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965

금불초(金佛草)

2012년 8월 19일 백두산(白頭山)에 올라 하늘연못(天池)을 본 다음 두만강 (豆滿江)을 보기 위해 지린성(吉林省) 옌볜조선족자치주(延边朝鲜族自治州) 투먼시(图们市)로 향했다. 소형 버스는 엔진을 식히기 위해 백두산 동쪽 산기슭 허룽시(和龙市) 어드메쯤에 있는 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었다. 동행하는 여행객들이 쉬는 동안 짬을 내어 휴게소 뒤편 산기슭을 돌아보았다. 산기슭에는 때마침 노오란 금불초(金佛草) 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금불초를 옌볜조선족자치주 백두산 기슭에서도 만나니 한편 반가우면서도 기분이 묘했다. 허룽시는 지린성 동남부, 연변조선족자치주 남부, 백두산 동쪽 기슭, 투먼강(图们江) 상류 북안(北岸)에 자리잡고 있다. 허룽시에는 해발 1,000m가 넘는 산봉우리가 56개나 있다. 최고봉은 서북..

야생화이야기 2020.12.11

방가지똥 '정(情)'

일터가 가까운 곳에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할 때 주로 걸어서 다닌다. 2020년 8월 28일 아침에 출근하는데, 도로변 공터에 노란색 꽃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방가지똥이었다. 방가지는 방아깨비의 사투리다. 방가지똥의 줄기를 자르면 유백색의 즙이 나온다. 일설에는 방가지똥의 줄기나 잎을 꺾을 때 나오는 하얀색 즙이 방아깨비가 위험에 처했을 때 배설물이 나오는 것과 같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하지만 듣는 방가지똥은 기분이 나쁠 것도 같다. 방가지똥은 초롱꽃목 국화과 방가지똥속의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풀이다. 북한에서는 방가지풀이라고 부른다. 꽃말은 '정(情)'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 등재된 방가지똥의 학명은 손쿠스 올레라케우스 린..

야생화이야기 2020.12.09

닭의장풀 '짧았던 즐거움'

2020년 8월 27일 아침 출근길에 충주시 연수동 주공아파트 1단지를 지나는데, 문득 하늘색으로 피어난 닭의장풀 꽃이 눈에 들어왔다. 닭의장풀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야생화로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뒤로 살짝 제껴진 진청색 꽃잎과 하얀 수술대 끝에 달린 황금색 수술에 마음을 뺏기게 된다. 닭의장풀은 닭장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닭과 관련된 이름임을 알 수 있다. 닭의장풀 꽃은 언뜻 보아도 가녀린 느낌을 주는 꽃이다. 꽃도 하루만 지나면 시들어 버린다. 그래서 꽃말 가운데 '짧았던 즐거움'도 있다. 닭의장풀은 닭의장풀목 닭의장풀과 닭의장풀속의 한해살이풀이다. 닭의장풀을 달개비, 닭의밑씻개라고도 한다. 북한에서..

야생화이야기 2020.12.08

부처꽃

2006년 6월 30일 충주시 교현동 부강아파트 화단에서 부처꽃을 처음 만났을 때는 이름 때문인지 특이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부처꽃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나중에 알게 됐다. 부처꽃은 옛날 음력 7월 15일 백중날에 부처님께 이 꽃을 바쳤던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이후 2015년 8월 10일 백두대간 함백산 만항재 천상의 화원에서 부처꽃을 다시 만났을 때는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2020년 8월 22일 부여 궁남지를 찾았을 때도 부처꽃을 만났다. 하지만 궁남지에서 만난 부처꽃은 털부처꽃이었다. 이때 부처꽃 유사종에 털부처꽃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부처꽃은 도금양목 부처꽃과 부처꽃속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리스룸 안셉스 (쾨네) 마키노[Lythrum anceps (Koehne) M..

야생화이야기 2020.12.07

수련(睡蓮) '당신의 사랑은 알 수 없어요'

작은 연못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식물은 무엇일까? 단연 수련(睡蓮)이 아닐까 한다. 잔잔한 연못에 한 송이의의 수련이 피어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할 수 있다. 수련의 아름다움은 부안 내소사(來蘇寺)에서도 보았고, 백제(百濟) 사비시대(泗沘時代)의 궁원지(宮苑池)인 부여 궁남지(宮南池)에서도 보았다. 수련 하면 떠오르는 화가가 있다. 바로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다. 모네는 수련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가장 잘 그려낸 화가다. 모네는 1883년 파리에서 약 100킬로미터 떨어진 시골 마을 지베르니에 연못이 있는 정원을 꾸며 놓고 여생을 보내면서 죽는 날까지 시시각각 달라지는 연못과 수련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모네..

야생화이야기 2020.12.04

미국부용(美國芙蓉)

2020년 8월 22일 주말을 맞아 궁남지(宮南池)를 찾았다. 궁남지는 연꽃 철이 한참 지난 뒤여서 끝물 몇 송이만 눈에 띄었다. 연지(蓮池) 길가에는 미국부용(美國芙蓉)도 개화 시기가 지났는지 몇 송이만 남아 마지막 꽃을 활짝 피워 올리고 있었다. 화려하면서도 기품이 있는 꽃이었다. 8년 전 2012년 7월 궁남지에 왔을 때 미국부용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동안 새로 심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부용이라도 피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많이 서운할 뻔했다. 미국부용은 아욱목 아욱과 무궁화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두 가지다. 국제표준식물명은 히비스커스 모스케토스(Hibiscus moscheutos),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히비스커스 오쿨리로세우스 브리튼(Hibiscus oculiroseu..

야생화이야기 2020.12.03

빅토리아 아마조니카

2020년 8월 22일 주말을 맞아 궁남지(宮南池)를 찾았다. 궁남지는 연꽃 철이 한참 지난 뒤여서 끝물 몇 송이만 눈에 띄었다. 궁남지 한켠의 연못에는 방석이 물에 떠 있는 것처럼 잎이 커다란 큰가시연꽃이 자라고 있었다. 8년 전 2012년 7월 궁남지에 왔을 때 큰가시연꽃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봐왔던 큰가시연꽃을 직접 보기는 처음이었다. 궁남지 큰가시연꽃은 잎의 전두리로 볼 때 빅토리아 아마조니카(Victoria amazonica)였다. 큰가시연꽃은 아직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등재되지 않은 식물이다. 빅토리아 아마조니카는 수련목(睡蓮目, Nymphaeales) 수련과(Nymphaeaceae) 빅토리아속(Victoria)의 한해살이 또는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다. 학명은 종명..

야생화이야기 2020.12.02

물양귀비

2020년 8월 22일 주말 연꽃을 보기 위해 궁남지(宮南池)를 찾았다. 하지만 궁남지는 연꽃 철이 한참 지난 뒤여서 끝물 몇 송이만 눈에 띄었다. 궁남지 한켠에는 물양귀비가 자라고 있었다. 물양귀비는 아직 꽃이 활짝 피지 않고 꽃봉오리만 맺혀 있는 것이 아쉬웠다. 물양귀비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등재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이 분명했다. 물양귀비는 택사목(Alismatales) 택사과(Alismataceae) 물양귀비속(Hydrocleys)의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다. 학명은 히드로클레이스 님포이데스(Hydrocleys nymphoides)이다. 영어명은 워터 파피(Water Poppy), 중국명은 수이진잉(水金英)이다. 꽃이 양귀비를 닮았고, 물에 산다고 해서 물양귀비라는 이름이..

야생화이야기 2020.12.01

물무궁화

2020년 8월 22일 주말 연꽃을 보기 위해 궁남지(宮南池)를 찾았다. 하지만 궁남지는 연꽃 철이 한참 지난 뒤여서 끝물 몇 송이만 눈에 띄었다. 궁남지에서 연꽃 대신 만난 꽃은 물옥잠이었다. 키가 큰 연꽃 꽃대와 잎줄기 아래에는 바야흐로 물옥잠이 제철을 만나기라도 한 듯 자주색 꽃들을 피워 올리고 있었다. 물옥잠 주변에는 선홍색의 큰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낯선 꽃이었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등재되지 않은 식물이었다. 모양은 접시꽃이나 무궁화와 비슷했지만, 크기는 그들보다 훨씬 컸다. 수소문한 끝에 이 식물의 이름이 물무궁화라는 것을 알았다. 물무궁화는 아욱목(Malvales) 아욱과(Malvaceae) 무궁화속(Hibiscus)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히비스커스 콕치네..

야생화이야기 2020.11.29

물옥잠

2020년 8월 22일 주말이었다. 불현듯 부여 궁남지 연꽃이 보고 싶어졌다. 연꽃 철이 지났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궁남지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했다. 여직원이 받았다. '궁남지 연꽃이 아직 피어 있나요?'라고 묻자 여직원은 '그럼요. 아직도 많이 피어 있어요.'라고 말했다. 오후 1시 진료를 마치자마자 점심을 간단히 먹은 다음 부여 궁남지를 향해 차를 몰았다. 충주에서 궁남지까지는 170여km, 차로 2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였다. 하지만 가슴은 2012년 7월 12일 보았던 궁남지 연꽃의 장관을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으로 설렜다. 2시간 정도를 달려 드디어 궁남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기대했던 연꽃은 거의 다 지고 겨우 몇 송이만 남아 있었다. 궁남지 관리사무소 여직원..

야생화이야기 2020.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