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는 한국의 국화(國花)이며, 나라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은 무궁화이다. 하지만 강효백은 자신의 저서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조현래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서 이 주장이 친일파 또는 친일 잔재의 척결이라는 과잉 목적의식이 현실과 실제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비판한다. 박정희 정권이 무궁화를 권위주의와 국가의 상징으로 과도하게 선전한 것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조현래는 주장한다. 두 사람의 논쟁이 국민들로 하여금 무궁화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林 山>
■ ['두 얼굴의 무궁화' 비판(21)] 일본 문헌을 통해 살펴 보는 '무궁화'
[두 얼굴의 무궁화] 구한말 갑자기 일본의 신화(神花) 무궁화를 한국의 국화로 '무궁'하게 부랴부랴 날조하려다 보니 한국인에게 극히 생경하고 한국사에 극히 희소한 무궁화에 역사조작을 '무궁'하게 허겁지겁하다 보니 어느새 '무궁화'로 불리게 되었다.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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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 check》 : '무궁화'라는 이름이 구한말에 날조한 이름이라고? -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 오노란잔의『본초강목계몽』은 '無窮花木'(무궁화목)을 한국명으로 기록했다!
-오노란잔(小野蘭山, 1729~1810)은 일본 에도시대의 본초학자(本草學者)로서 일본에 분포하는 약초 식물을 일일이 관찰하고 실험하여 정리하였으며, 일본에서는 '일본의 린네'라 불리우기도 한다.
-오노란잔의 제자들이 스승의 강의 내용을 정리하여 발간한 『본초강목계몽(本草綱目啓蒙)』(1803)은 중국의 이시진(李時珍)이 저술한『본초강목(本草綱目)』(1596)을 기본으로 하여 개량한 것으로, 중국의『본초강목』과 우리나라의 『동의보감(東醫寶鑑)』(1613)과 함께 동북아 3대 본초학서로 분류되기도 한다.
-오노란잔의 『본초강목계몽』은 우리의 옛 문헌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1433), 『촌가구급방(村家救急方)』(1538) 및 『동의보감(東醫寶鑑)』(1613)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으며 곳곳에 해당 문헌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오노란잔은 『본초강목계몽』 제32권 목지3 관목류에서 '木槿'(목근)을 다루면서, '無窮花木'(무궁화목)이 '木槿'(목근)을 일컫는 조선의 이름이라는 점을 명기했다.
-'無窮花木'(무궁화목) 아래에 명기된 '鄕藥本草'(향약본초)는 우리나라의 『향약집성방』에서 약재를 모아둔 부분(전체 85권 중 제76권~제85권에 해당하는 부분)을 일컫는 명칭이다.
-실제로 우리의『향약집성방』(1433)의 제80권 本草木部(본초목부)는 '木槿'(목근)에 대해 鄕名(향명=우리의 이름)을 '無窮花木'(무궁화목)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당시는 한글 창제(1446년) 이전의 시기이므로 '無窮花木'(무궁화목)은 이두식 차자표기로 '무궁화나모'를 표기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남풍현, 「향약집성방의 향명에 대하여」, 『진단학보』87(1999), p.179 참조.
-木槿(목근)에 대한 우리 이름이 '無窮花木'(무궁화나모)라는 것은 일본인 오노란잔도 이미 19세기 초에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 참고(1) : 木槿(목근) 또는 槿花(근화)에 대한 우리 이름이 무궁(화)로 정착된 것은 『동국이상국집』(1241)과 『향약집성방』(1433)을 통해 명백히 확인되는 사실이다. 반면에 『본초강목계몽』에 따르면, 일본은 1803년에도 여전히 'ムクゲ'(무쿠게)를 여러 이름 중에 하나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것도 교토(京都) 지역에서 부르던 방언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일본어 '天壤無窮'(천양무궁)에서 우리말 '무궁화'가 유래되었다(p.254)는 헛소리라는 말인가?
▒ 참고(2) : 아래『본초강목계몽』의 내용이 믿어지지 않는다면, 일본의 '平凡社'(평범사)라는 아주 정평있는 출판사에서 『本草綱目啓蒙』(본초강목계몽)을 원본 그대로 책으로 엮어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 저팬(amazon japan)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무궁화에 대한 해당 부분은 小野蘭山, 『本草綱目啓蒙3』, 平凡社(2008), p.65에 있다. 확인해 보시라.
▒ 참고(3) : 『두 얼굴의 무궁화』, p.96은 부상=일본=무궁화라는 헛소리를 하고 있지만, 오노란잔은 '木槿'(목근=무궁화)과 '扶桑'(부상=하와이무궁화)이 전혀 다른 식물이라는 점을 명기하고 있다. 일본인도 바보가 아니며 무궁화와 하와이무궁화를 구별하지 못하는 그런 헛된 주장은 하지 않는다.
▷다찌바나 요시시게의 『ムクゲ』는 일본명 ムクゲ(무쿠게)가 한국 이름 '無窮花'(무궁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았다.
-다찌바나 요시시게(立花吉茂, 1926~2005)는 교토대학(京都大学)에서 무궁화가 속한 히비스쿠스속(Hibiscus)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일본에서 히비스쿠스속(Hibiscus) 식물에 관해 가장 권위있는 학자로 통하고 있다.
-그는 무궁화에 관한 연구를 집대성한 立花吉茂,『ムクゲ』, 淡交社(1989)를 발간하였는데, 무궁화에 대해 가장 권위있는 학술 서적 중의 하나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일본명 ムクゲ(무쿠게)가 한국의 無窮花(무궁화)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ムクゲ(무쿠게)라는 이름은 한국의 '무궁화' 또는 '無窮花'에 비해 훨씬 후대에 나타나고,『본초강목계몽』과 같은 권위있는 일본의 본초학서에서도 한국명 '無窮花'(木)를 기록하기도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론 일본인 식물학자 모두가 그와 견해를 같이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본에서 무궁화에 대해 가장 권위있는 학자가 그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는 것도 아니고 구한말에 일본의 신화(神花)인 꽃을 날조하여 '무궁화'로 불리게 되었다는 헛소리라는 말인가?
[むくげの由来] 무쿠게의 유래 ムクゲ(木槿·無窮花)は古くから庭木として親しまれてきた。 和名のムクゲは, 漢名の[木槿]が訛ってモクキン, モクキ, モクゲ, ムクゲとなったといわれているが, これを国花として尊ふ韓国の[無窮花(ムキュウゲ)]がムクゲとなった,と考えるのが妥当であろう。 ○ 번역 무쿠게(목근·무궁화)는 예로부터 정원수로서 사랑을 받아왔다. 일본명 무쿠게는 중국명 木槿(목근)이 와전된 모쿠킨, 모쿠키, 모쿠게, 무쿠게로 되었다고 하지만, 이 꽃을 나라꽃으로서 숭상하는 한국의 無窮花(무궁화)가 무쿠게로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
立花吉茂,『ムクゲ』, 淡交社(1989), p.6 참조
《결론》 : 개그는 개그일뿐이라지만,
▷요시다 소인(吉田松陰)이 저승에서 일본내각에 긴급히 다음과 같이 타전(打電)했다.
-한국의 무궁화를 일본의 꽃으로 만들기 위해 보낸 간쟈(かんじゃ, 間者)가 실력이 너무 형편없어 금새 들통이 났으므로 하루빨리 본국으로 송환하기 바람.
▒ 참고(4) :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1830~1859)은 일본 나가토국(현재 야마구치현) 출신으로 에도막부 말기의 사상가이자 교육자로 천황 체제의 메이지유신에 대한 이론을 기초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유수록(幽囚錄)』이라는 저서를 통해 조선을 정벌하자는 정한론(征韓論)과 대동아공영론(大東亞共榮論) 등을 주창하여 일본의 제국주의 팽창에 큰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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