾아보니 제라늄(geranium)이었다. 제라늄은 쥐손이풀목 쥐손이풀과 제라늄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펠라르고늄 인퀴난스 에이통(Pelargonium inquinans Aiton)이다. 중국어명은 티엔주쿠이(天竺葵), 샹예(香葉), 양슈치우(洋绣球)이다. 일어명은 덴지쿠아오이(てんじくあおい, 天竺葵)이다. 제라늄을 ..

야생화이야기 2020.10.20

페튜니아(Petunia)

차를 버리고 걸어서 출퇴근을 시작한 지도 어언 1년이 넘은 것 같다. 아침 출근길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연수동 연원시장을 꼭 지나간다. 2020년 8월 8일 아침 언제나처럼 연원시장을 지나가는데, 통닭집 앞에 놓인 화분에 진보라색 페튜니아가 활짝 피어 있었다. 사실 원예종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을 때만 해도 이 꽃의 이름을 몰랐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귀화식물이나 원예종 식물에 대해서도 좀 알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고 이름을 찾아보니 페튜니아였다. 이름만 보아도 페튜니아가 한국 자생종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페튜니아는 통화식물목 가지과 페튜니아속의 한해살이풀이다. 학명은 Petunia hybrida E.Vilm.이다. 우리말 이름은 학명의 라틴어 속 이름인 페투니아(Petu..

야생화이야기 2020.10.19

풍접초(風蝶草) '불안정'

2020년 8월 7일 진료를 끝내고 퇴근해서 동네 거리를 지나가는데, 연수동 도로변 낡은 집 앞마당에 활짝 피어 있는 풍접초(風蝶草)가 눈길을 잡아끌었다. 동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풍접초를 만나니 반가왔다. 누구나 풍접초를 보면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태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풍접초는 양귀비목 풍접초과 풍접초속의 한해살이풀이다. 학명은 클레오메 스피노사 자크(Cleome spinosa Jacq.)이다. 영어명은 스파이니 스파이더플라워(Spiny Spiderflower), 일어명은 후쵸우소우(ふうちょうそう, 風蝶草), 중국어명은 펑디에차오(風蝶草) 또는 쭈이디에화(醉蝶花)이다. 풍접초를 족두리꽃, 자용수(紫龍须), 서양백화채(西洋白花菜), 양각채(羊角菜)라고도 한다. 풍접초의 꽃말은 '불안정'이..

야생화이야기 2020.10.19

쇠무릎(우슬)

식물에 대해 조예가 좀 있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 가까이에 의외로 아주 좋은 약초들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쇠무릎도 그중 한 가지다. 쇠무릎은 줄기마디가 소의 무릎 관절을 닮았다고 하여 본초명 우슬(牛膝)이라고 한다. 우슬은 쇠무릎의 뿌리를 말린 것인데, 효능이 좋아서 한의사들이 상당히 많이 처방하는 한약재 중 하나이다. 쇠무릎은 도시에서도 흔하게 발견되는 식물이다. 쇠무릎의 생명력은 어찌나 왕성한지 시멘트 콘크리트 바닥의 갈라진 틈을 뚫고 올라오기도 한다. 한의사들은 어디서나 잘 자라는 쇠무릎의 끈질긴 생명력을 빌어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요즘 도시에서 자라는 쇠무릎은 잡초로 전락하여 천대받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쇠무릎의 꽃은 작아서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또, 열매..

야생화이야기 2020.10.16

개나리 '기대, 희망, 깊은 정'

2020년 8월 말경, 어느 날 아침 출근길이었다. 연수동 연원시장 입구 감나무가 있는 집을 지나가는데 울타리에 활짝 핀 노란 개나리 꽃이 눈에 들어왔다. 봄꽃을 다시 보니 내심 반가왔다. 요즘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 심하다고 들었다. 개나리도 봄인 줄 착각했을까? 이후 개나리는 계속 피고 지고 또 피고 지면서 9월을 넘기더니 10월에 들어와서도 여전히 또 피고 지는 것이었다. 개화력(開花力)이 대단한 개나리였다. 그렇게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길에 매일 만나다 보니 이젠 개나리와 정까지 들었다. ​ 옛날 유학자(儒學者)들은 철 모르고 피는 개나리를 보고 지조(志操)가 없다고 하여 천시했다. 하지만 개나리가 무슨 허물이 있으랴! 개나리에 대해 지조가 없다고 하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관념의 산물일 뿐..

야생화이야기 2020.10.16

쿠페아 히소피폴리아(Cuphea hyssopifolia)

2020년 8월 2일 비가 구죽구죽 내리는 가운데 손님들을 모시고 탄금호반의 중앙탑공원에 나갔다가 점심식사를 하려고 근처 냉면집에 들렀다. 식당 입구 계단에 평소 못 보던 홍자색 꽃이 피어 있기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귀화식물 쿠페아 히소피폴리아(Cuphea hyssopifolia)였다. 작은 꽃이 앙증맞고 예뻤다. 쿠페아속은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등재가 되지 않은 식물이었다. 이것으로 보아 쿠페아 히소피폴리아는 한국에 들어온 지 아직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인다. 쿠페아 히소피폴리아(Cuphea hyssopifolia)는 도금양목 부처꽃과 쿠페아속의 관목이다. 학명은 Cuphea hyssopifolia HBK.이다. 꽃말은 '세심한 사랑'이다. 원산지는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의 열대 및 ..

야생화이야기 2020.10.15

무릇

무릇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무릇은 내가 살던 충주시 산척면에서는 물곳이라고 했다.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큰집에서 무릇으로 만든 음식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는 무릇을 양식이 부족해서 구황 음식으로 먹곤 했다. 음식 형태는 감자 푸딩 비스무리했는데 맛은 아릿하면서 감자맛도 나고, 토란맛도 나는 듯했다. 맛에 대한 기억도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하여간 쉽게 친해질 수 없는 그런 맛이었다. 이후 다시는 무릇 푸딩을 먹지 않았다. 요즘은 무릇 푸딩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이처럼 무릇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는 식물이라 만나면 늘 반갑다. 무릇은 백합목 백합과 무릇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Scilla scilloides (Lindl.) Druce이다. 영..

야생화이야기 2020.10.15

원추천인국(rudbeckia bicolor, 루드베키아)

2020년 8월 1일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청산(五靑山, 656.9m) 약천사(藥泉寺)를 찾았다. 때마침 절 마당에는 원추천인국(圓錐天人菊)이 활짝 피어 있었다. 원추천인국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귀화식물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귀화식물은 아무리 꽃이 아름답고 화려하다고 해도 어딘가 모르게 낯선 느낌이 들곤 한다. 귀화식물이라고 해도 이름을 알고 보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원추천인국은 초롱꽃목 국화과 원추천인국속의 한해 또는 두해 또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Rudbeckia bicolor Nutt.이다. 영어명은 루드베키어 바이컬러(rudbeckia bicolor)이다. 원추천인국이란 원뿔모양으로 자라는 천인국(天人菊)이란 뜻이다. 라틴어 속 이름에서 유래한 루드베키아라는 이름이 쓰이기도..

야생화이야기 2020.10.14

잔털인동

언제던가 꽤 오래전에 꽃 모양은 인동덩굴과 같지만 꽃색만 다른 덩굴을 보고 이름이 궁금했던 적이 있다. 분홍색 꽃 안에 노란색과 흰색 꽃잎이 들어있기에 붉은인동이 아닐까 생각했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사이트에 들어가서 찾아보니 붉은인동이 아니라 잔털인동이었다. 잔털인동은 생태학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붙인 이름 같았다. 다시 붉은인동을 찾아보니 잔털인동과는 꽃 모양과 색이 다소 달라 뚜렷하게 구별되었다. 잔털인동은 산토끼꽃목 인동과 인동속의 반상록활엽의 덩굴성 관목이다. 영어명은 다우니 골든&실버 허니서클(Downy golden-and-silver honeysuckle)이다. 학명은 Lonicera japonica f. chinensis Hara이다. 잔털인동을 버들잎인동덩굴. 섬인동이라고도 한다...

야생화이야기 2020.10.14

숙은노루오줌

숙은노루오줌은 처음 만난 것은 2006년 6월 18일이었다. 그전에도 보기는 보았갰지만 이름은 몰랐었다. 당시에는 '이파리는 노루오줌인데 꽃대가 왜 누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숙은노루오줌이었다. 이름의 유래도 그때 알았다. 꽃대가 숙어서 숙은노루오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 말이다. 숙은노루오줌은 장미목 범의귀과 노루오줌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Astilbe koreana (Kom.) Nakai다. 영어명은 코리언 폴스 고츠 비어드(Korean false goat’s beard)이다. 숙은노루오줌을 조선홍승마(朝鮮紅升麻)라고도 한다. 숙은노루오줌의 분포 지역은 한국과 중국 만주 지역, 일본 쓰시마 섬(對馬島) 등이다. 한국에서는 전국의 산지에 자란다. 특히 산지의 응달진 ..

야생화이야기 2020.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