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삼복더위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즐겨 먹는 보양식에 보신탕과 삼계탕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삼계탕은 어린 닭에 찹쌀, 인삼, 황기, 대추, 밤, 마늘 등을 넣어서 푹 고아낸 음식입니다. 그러면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음식인 삼계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삼복더위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체력소모가 많게 됩니다. 그래서 피로가 누적되고 입맛도 잃게 되기 십상이지요. 이럴 때는 소화도 잘 되면서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닭고기만 하더라도 고단백 식품으로 맛과 영양이 풍부하여 체내의 부족한 양기를 북돋아주는 건강식품입니다. 또한 인삼, 황기, 대추, 마늘 등도 모두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더운 여름에 하필 더운 음식인 삼계탕을 먹어야 할까요? 그것은 덥다고 찬 음식만 찾다 보면 위장과 간장의 리듬이 깨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고나 할까요? 냉면이 겨울음식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여름철에는 바깥의 상승된 기온 때문에 체온도 함께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피부 근처는 다른 계절보다 20∼30% 많은 혈액이 모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체내의 위장과 근육에서의 혈액순환이 잘 안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체온이 체외로만 몰리게 되므로 상대적으로 체내의 온도가 떨어지게 되지요. 이렇게 서늘해진 체내를 덥혀 줄 수 있는 좋은 음식이 바로 따뜻한 성질을 가진 삼계탕입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닭고기가 보양(補陽), 보익(補益)하는 효능이 있어 속이 차가워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닭고기는 독이 약간 있으나 허약한 것을 보하는데 좋기 때문에 식이요법에 많이 쓴다. 그러나 풍(風)이 있는 사람과 뼈에 열이 있는 사람(患骨熱人)에게는 좋지 않다.'라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누구에게나 다 좋은 것은 아니란 말이지요.
삼계탕을 끓일 때 주의할 것은 혈압이 높은 사람은 되도록 인삼을 넣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인삼이 열과 기(氣)를 북돋아 주기 때문입니다. 닭의 기름 부위와 껍질도 완전히 제거하고 끓이도록 하고, 끓이면서 떠오르는 기름도 걷어내야 합니다. 또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피부기능을 강화시키면서 땀이 새어나가는 것을 방지해 주는 황기를 넣는 것이 좋습니다. 위나 장이 약한 사람은 소화를 돕는 찹쌀과 위장을 따뜻하게 하는 마늘을 평소보다 좀 넉넉하게 넣는 것이 좋습니다. 탈수증세가 있는 사람은 진액을 보충해 주는 오미자, 입맛이 없고 기운이 없는 사람은 대나무잎과 황기, 미꾸라지를 함께 넣어 끓이면 아주 좋습니다.
삼계탕은 무더운 여름철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대표적인 보양음식이며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한국음식입니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 같아서는 불쾌지수도 상당히 올라가게 마련입니다. 이럴 때 '이열치열'이라는 말처럼 뜨거우면서도 영양만점인 삼계탕을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찬 음식을 먹는 것보다 땀을 흘리면서 삼계탕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개운하면서도 속이 든든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004년 8월 3일
**충주 예성신문에 실렸던 글의 원고임**
자료제공-장수건강마을 충주 임종헌한의원 http://cafe.daum.net/leemsan-ga
'한의학 의학 건강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암 말기환자 치료기 (0) | 2006.10.26 |
---|---|
여보, 차라리 나가서 죽어요! (0) | 2005.06.15 |
올 겨울 독감 탈출기 (0) | 2005.03.17 |
건강생활을 위한 알기쉬운 민간요법 (0) | 2004.12.24 |
기적을 일으키는 침과 뜸 이야기 (0) | 2004.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