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클래식에서 헤비메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 Elektra Op.58(엘렉트라)

林 山 2017. 11. 17. 09:32

<엘렉트라(Elektra Op.58)>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가 1906~1908년에 완성한 단막의비극 오페라다. 원작은 휴고 폰 호프만슈탈의 희곡 《엘렉트라》(1903)다. 초연은 1909년 1월 25일 작센지방 드레스덴 오페라 극장에서 이루어졌다. 오페라 〈엘렉트라〉는 고대 그리스 비극을 바탕으로 작곡하였으며, 인기를 얻었지만 슈트라우스의 전작 〈살로메〉의 여파에서인지 잔인하다는 평을 얻은 작품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George Strauss)-Elektra Op.58(엘렉트라)

anuary/February 2002. Conducted by Peter Mark. Directed by Lillian Groag.

Set designed by John Conklin. Costumes designed by Tracy Dorman

Elektra - Pamela Kucenic. Klytemnestra - Barbara Dever. Chrysothemis- Dinah Bryant.

Aegisthus - Randolph Locke. Orestes - Marc Embree


등장인물은 엘렉트라(아가멤논의 딸, 소프라노), 클리타임네스트라(엘렉트라의 어머니, 메조소프라노), 크리소테미스(엘렉트라의 여동생, 소프라노), 오레스트(엘렉트라의 남동생, 바리톤), 아에기스(클리템네스트라의 애인, 테너) 등이다. 배경은 고대 미케네 아가멤논 궁정의 안뜰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George Strauss)-Elektra Op.58(엘렉트라)

WDR Sinfonie-Orchester Köln. Der Kölner Rundfunkchor. Semyon Bychkov

Elektra - Deborah Polaski. Klytämnestra - Rheinhild Runkel. Chrysothemis - Helga Thiede

Aeghist - Kurt Azesberger. Orest - Wolfgang Brendel


전작 오페라 〈살로메〉의 충격과 인기가 가라앉기 전에 슈트라우스는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하는 오페라 작업에 착수 중이었다. 이 새로운 오페라 〈엘렉트라〉는 고대 그리스 비극에 기초한 것이지만, 좀 더 현대적이고 표현적이다. 슈트라우스 스스로가 오페라라 하지 않고 “휴고 폰 호프만슈탈에 의한 1막 비극”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많은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은 그러나 〈살로메〉의 충격을 떠올리게 하는 잔인함과 비호감이라는 평으로 항상 호의적인 평을 이끌어내지는 못하였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George Strauss)-Elektra Op.58(엘렉트라)

BBC Promenade Concert. Royal Albert Hall, London. 16th July 1993

BBC Symphony Orchestra. BBC Singers. c. Andrew Davis

Elektra: Marilyn Zschau. Clytemnestra: Eva Randova. Chrysothemis: Deborah Voigt

Orestes: Willard White. Aegisthus: William Cochran. Tutor/Old Servant: Peter Sidhom


〈엘렉트라〉는 슈트라우스에게 있어 미래의 파트너를 만나게 한 작품으로도 의미 있다. 휴고 폰 호프만슈탈(Hugo von Hofmannsthal, 1874~1929)은 1903년 소포클레스의 비극 〈엘렉트라〉를 토대로 독일 무대를 위한 희곡을 썼다. 잔인하고 괴기스러운 평을 받은 〈살로메〉와 비슷한 작품을 꺼려했던 슈트라우스지만, 작곡가는 〈엘렉트라〉의 매력에 빠졌고, 호프만슈탈에게 오페라화를 제안하였다.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의 작품 〈엘렉트라〉는 그리스 비극 원작에 현대성을 가미하였다. 특히 두 사람의 이야기는 아주 긴밀하게 엘렉트라라는 여성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그녀가 주위 사람들에 대한 엘렉트라의 감정과 정신상태 등의 묘사에 치중하면서, 다른 인물의 이야기는 부수적인 줄거리로 남기고 있다. 〈엘렉트라〉이후, 〈장미의 기사〉,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등의 작품을 함께 하면서 두 사람은 그들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갔다.


아버지에게 애정을 품고 딸이 어머니를 경쟁자로 인식하여 반감을 가지는 정신분석학 용어 ‘엘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는 아버지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어머니에 대한 증오를 담은 소포클레스의 비극 《엘렉트라》에서 유래하였다. 트로이 지방 총 사령관이었던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은 원정에서 돌아와 아이기스토스와 불륜관계였던 클리타임네스트라에게 죽임을 당한다. 아버지의 죽음에 분노한 딸 엘렉트라는 남동생 오레스테스를 어머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멀리 피신시킨다. 성 밖에서 노숙하며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는 그녀는 그러나 남동생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듣는다. 절망에 빠진 엘렉트라는 여동생 크리소테미스에게 복수를 청하지만, 크리소테미스는 그 청을 거절한다. 홀로 복수를 다짐하는 엘렉트라는 성 안에서 살아 있는 오레스테스를 만나게 된다. 오레스테스는 성 안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죽음을 위장한 것이다. 두 사람은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이어 궁전 안으로 오레스테스가 들어간 이후,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녀의 정부가 죽었다는 소식이 크리소테미스를 통해 전해진다. 소식을 전해들은 엘렉트라는 복수가 이루어진 기쁨의 춤을 춘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엘렉트라》는 아버지의 죽음을 대신 복수하려는 딸의 이야기를 그린 내용이다. 사실 《엘렉트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뒷이야기를 알아야 한다. 트로이 전쟁 총사령관이었던 아가멤논 장군은 트로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신들의 노여움을 푸는 방법으로 그의 맏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친다. 아가멤논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자신의 명예와 위신을 위해 자신의 딸을 죽인 남편을 원망한다. 다행스럽게도 이피게네이아는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가 구해서 타우리스 섬으로 데려가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남편에 대한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다. 결국 이 이야기는 아가멤논에게 딸의 복수를 한 클리타임네스트라가 오히려 딸에게 또 한 번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딸의 원망을 받는 이야기인 셈이다.


슈트라우스는 〈엘렉트라〉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거대 오케스트라를 사용하였다. 예를 들어, 8개의 클라리넷, 총 24개의 바이올린과 18개의 비올라, 8개의 호른의 사용이다. 음악적으로 이 작품은 불협화, 반음계주의의 사용으로 박력과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복수에 대한 엘렉트라의 열정을 세밀하면서도 대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전위적 표현주의적 작곡기법과 부분적인 무조성은 음악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이렇게 〈엘렉트라〉의 음악은 어렵고 복잡하며, 연주가에게는 대단한 체력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특히 엘렉트라 역할은 드라마틱 소프라노로, 작품이 그녀의 심리 표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연기력과 고음 모두를 요구하는 어려운 역이다. 〈엘렉트라〉는 바그너리안인 슈트라우스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작품의 시작은 오케스트라가 d-a-f의 선율을 연주한다. dm의 삼화음인 이 선율은 아가멤논을 연상시키는 라이트모티브로 곡의 시작부터 아버지 아가멤논에 대한 엘렉트라의 집착을 보여준다. 또한 엘렉트라 코드는 E-B-D♭-F-A♭으로 Em의 장3화음과 C#M의 장3화음이 합쳐진 화음의 복잡한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작품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혼자야, 오로지 나 혼자 뿐이야’(Allein! Weh, ganz allein). Deborah Polaski



혼자야, 오로지 나 혼자 뿐이야’(Allein! Weh, ganz allein).

Teatro Real de Madrid. 1998. Eva Marton.


엘렉트라 아리아, ‘혼자야, 오로지 나 혼자 뿐이야’(Allein! Weh, ganz allein)'


〈엘렉트라〉에서 최초로 노래하는 부분으로 죽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고독과 외로움을 호소하면서 복수를 다짐하는 아리아이다. 엘렉트라의 심리가 집중되어 있는 이 아리아는 그리움과 고독에 힘들어하는 그녀의 마음이 감미로운 선율로 표현되며, 복수를 다짐하며 암살자의 시체 위에서 춤추자는 부분에서는 점차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박력이 첨가되면서 그녀의 광적인 복수에 대한 심리가 묘사되어 나타난다. 이 아리아 다음으로 여동생과의 2중창, 어머니와의 대화, 엘렉트라의 수수께끼 같은 말이 이어지면서 아리아는 작품을 여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클래식 백과)


2017.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