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4일 오후 5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시즌 첫 그랜드 슬램 무대인 호주 오픈(총상금 7천100만 호주달러, 약 566억4천만 원) 여자 단식 3회전에서 15세 소녀 코리 가우프(애칭 코코, 미국, 세계 67위)가 US 오픈 이후 약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디펜딩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일본, 세계 3위)를 완파하고 4회전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호주 오픈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오사카는 코코에게 덜미를 잡혀 꿈을 접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오사카 아노미를 꺾고 4회전에 진출한 '코코' 코리 가우프
현재 만 나이 15세 9개월인 코코는 오사카를 불과 단 67분 만에 세트 스코어 2-0(6-3 6-4)으로 완파했다. 오사카는 디펜딩 챔피언다운 경기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15세 소녀 코코에게 무릎을 꿇었다. 만 15세 선수가 세계 랭킹 5위 이내 선수를 꺾은 것은 1991년 US 오픈에서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가 당시 3번 시드였던 가브리엘라 사바티니(아르헨티나)를 꺾은 이후 약 29년 만의 일이다.
본선 1회전에서 2019 윔블던 1회전 상대였던 자신의 우상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55위)를 다시 한 번 제압한 코코는 이날 지난해 US 오픈에서 완패를 안겨주었던 오사카에게 설욕하며 생애 처음으로 호주 오픈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코코는 지난해 윔블던 16강 진출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그랜드 슬램 대회 16강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코코는 이날 1세트 게임 스코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오사카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다. 2세트에서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었다. 오사카는 위너 포인트에서 코코에 17-6으로 앞섰고, 서브 에이스도 5-1로 앞섰다. 하지만 1, 2세트 통틀어 무려 30개에 이르는 범실로 스스로 무너졌다. 코코는 17개의 범실을 기록하면서도 안정된 스트로크 플레이를 펼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코코는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중앙에서 만난 오사카에게 악수를 하려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오사카는 악수 대신 간단한 포옹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지난해 US 오픈에서 경기 직후 눈물을 흘리는 코코에게 다가가 코트 인터뷰를 함께 하자고 청해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냉랭한 장면이었다. 코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2년 전 호주 오픈에서는 주니어 1회전에서 탈락했는데, 지금 내가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경기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기뻐했다.
세리나 윌리엄스를 이기고 16강전에 올라간 왕치앙
중국의 왕치앙(28, 세계 27위)이 여자 단식 3회전에서 대어를 낚았다. 10시 15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3회전 경기에서 왕치앙은 미국의 세리나 윌리엄스(39, 세계 8위)를 2-1(4-6, 7-6, 5-7)로 꺾고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1세트를 6-4로 따낸 왕치앙은 2세트에서 5-4로 앞선 상황에서 연속 2게임을 잃으며 윌리엄스에게 타이 브레이크를 허용했다. 타이 브레이크에서 윌리엄스는 7-2로 2세트를 가져갔다. 왕치앙은 3세트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게임 스코어를 5-5로 만든 뒤 연속 2게임을 따내며 7-5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윌리엄스를 꺾은 왕치앙은 지난해 US 오픈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올랐다.
총 23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윌리엄스는 2017년 호주 오픈이 마지막 우승이었다. 출산으로 1년을 쉰 뒤 2018년 상반기 코트로 돌아왔으나 2018, 2019년 윔블던과 US 오픈에서 모두 준우승에 머물며 24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은 계속해서 미뤄졌다. 이번 호주 오픈에서 3회전 탈락으로 윌리엄스는 5월에 있을 프랑스 오픈을 기약하게 됐다.
엘레나 리바키나를 물리치고 4회전에 진출한 애슐리 바티
오전 9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단식 3회전에서는 애슐리 바티(호주, 세계 1위)가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 세계 29위)를 2-0(6-3, 6-2)으로 완파하고 4회전에 진출했다. 바티는 홈 코트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시종일관 안정된 플레이로 리바키나를 압도했다.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를 꺾고 4회전에 올라간 페트라 크비토바
오전 11시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단식 3회전에서는 체코의 페트라 크비토바(세계 7위)가 러시아의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세계 25위)를 2-0(6-1, 6-2)으로 격파하고 16강전에 올라갔다. 크비토바는 182cm에 이르는 큰 키를 이용해서 강력한 서브와 발리 공격을 펼쳐 알렉산드로바를 압도했다.
오후 12시 15분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단식 3회전에서는 그리스의 마리아 사카리(세계 22위)가 미국의 매디슨 키스(세계 10위)를 2-0(6-4, 6-4)으로 꺾고 4회전에 진출했다. 오후 7시 같은 코트에서 열린 여자 단식 3회전에서는 미국의 소피아 케닌(세계 14위)이 중국의 장슈아이를 2-0(7-5, 7-6)으로 힘겹게 물리치고 4회전에 진출했다.
오후 1시 1573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단식 3회전에서는 미국의 앨리슨 리스크(세계 18위)가 독일의 율리아 괴르게스를 2-1(1-6, 7-6, 6-2)로 물리치고 16강 대열에 합류했다. 괴르게스는 초반의 압도적인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끈질기게 따라붙는 리스크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온스 자베르와의 경기를 마치고 은퇴 소감을 밝히는 카롤리네 보즈니아키
오전 10시 30분 멜버른 아레나에서는 튀니지의 온스 자베르(26, 세계 78위)와 카롤리네 보즈니아키(덴마크, 세계 36위)의 여자 단식 3회전 경기가 열렸다. 자베르는 보즈니아키를 2-1(7-5, 3-6, 7-5)로 물리치고 16강전에 진출했다. 많은 남성팬들을 몰고 다녔던 스타 보즈니아키는 3회전 경기가 자신의 은퇴 경기가 됐다. 보즈니아키는 이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보즈니아키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덴마크 선수단의 기수를 맡았으며, 2018 호주 오픈에서는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하면서 남성 팬들을 몰고 다니기도 했다. 그해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자가 면역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위 인터뷰에서 보즈니아키는 "제가 웬만하면 울지 않는데 미안합니다. 그동안 경기를 다녔던 모든 기억이 특별한 순간들이었습니다. 전 정말 행복합니다."라면서 은퇴 소감을 밝혔다.
사카리는 1월 26일 오전 10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크비토바와 16강전 대결을 벌인다. 같은 날 오후 12시 30분 케닌은 멜버른 아레나에서 나라의 코코와 8강전 티켓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오후 1시 왕치앙은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자베르와 맞붙는다. 리스크는 오후 5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리바키나를 이기고 올라온 세계 1위 애슐리 바티와 8강전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4시간의 혈투 끝에 존 밀먼을 꺾고 4회전에 진출한 로저 페더러
오후 6시 15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3회전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 3위)는 존 밀먼(호주, 세계47위)에게 4시간에 걸친 혈투 끝에 3-2(4-6, 7-6, 6-4, 4-6, 7-6) 대역전승을 거두며 16강전에 진출했다. 페더러는 홈 코트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은 밀먼을 맞아 경기 내내 고전했다. 1세트를 먼저 4-6으로 내준 페더러는 2세트에서도 타이 브레이크 끝에 7-6으로 따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를 6-4로 따낸 페더러는 4세트를 4-6으로 내주면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페더러는 5세트 타이 브레이크에서 4-8로 뒤지면서 패색이 짙었다. 2점만 내주면 그대로 지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관록의 페더러는 4-8에서 6연속 포인트를 따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로 페더러는 호주 오픈에서만 통산 100승(통산 전적 100승 14패)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 1위)과 무결점 테니스 조코비치도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무서운 신예 스테파노스 치치파스를 누르고 4회전에 올라간 밀로스 라오니치
캐나다의 밀로스 라오니치(세계 32위)가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오르던 크리스의 신예 스테파노스 치치파스(세계 6위)를 잡았다. 오후 5시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라오니치는 강력한 서브와 날카로운 스트로크를 구사하며 다닐 메드베데프, 도미닉 티엠과 함께 차세대 '빅 3'로 떠오르고 있는 치치파스를 3-0(7-5, 6-4, 7-6)으로 격침시켰다. 이로써 라오니치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호주 오픈 16강전에 진출했다.
라오니치는 이 경기에서 19개의 서브 에이스를 작렬시켰으며, 무려 55개의 위닝 스트로크를 날렸다. 서브는 강력했고, 포핸드는 예리하고 정확했다. 치치파스는 리턴에 애를 먹으며 실수를 연발했다. 치치파스는 3세트를 타이 브레이크까지 끌고 갔지만 결국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라오니치가 치치파스를 이기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 위 인터뷰에서 라오니치 자신조차도 "이런 경기를 펼친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라며 "나는 오늘 경기에 매우 만족한다"라고 전했다.
바우티스타 아굿을 힘겹게 이기고 4회전에 올라간 마린 칠리치
2014 US 오픈 우승자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 세계 39위)도 대어를 낚았다. 오전 11시 45분 멜버른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3회전에서 칠리치는 세계 9위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스페인)을 3-2(6-7, 6-4, 6-0, 5-7, 6-3)으로 힘겹게 이기고 16강이 겨루는 4회전에 진출했다.
니시오카 요시히토를 가볍게 격파하고 4회전에 진출한 노박 조코비치
오전 11시 30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3회전에서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2위)가 일본의 니시오카 요시히토를 3-0(6-3, 6-2, 6-2)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4회전에 올라갔다. 조코비치는 마치 연습 경기를 하듯 니시오카를 몰아붙이며 3세트 통틀어 단 7게임만 내주는 무결점 테니스를 선보였다.
오후 1시 45분 멜버른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3회전에서는 이탈리아의 파비오 포그니니(세계 12위)가 아르헨티나의 기도 펠라(세계 22위)를 3-0(7-6, 6-2, 6-3)으로 이기고 16강전에 진출했다. 오전 9시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3회전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슈왈츠먼(세계 14위)이 세르비아의 두산 라요비치(세계 24위)를 3-0(6-2, 6-3, 7-6)으로 격파하고 4회전에 올라갔다.
오후 2시 15분 1573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단식 3회전에서는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이 같은 나라의 샘 퀘리를 3-0(6-4, 6-4, 6-4)으로 격파하고 4회전에 진출했다. 같은 코트에서 오전 10시 15분에 열린 남자 단식 3회전에서는 헝가리의 마르톤 퍼소비치스가 미국의 토미 폴을 3-0(6-1, 6-1, 6-4)으로 완파하고 16강전에 올라갔다.
칠리치는 1월 26일 오전 11시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라오니치와 4회전 맞대결을 벌인다. 같은 날 정오 조코비치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슈왈츠먼과 8강전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오후 2시 멜버른 아레나에서는 포그니니와 샌드그렌의 16강전이 벌어진다. 오후 6시 15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는 페더러와 퍼소비치스의 4회전 경기가 열린다.
3회전을 통과한 선수들은 4회전 진출 상금 30만 호주달러(약 2억3,800만 원)를 확보했다. 탈락한 선수들은 3회전 진출 상금 18만 호주달러(약 1억4,300만 원)를 받는다.
2020.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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