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개별꽃 '귀여움'

林 山 2022. 5. 17. 14:59

2022년 4월 하순경 남양주 예봉산 세정사 계곡을 찾았다. 새정사 계곡에는 때마침 개별꽃이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별꽃'이 들어가는 식물만 해도 별꽃, 쇠별꽃, 개별꽃, 참개별꽃, 큰개별꽃, 탐라큰개별꽃 등 꽤나 많다. 

 

기본적으로 별꽃, 쇠별꽃, 개별꽃, 큰개별꽃 등 4가지 정도는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이들 4가지는 꽃잎과 꽃받침잎, 수술과 암술의 차이를 비교하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꽃잎이 원래는 5개인데 깊게 갈라져서 10개로 보이고 암술이 3개면 별꽃, 1개면 쇠별꽃이다. 까만 점 10개에 꽃잎이 5개이고 끝이 파여 있으면 개별꽃, 꽃잎이 7개면 큰개별꽃이다. 별꽃과 쇠별꽃은 별꽃속, 개별꽃과 큰개별꽃은 개별꽃속 식물이다.      

 

개별꽃(남양주 예봉산 세정사계곡, 2022. 4. 23)

개별꽃은 중심자목 석죽과 개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슈도스텔라리아 헤테로필라 (미쿠엘) 팍스[Pseudostellaria heterophylla (Miq.) Pax]이다.  종소명 'heterophylla'는 줄기 끝 잎의 모양이 줄기의 다른 잎들과 달라서 붙여졌다. 꽃말은 '귀여움'이다.

 

개별꽃의 영어명은 헤테로필리 폴스스타워트(Heterophylly Falsestarwort)이다. 일어명은 와다소(ワダソウ, わだそう, 和田草)이다. 중국명은 하이얼셴(孩儿参) 또는 이예쟈판루(异葉假繁縷), 타이즈셴(太子参)이고, 이명에는 통셴(童参), 쓰예찬(四叶参) 등이 있다. 타이즈셴은 밍(明)나라를 세운 주위안장(朱元璋)의 태자 묘에 개별꽃이 많이 자라서 붙여졌다고 한다. 통셴은 개별꽃의 뿌리가 어린 인삼의 뿌리와 비슷해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개별꽃을 해아삼(孩兒參), 들별꽃, 이엽가번루(異葉假繁縷), 섬개별꽃, 다화개별꽃, 좀미치광이풀이라고도 한다.  

 

개별꽃은 한강토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중국에서는 장쑤성(江苏省), 샨시성(山西省) 등지에 자란다. 한강토에서는 전남, 경남, 충북, 강원, 경기, 황해, 함남 등지에 야생한다. 신갈나무 숲 또는 그 가장자리에서 자란다.

 

개별꽃(남양주 예봉산 세정사계곡, 2022. 4. 23)

개별꽃은 방추형의 덩이뿌리가 1~2개씩 달린다. 원줄기는 1~2개씩 나오는데, 가늘고 길며 곧게 선다. 줄기의 높이는 8~12cm로서 줄로 돋은 털이 있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윗부분의 잎이 특히 커지지 않고 거꾸로 세운 피침(披針)모양이다. 잎 길이는 10~40mm, 폭 2~4mm로서 예두이고 밑부분이 좁아져서 잎자루처럼 된다.

 

꽃은 4~5월에 핀다. 꽃자루는 길이 2~3cm로서 한쪽에 털이 줄지어 돋고, 1개의 흰색 꽃이 위를 향해 달린다. 꽃받침 조각은 5개이다. 꽃잎은 5개로서 거꾸로 세운 달걀 모양이고 길이 6mm이며 원두(圓頭) 또는 둔한 절두(截頭)이다. 꽃잎 끝이 얕게 갈라져 마치 홈처럼 보인다. 수술은 10개이고 꽃밥은 노란색이다. 씨방에 3개로 갈라진 암술대가 있다. 수술이 까만 점처럼 보인다. 지면 가까이에 닫힌꽃이 몇 개씩 달리며 대가 있다. 열매는 삭과(蒴果)이다. 삭과는 난상(卵狀) 원형이고 3개로 갈라져서 아주 잔 알갱이 종자를 산출한다.

 

개별꽃(남양주 예봉산 세정사계곡, 2022. 4. 23)

개별꽃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덩이뿌리를 태자삼(太子參)이라 하며 약용한다. 보폐(補肺), 건비(健脾)의 효능이 있다. 폐결핵의 해수(咳嗽), 신체쇠약, 비위허약(脾胃虛弱)의 식욕부진, 하리(下痢), 동계발한(動悸發汗), 정신피로(精神疲勞)를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태자삼은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다. 한의사들은 태자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사람들이 몸에 좋다고 개별꽃을 마구 캐 가서 자생지 훼손이 심각하다고 한다. 산림청은 1997년에 개별꽃을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로 지정해서 보호하고 있다. 

 

개별꽃(남양주 예봉산 세정사계곡, 2022. 4. 23)

개별꽃의 유사종에는 참개별꽃, 긴개별꽃(East Asian false-starwort), 큰개별꽃, 탐라큰개별꽃, 덩이뿌리개별꽃(Tuberous false-starwort), 산개별꽃(Mountain false-starwort), 지리산개별꽃, 덩굴개별꽃(Dwarf false-starwort), 숲개별꽃(Bristled false-starwort), 가는잎개별꽃(Narrow-leaf false-starwort), 보현개별꽃(Bohyeon false-starwort), 태백개별꽃, 비슬개별꽃(Bisun false-starwort), 설악개별꽃, 정영개별꽃 등이 있다. 

 

참개별꽃[Pseudostellaria coreana (Nakai) Ohwi]은 잎이 선형 또는 좁은 피침형이다. 잎 길이는 1.5~2.5cm, 원줄기와 함께 털이 없으며, 예두이다. 긴개별꽃[Pseudostellaria japonica (Korsh.) Pax]은 위쪽 잎이 달걀 모양 또는 긴 달걀 모양이고, 아래쪽 잎은 선형 또는 피침형이다. 잎 길이는 1.5~3cm, 양 면에 털이 있다. 큰개별꽃[Pseudostellaria palibiniana (Takeda) Ohwi]은 방추형의 흰 덩이뿌리가 있고 흰 털이 있다. 밑동에 나는 잎은 주걱 모양, 줄기 위에 나는 잎은 특별히 큰 달걀 모양이다. 잎 길이는 3~4cm이다. 꽃잎은 7개이고, 수술은 10개다. 수술이 까만 점처럼 보인다. 탐라큰개별꽃(Pseudostellaria palibiniana var. palibiniana f. oreumiana H. Jo)은 꽃이 겹꽃이다. 덩이뿌리개별꽃[Pseudostellaria bulbosa (Nakai) Nakai]의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자루에 1개씩 달린다. 꽃받침조각, 꽃잎은 각 5개, 수술은 10개, 암술대는 3개이다. 산개별꽃(Pseudostellaria monantha Ohwi)은 꽃이 줄기 끝에 한개만 달리고 꽃대에 털이 없다. 닫힌꽃의 수도 적고 꽃잎이 가늘며 끝이 뾰족하다. 

 

지리산개별꽃(Pseudostellaria okamotoi Ohwi)은 꽃이 줄기 끝에 1송이 달린다. 꽃대가 길고, 꽃받침과 줄기에 털이 없으며, 마디에 털이 있다. 밑동에는 닫힌꽃이 달린다. 덩굴개별꽃[Pseudostellaria davidii (Franch.) Pax]은 높은 산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곧게 서다가 꽃이 지면 옆으로 덩굴처럼 자란다. 숲개별꽃(Pseudostellaria setulosa Ohwi)은 줄기 아래쪽에만 털이 난다. 꽃잎은 5~8개이고, 꽃잎의 폭이 넓으며, 꽃잎 끝에 패임이 있다. 가는잎개별꽃[Pseudostellaria sylvatica (Maxim.) Pax]은 잎이 선형 또는 선상 피침형으로 가늘다. 보현개별꽃(Pseudostellaria davidii x palibiniana K.Choi & J.H.Pak)은 큰개별꽃과 덩굴개별꽃의 잡종이다. 수술이 적갈색이다. 태백개별꽃(Pseudostellaria longipedicellata 또는 Pseudostellaria okamotoi var. longipedicellata)은 지리산개별꽃과 비슷하지만 덩이뿌리가 가는 방추형이고, 소화경에 털이 없으며, 꽃잎이 5~9장이다. 비슬개별꽃(Pseudostellaria heterophylla x palibiniana K.Choi & J.H.Pak)은 태백개별꽃과 개별꽃의 잡종이다. 설악개별꽃(Pseudostellaria × seoraksanensis M. Kim & H. Jo)은 덩굴개별꽃과 큰개별꽃의 잡종이다. 정영개별꽃(Pseudostellaria × segeolsanensis M. Kim & H. Jo)은 지리산개별꽃과 큰개별꽃의 잡종이다.

 

2022. 5. 17.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