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의학 건강 이야기

메르스(MERS) 한약으로 치료해 보자

林 山 2015. 6. 12. 14:21

2015년 6월 12일 오전 8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현재 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중동호흡기중후군)으로 격리 3,805명, 감염의심 2,919명, 확진 126명, 해제 955명, 사망 10명, 퇴원 7명이라고 발표했다. 


메르스는 새로운 변종 코로나바이러스(MERS-CoV) 감염으로 인한 중증급성호흡기질환이다. 2012년부터 중동의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발생한 메르스로 인해 2015년까지 1,000명 이상의 감염자와 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염성은 또 다른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인 사스(SARS)보다 떨어지지만, 치사율은 30~40%로 사스(약 9.6%)보다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최초 감염자가 확인되었다. 


메르스에 감염되면 평균 5일(2~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 두통, 오한, 인후통, 콧물, 근육통도 나타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구토, 복통, 설사, 식욕부진 등의 소화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메르스 환자의 대부분은 폐렴 같은 중증 급성하기도질환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일부는 가벼운 감기 중상만 보이거나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면 호흡부전, 패혈성 쇼크, 다발성 장기 부전 등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신장 기능 손상으로 인한 급성 신부전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기존의 당뇨나 신부전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서는 합병증이 흔하게 발생한다.


안타깝게도 메르스에 대해 양의학에서는 아직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메르스가 저절로 사라지기를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은 사스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했는가? 중국은 범국가적으로 양의학, 한의학을 불문하고 사스 퇴치에 필요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신종 인플루엔자나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을 외감열병 또는 폐열병으로 보고 급성기에는 은교산(銀翹散) 합 시갈해기탕(柴葛解肌湯), 마행감석탕(麻杏甘石湯), 형방패독산(荊防敗毒散), 대시호탕(大柴胡湯)과 같은 한약 처방으로 대처하고, 만성기 탈진에는 생맥산(生脈散) 합 삼부탕(蔘附湯), 청상보하탕(淸上補下湯) 등의 한약을 투여하여 기력을 보강하는 방법으로 사스 퇴치에 상당히 좋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양의학과 한의학을 총동원하여 사스에 효과적으로 대처한 중국을 본받아야 한다.


한의학에서 매르스나 사스, 조류 독감은 온병(溫病)에 속한다. 온병은 외감(外感) 또는 전염으로 인한 급성열병이다. 온병의 특징은 발병이 급격하고, 유행성을 띤다. 열이 가벼우면 온병, 높으면 열병이다. 온병은 주로 더운 지방에서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초기에는 고열이 나타나다가 일정 단계가 지나면 조사(燥邪)가 되어 몸속의 음액(陰液, 진액)을 상하게 된다.


한의학에서 온병을 다루는 온병학(溫病學)은 명청대(明淸代)부터 이미 활발하게 연구되기 시작했다. 한의사들은 온병이 발생하면 패독산(敗毒散), 황금탕(黃芩湯), 인삼강활산(人蔘羌活散), 갈근해기탕(葛根解肌湯), 승마갈근탕(升麻葛根湯), 대정풍주(大定風珠), 청호별갑탕(靑蒿鱉甲湯), 청락음(淸絡飮) 등의 한약을 투여해서 환자들을 치료했다.


지금 우리나라의 메르스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주증상은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다. 메르스의 급성기에는 연교패독산(蓮翹敗毒散)을 투여해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교(連翹)와 금은화(金銀花), 형개(荊芥), 방풍(防風), 강활(羌活), 독활(獨活), 시호(柴胡), 전호(前胡), 천궁(川芎), 지각(枝角), 길경(桔梗), 복령(茯苓), 감초(甘草), 박하(薄荷), 생강(生薑) 등으로 구성된 연교패독산은 해열, 소염, 배농 효능이 있어 인플루엔자성 후두염, 인두염, 급성상기도염(急性上氣道炎), 급성신우신염(急性腎盂腎炎), 급성신염, 전립선염 등을 치료할 수 있다. 


메르스의 급성기에는 은교산도 응용할 수 있다. 연교, 금은화, 우방자(牛蒡子), 박하, 길경, 죽엽(竹葉), 형개, 대두황권(大豆黃卷), 감초 등으로 구성된 은교산은 해열과 소염의 효능이 있어 유행성 감기, 감기, 급성 편도선염, 급성 기관지염, 폐렴, 급성 이하선염 등의 치료에 쓸 수 있다.  


정부와 보건당국에 권한다. 메르스 퇴치에 도움이 된다면 한의학적 치료 방법도 동원하기 바란다. 대한한의사회도 한의계가 메르스 퇴치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정부와 보건당국에 요청하기 바란다.


지금은 한가하게 양방, 한방을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부와 민간, 양방과 한방이 힘을 모아 메르스를 퇴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메르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의학적 치료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메르스를 퇴치하자.   


2015.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