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예술 영화 오딧세이

'여보 나 힘들어' 박경남 작가와의 만남

林 山 2006. 1. 25. 12:47

어느덧 10월도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오늘이 10월의 마지막 주말이군요. 토요일 오후 성남에서 살고 있는 박경남 작가가 딸 한솔이와 함께 충주를 방문했습니다. 박 작가와는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엄마는 생각쟁이'라는 잡지에 나온 나에 관한 기사도 그녀가 썼지요.

 

 *박경남 작가와 그녀의 딸 한솔이

 

박경남 작가는 전남 고흥 출생으로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했는데요. 현재 한겨레21 독자 편집위원과 서울디지털창작집단 논픽션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성격도 아주 솔직하고 호방한 편이지요. 곡차도 잘 하고요. 그녀는 '여보, 나 힘들어(아내편)'를 비롯해서 '큰 인물로 키우려면 맘껏 뛰어 놀게 하라', '진대제 테크노 리더십', '쿨하고 당당하게 지내는 남녀사이, 친구 사이' 등 벌써 4권의 책을 낸 실력있는 논픽션 작가입니다.

 

 

*황금색 국화

 

오후 4시. 진료를 끝내고 퇴근을 합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 화단에 황금색 국화가 활짝 피어 있네요. 국화와 함께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박경남 작가는 글을 쓰다가 머리도 식힐 겸 바람도 쐴 겸 해서 충주에 왔다고 합니다.


 

*분홍색 국화

 

아파트 뒤편에는 분홍색 국화가 무리지어 피어 있네요. 활짝 핀 분홍색 국화가 얼마나 화사한지 모릅니다. 국화향기는 또 얼마나 향긋한데요. 멀리서도 국화향을 맡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우선 충주의 문화예술인들이 자주 들르는 '하늘주막'에서 곡차를 한 잔 하기로 합니다. 하늘주막은 사람이 죽어서 마지막으로 들렀다 가는 곳이라지요. 하늘주막은 법원 뒤 공원근처에 있는데요. 이 집 주인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입니다. 그래서 사방 벽에는 그의 그림들이 걸려 있습니다.

 

박 작가는 맥주를 마시고 나는 막걸리를 마십니다. 주말인데도 홀에는 손님이 별로 없네요. 아주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곡차례를 가질 수 있어서 좋군요.

 

박 작가의 혈색이 아주 보기 좋으네요. 모녀간에 다정한 포즈도 취해 봅니다. 어느덧 곡차에 취하고 분위기에도 취하고 오고가는 이야기에도 취하는군요. 시간은 강물처럼 흐르고..... 가을밤은 또 그렇게 깊어만 갑니다. 


 

*고등어회

 

부강아파트 4거리에 있는 횟집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마침 고등어회가 있다고 하네요. 언젠가 제주도에 갔을 때 고등어회를 너무나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래서 고등어회를 주문합니다. 접시에 옥돌을 깔고 그 위에다가 고등어회를 담아왔는데요. 그렇게 하면 생선회가 더 오랜 시간동안 신선한 상태로 유지된다네요. 맛도 더 좋고요. 고등어회가 비린내도 전혀 안 나고 맛있네요.

 

벽에 걸려 있는 시계를 보니 벌써 자정이 넘었습니다. 한솔이는 졸음이 막 쏟아지려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와 와인을 한 잔 더 마십니다. 반가운 손님과 함께 한 잔 마시니까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밤이 너무 늦어서 이젠 자리를 정리하기로 합니다. 박 작가와 한솔이를 손님방에 재우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꿈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는 까아만 밤의 세계로.....

 

 

2005년 10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