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토리 켄(鳥取県) 요나고 시(米子市) 가쿠반 쵸(角盤町) 4쵸메(丁目)에 있는 샤부샤부(しゃぶしゃぶ), 스시(寿司, 초밥), 와쇼쿠(和食, 일식) 요리 전문식당 '카이오(海王)'에서 점심을 먹고 나니 일본에서의 마지막 일정 하나만 남았다. '나만의 나무 젓가락 만들기 체험'을 하기 위해 구라요시 시(倉吉市) 코우(国府)에 있는 니치요 코우보(日曜工房)로 향했다.
니치요 코우보(日曜工房, 출처 나시노하나5 블로그)
니치요 코우보는 한적하고 조용한 코우 마을 논바닥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도 아마 패키지 여행객들이 아니면 잘 오지 않는 곳일 듯했다. 이날도 '나만의 나무 젓가락 만들기 체험'을하러 온 사람들은 우리밖에 없었다.
니치요 코우보는 2012년 4월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우리 말로는 일요공방이다. 일요공방이라는 이름으로 보아 주말에만 체험 손님들을 받는 듯했다. 여기서는 목공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목공예를 즐길 수 있다. 체험비는 1시간에 700엔(한화 약 7,000원)이다.
니치요 코우보(日曜工房, 출처 니치요 코우보 페이스북)
나무 젓가락의 재료는 은행나무다. 은행나무의 꽃말은 '진혼, 정적, 장엄, 장수, 정숙'이다. 일본에서도 은행나무는 장수를 상징하는 나무라고 한다. 일본인들은 '건강 장수'를 축수할 때 은행나무로 만든 젓가락을 선물한다고 한다. 은행나무는 잘 부러지지 않고, 깎기도 쉬워 젓가락 재료로도 안성맞춤이다.
나무 젓가락 만들기
니치요 코우보(日曜工房)에서 만든 은행나무 젓가락
나무 젓가락을 만드는 과정은 동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너무나 쉬웠다. 너무 쉬워서 초등학생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대패질 몇 번 한 뒤 사포질을 하여 매끈하게 다듬었다. 시간이 남아서 나무 젓가락을 하나 더 만들었다. 다 만들고 나서 젓가락 끄트머리에 전기인두로 '林山'과 영문 이름 머릿글자 'L.J.H'를 새겼다. 니스칠을 해서 말리면 모든 과정이 끝이었다. 이렇게 해서 나만의 젓가락이 탄생했다.
미호 히코죠(美保飛行場)에서 바라본 다이센(大山)
나무 젓가락 만들기 체험을 마치고 전세 버스에 올라 미호 히코죠(美保飛行場)로 향했다. 미호 히코죠는 요나고 구코(米子空港), 요나고키타로 구코(米子鬼太郎空港)라고도 한다. 공항에 내려서 그동안 우리를 태우고 다닌 전세 버스 기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공항은 한가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 탑승을 하기 위해 통로로 나가자 남동쪽으로 산마루에 흰 눈을 인 다이센(大山, 1,729m)과 주고쿠 산먀쿠(中國山脈)가 한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비행기는 하늘로 날아올라 한국으로 향했다. 이로써 3박4일 동안의 일본 여행은 모두 끝났다.
방사능 위험만 아니라면 일본은 내가 여행하기에 아주 좋은 나라다. 음식도 입에 잘 맞고, 역사 유적도 잘 보존되어 있다. 불량식품도 거의 없고, 바가지 요금도 없으며, 팁 문화도 없다.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때는 다이센을 한번 올라 보리라. さようなら美保飛行場~! さようなら鳥取~! さようなら日本~! 今度また会いましょう.
2018. 12. 25.
'역사유적 명산 명승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사 김정희의 묵향을 찾아가는 여행 3 - 추사고택 사랑채 (0) | 2019.04.05 |
---|---|
추사 김정희의 묵향을 찾아가는 여행 2 - 추사고택 솟을대문과 사랑채 (0) | 2019.04.03 |
요나고시(米子市) 해산물 요리 전문식당 '카이오(海王)'를 찾아서 (0) | 2019.04.02 |
구라요시시(倉吉市) 아카가와라(赤瓦) 마을 시라카베도조군(白壁土蔵群)을 찾아서 (0) | 2019.03.30 |
돗토리(鳥取) 20세기배 기념관(二十世紀梨記念館)을 찾아서 (0) | 2019.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