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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윔블던] 노박 조코비치 16강행, 7번째 우승 향해 순항

林 山 2022. 7. 2. 11:32

'무결점 테니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순위 3위)가 2022 윔블던 챔피언쉽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4회전에 진출하며 7번째 우승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톱 시드인 조코비치는 7월 1일 밤 10시 45분(한국 시간) 영국 런던 머튼 구 윔블던의 올 잉글랜드 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미오미르 케크마노비치(세르비아, 30위)를 1시간52분 만에 3-0(6-0, 6-3, 6-4)으로 완파했다. 

 

관중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는 노박 조코비치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는 이날 경기 승리로 윔블던 24연승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윔블던을 6번 제패한 조코비치는 이 대회 통산 82승을 거뒀다. 조코비치는 또한 4회전 진출과 함께 상금 19만 파운드(약 2억9,700만원)를 확보했다. 

 

조코비치는 지난 6월 27일 1회전에서 한국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당진시청, 81위)를 3-1(6-3, 3-6, 6-3, 6-4), 6월 29일 2회전에서 타나시 코키나키스(호주, 79위)를 3-0(6-1, 6-4, 6-2)으로 이기고 올라왔다. 이날 경기에서 조코비치는 잔디 코트에 완전히 적응한 듯 펄펄 날아다녔다.  

 

35세의 조코비치는 22세의 어린 동포 선수 케크마노비치를 맞아 한 수 가르치기라도 하듯 1세트를 6-0으로 가져가며 기선을 제압했다. 조코비치는 1세트에서 그야말로 공격과 수비 그리고 경기 운영면에서 최전성기 시절의 완벽한 기량을 선보였다.  

 

케크마노비치는 2세트에서 반전을 노리고 역습에 나섰다. 하지만 조코비치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케크마노비치는 2세트를 3-6으로 내준 채 패색이 짙어 갔다. 벼랑끝에 몰린 케크마노비치는 3세트에서 4게임을 이기며 분전했다. 그러나, '무결점 테니스'답게 조코비치는 10번째 자신의 서브 게임을 착실하게 지켜 3세트를 6-4로 따내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조코비치는 서브 에이스(6-1)와 첫 서브 득점률(88%-60%), 두 번째 서브 득점률(68%-40%), 리시브 포인트(41-17)에서 케크마노비치를 압도했다. 서비스 포인트(47-41)와 더블 폴트(4-5)에서도 앞섰다. 케크마노비치는 첫 서브 성공률에서만 63%-50%로 조코비치를 앞섰을 뿐이다. 조코비치는 위너에서도 36-13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케크마노비치는 상대보다 8개나 많은 27개의 실책을 범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6월 28일 1회전에서 존 밀먼(호주, 85위)을 3-1(6-3, 2-6, 6-3, 6-4), 6월 29일 2회전에서 알레한드로 타빌로(칠레, 78위)를 3-1(7-6, 7-6, 3-6, 6-3)로 이기고 올라온 케크마노비치는 ATP 투어 2020 키츠뷔엘 오픈에서 우승한 바 있다. 그랜드 슬램 대회 최고 성적은 2022 호주 오픈 16강 진출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미오미르와 악수하는 조코비치

경기가 끝난 뒤 장내 아나운서와의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미오미르를 아주 잘 알고 있고 그가 잘하고 있어 정말 기쁘다"면서 “가장 큰 대회 센터 코트에서 그가 더 많이 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이어 “몇 년 동안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며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매우 감사하다. 그랜드 슬램은 우리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토너먼트다. 이 수준에서 일관되게 여기까지 온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이번 주에는 토너먼트가 진행됨에 따라 더 나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 이는 플레이어로서 항상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항상 더 잘할 수 있고, 항상 나 자신에게 최고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산 그랜드 슬램 대회 20회 우승에 빛나는 조코비치는 윔블던 잔디 코트에서만 2011, 2014, 2015, 2018, 2019, 2021년 대회 등 모두 6번이나 제패한 세계 최강 선수다. 따라서 조코비치는 2022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단연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조코비치의 우승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세계 1위 다닐 메드베데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이나 침략전쟁으로 제재를 받아 출전하지 못했고, 차세대 주자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2위)도 2022 프랑스 오픈에서 입은 발목 부상 수술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또, '테니스의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97위)는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고, 현역 최고의 라이벌 라파엘 나달(에스빠냐, 4위)은 잔디 코트에 유난히 약한 징크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흙신' 나달은 메이저 대회 22회 우승 중 클레이 코트인 프랑스 오픈에서만 14번 우승한 반면에 잔디 코트인 윔블던에서는 2008, 2010 대회 등 단 2번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윔블던에서 나달은 2011 대회에서 결승전에 진출한 이후 단 한번도 결승전에 올라가지 못했다. 

 

호주 오픈에서 9번이나 우승해 '호주 오픈의 사나이'라고도 불리는 조코비치는 올해 앞서 열린 두 번의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22 호주 오픈에서는 코비드19 백신 미접종으로 호주 정부의 추방령을 받아 출전하지 못했고, 이어 열린 2022 프랑스 오픈 8강전에서는 나달에게 1-3(2-6, 6-4, 2-6, 6-7)으로 패해 탈락했다.

 

이번 윔블던 대회에서 조코비치는 1번 시드, 나달은 2번 시드를 받았다. 따라서 나달과 조코비치 모두 패하지 않고 올라갈 경우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2022 프랑스 오픈에서는 두 선수를 준준결승에서 맞붙도록 시드 배정을 하는 바람에 아주 재미없는 대회가 되어버렸다. 

 

조코비치의 16강전 상대는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팀 반 리즈도벤(네덜란드, 104위)이다. 조코비치-리즈도벤의 16강전은 7월 4일에 열린다. 리즈도벤은 3회전에서 니콜로즈 바실라싀빌리(조지아, 26위)를 3-0(6-4, 6-3, 6-4)으로 이기고 올라왔다. 두 선수는 이번 16강전에서 처음으로 맞붙는다.

 

승리가 확정된 뒤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까를로스 알까라스

한편, 밤 10시 2번 코트에서 열린 남자 단식 3회전에서는 야닉 시너(이탈리아, 13위)가 존 이스너(미국, 24위)를 3-0(6-4, 7-6, 6-3)으로 누르고 16강전에 진출했다. 시너는 7월 3일 열리는 16강전에서 10대 돌풍의 주인공 까를로스 알까라스(에스빠냐, 7위)와 8강전 진출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알까라스는 11시 30분에 열린 3회전에서 오스카 오테(독일, 36위)를 3-0(6-3, 5-1, 6-2)으로 완파하고 올라왔다. 

 

승리가 확정된 뒤 포효하는 캐머런 노리

다음날 오전 12시 45분 센터 코트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영국의 희망 캐머런 노리(12위)가 스티브 존슨(미국, 93위)을 3-0(6-4, 6-1, 6-0)으로 완파하고 4회전 대열에 합류했다. 노리의 16강전 상대는 토미 폴(미국, 32위)이다. 폴은 3회전에서 이리 베셀리(체코, 68위)를 3-0(6-3, 6-2, 6-2)으로 완파하고 올라왔다. 두 선수의 경기는 7월 3일에 열린다. 

 

7월 2일에도 남자 단식 3회전 경기가 이어진다. 자정 센터 코트에서는 메인 이벤트 '에스빠냐의 황소' 나달-로렌조 소네고(이탈리아, 54위)의 3회전 경기가 열린다. 소네고는 2회전에서 위고 가스통(프랑스, 66위)을 3-0(7-6, 6-4, 6-4)으로 이기고 올라왔다. 7월 3일 오전 12시 15분 1번 코트에서는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5위)-'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 (호주, 40위)의 3회전 경기가 벌어진다. 키리오스는 2회전에서 필리프 크라이노비치(세르비아, 31위)를 3-0(6-2, 6-3, 6-1)으로 완파하고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