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양양산 송이향을 맡다

林 山 2015. 10. 2. 15:28

양양산 송이


추석을 앞두고 차례상에 올릴 제수(祭需)를 마련하러 풍물시장에 나갔다가 양양산 송이 상품 1kg을 25만원 주고 사왔다. 전에도 여러 번 송이를 샀다가 근량이 모자란 적이 있는지라 계량을 해보라고 했다. 상인은 송이를 포장된 채로 저울에 올려 놓았다. 그래가지고 어떻게 송이의 실제 무게를 잴 수 있다는 말인가! 어이가 없어서 송이의 무게가 1kg이 확실하냐고 묻자 상인은 그렇다고 했다. 상인의 말을 믿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저울로 무게를 재보니 송이는 955g 밖에 안 되었다. 상자 안에는 총 17개의 송이가 들어 있었다. 이동 시간이 몇 시간 이상 걸렸다면 이해를 할 수도 있겠지만 시장에서 집까지는 차로 10분 남짓의 거리였다. 단 몇 분 사이에 45g이나 무게가 줄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45g이면 송이 반 개 내지 한 개에 해당하는 무게이고, 값으로 따져도 적지 않다. 


상인의 말을 믿었던 터라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버스 지나간 뒤에 손을 흔들어 봐야 아무 소용도 없는 일 아닌가!


어찌됐건 올해 처음 구경하는 송이다. 올해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송이가 흉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 기을에도 송이향을 맡을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2015.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