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봉
매발톱나무꽃
백두대간과 천불동
중청봉 정상에는 레이더 기지가 있어서 접근이 불가능했다. 전국 명산 고봉의 아름답고 멋진 경치를 망치는 군사기지들을 철거하거나 옮길 수는 없을까? 중청봉 기슭에는 매발톱나무의 노란 꽃이 피어 있었다.
소청봉과 대청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대청봉을 바라보았다. 대청봉은 이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중청대피소 들마루에는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었다. 대청봉 해돋이를 보려고 중청대피소에서 하루 묵을 사람들로 보였다.
중청대피소에서 희운각대피소와 무너미고개를 내려다보았다. 가야동계곡은 중청봉과 대청봉에서 발원하여 공룡릉과 용아릉 사이를 흘러 수렴동계곡에서 구곡담계곡과 만난다.
중청봉
백두대간 공룡능선과 천불동
중청봉, 소청봉
백두대간 종주로 입구
대청봉 털진달래
대청봉 정상표지석
양양군 서면 오색리 산 1번지 표지석
樂山樂水 표지석
대청봉에서 필자
대청봉에서 바라본 서북능선
백두대간 공룡능선과 천불동
화채능선과 천불동
대청봉에서 바라본 점봉산
중청봉을 떠나 대청봉을 오르다가 털진달래꽃을 만났다. 털진달래도 이젠 끝물이었다. 대청봉 정상 가까이 올랐을 때 '출입금지' 표지판을 발견하고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백두대간을 순례하던 나는 2001년 7월 7일 대청봉에 올랐다가 바로 저 표지판 뒤로 난 능선길을 타고 희운각대피소까지 내려갔었다. 백두대간 순례자들에게는 저 표지판이 결코 잊을 수 없는 장소이리라.
마침내 설악의 대청봉 정상에 올라섰다. 대청봉에 서서 점봉산을 지나 한계령을 건너뛰어 삼거리봉에서 서북능선과 만난 백두대간이 대청봉을 향해 치달려오고 있었다. 백두대간은 대청봉에서 화룡점정(畵龍点睛)을 찍은 다음 무너미고개까지 곤두박질치듯이 내려갔다가 다시 공룡능선의 신선대로 치달아올라 천화대 노인봉-1275봉-큰새봉-나한봉-마등령을 지나 황철봉으로 장쾌하게 뻗어가고 있었다.
백두대간 공룡능선은 서쪽의 가야동계곡과 동쪽의 천불동(千佛洞)을 가르는 분수령이다. 공룡능선과 화채능선 사이 천 분의 부처님이 선정에 드신 천불동을 경건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화채봉(華彩峯, 1,256m)-칠성봉(七星峰, 1,077m)-집선봉(集仙峰, 920m)을 지나 권금성(權金城, 873m)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은 지금 휴식년제로 묶여 있다. 화채능선 휴식년제가 빨리 좀 해제되기를 희망한다.
대청봉에서 무너미고개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오른쪽 계곡은 건폭골이다. 건폭골에서 발원하는 천불동은 설악 제일의 계곡이다. 건폭골은 1969년 이 계곡에서 동계등반훈련을 하던 산악인 10명이 눈사태에 희생된 이후 '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린다.
마등령 동쪽 능선에는 세존봉(世尊峰), 그 아래 비선대(飛仙臺)에는 장군봉(將軍峰)이 솟아 있었다. 천불동 건너편으로는 울산바위(蔚山岩, 780m)와 달마봉(達摩峰, 635m)이 솟아 있었고, 그 너머로 속초 시내가 아스라이 보였다.
지리산에서 치달려와 설악산 삼거리봉에서 서북능선과 만난 백두대간은 바로 여기 대청봉을 지나 휴전선을 넘어 북한의 금강산을 거쳐 백두산(白頭山, 2,750m)으로 뻗어간다. 대청봉 산마루에 서서 나는 우렁차게 고동치는 백두대간의 맥(脈)을 느꼈다. 백두대간의 맥을 느끼는 순간 내 가슴 속 저 밑에서부터 감동 비슷한 것이 치밀어 올랐다.
백두대간과 장백정간(長白正幹), 그리고 13정맥(正脈)은 한반도를 하나의 맥으로 이어주고 있다. 맥이 끊어지면 생명도 끊어지는 법이다. 휴전선으로 갈라져 인맥도 산맥도 끊긴 남과 북은 그래서 어느 쪽도 온전한 나라라고 할 수 없다. 남과 북의 인민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그 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바란다.
2015.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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