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 세정사계곡에 앵초와 홀아비바람꽃이 피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 조곡골로 향했다. 길가에는 발그레한 복사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예봉산 산기슭의 산벚꽃은 이제 한창이었다.
예봉산 세정사
예봉산 세정사계곡
조곡골을 따라 올라가면 예봉산에서 북동쪽으로 흐르는 계곡의 끝에 세정사(世淨寺)가 있다. 이 계곡을 세정사계곡이라고 한다. 세정사는 운길산 세정사라고도 하고, 예봉산 세정사라고도 한다. 예봉산과 운길산 중간쯤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정사는 예봉산 기슭에 있으니 예봉산 세정사라고 하는 것이 맞다.
앵초
앵초
앵초
앵초
앵초(櫻草)는 앙증맞고 이쁜 꽃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했다. 앵초는 앵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Primula sieboldii E. Morren이다. 주로 냇가 부근 습지에 자란다.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동북부, 일본, 러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꽃 모양이 마치 앵두와 같다고 해서 앵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꽃말은 ‘행복의 열쇠, 가련’이다.
뿌리줄기는 짧고 옆으로 비스듬히 서며 잔뿌리가 내린다. 잎은 뿌리에서 뭉쳐난다. 잎몸은 난형 또는 타원형이고 앞면에 주름이 진다. 잎 가장자리는 얕게 갈라지고 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올라와 홍자색 또는 드물게 흰색으로 핀다.
앵초속 식물들은 고산지대나 고위도지역에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이다. 앵초는 사람의 간섭과 이형 암술대를 갖는 꽃의 특성으로 인해 수분 매개자의 변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일본에서는 앵초 자생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곳도 있다.
앵초의 어린순은 나물로 식용한다. 앵초의 뿌리에는 사포닌이 들어 있다. 유럽에서는 뿌리를 포함한 전초를 감기, 기관지염, 백일해 등에 진해거담제로 사용해 왔다. 신경통, 류머티스 관절염, 통풍에도 사용한다. 한의사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의 앵초류는 10종류가 있다. 앵초 외에 산지의 냇가와 숲 속에서 자라고 잎이 거의 둥근 큰앵초(P. jesoana), 높은 산 위에서 자라는 설앵초(P. modesta var. fauriae), 잎이 작고 뒷면에 황색 가루가 붙어 있는 좀설앵초(P. sachalinensis) 등이 있다. 큰앵초는 잎이 손바닥 모양으로 얕게 갈라져서 당단풍나무의 잎처럼 생겼다. 앵초와 큰앵초는 잎 모양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재배하는 외래종은 속명(屬名)을 그대로 사용하여 ‘프리뮬러’라고 한다.
홀아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홀아비바람꽃은 이제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홀아비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Anemone koraiensis Nakai이다. 원산지는 한국으로 경기도와 강원도의 높은 산이나 숲 속 깊은 곳에서 자란다.
뿌리는 굵고, 끝에 몇개의 비늘 같은 조각이 있다. 뿌리에서 1~2개의 잎이 나오는데, 잎몸은 5갈래로 갈라진 손바닥 모양이다. 꽃은 4월~5월에 꽃줄기가 원줄기에서 1개 나와 끝에 1개의 흰색 꽃이 위를 향해서 핀다. 꽃대가 하나이므로 홀아비바람꽃이라고 한다.
피나물꽃
피나물꽃
피나물꽃
피나물꽃도 바야흐로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피나물은 양귀비과 피나물속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Hylomecon vernalis Maxim.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 백암산 이북의 숲 속에서 자라며, 중국 만주와 우수리강 등 동아시아에 넓게 분포한다.
피나물의 줄기는 매우 연약하다. 뿌리잎은 잎자루가 긴 깃꼴겹잎으로 줄기와 길이가 비슷하다. 작은 잎은 5~7장이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줄기잎은 어긋나며, 작은 잎 3~5장으로 된 겹잎이다. 줄기와 잎을 자르면 노란빛이 도는 붉은 즙이 나오는데, 마치 상처에서 피가 나오는 것처럼 보여서 피나물이란 이름이 붙었다. 꽃은 4~5월에 줄기 끝 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1~3개씩 노란색으로 핀다. 꽃받침잎은 2장이다. 꽃잎은 보통 4장인데, 마주난 2장이 조금 더 크다. 꽃이 일찍 떨어진다.
피나물속은 전 세계에 피나물과 매미꽃 2종 밖에 없다. 피나물은 매미꽃(Koreanomecon hylomeconoides Nakai)과 비슷해서 노랑매미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하청화(荷靑花), 여름매미꽃이라고도 한다. 매미꽃과 비교해서 피나물은 잎을 단 줄기가 있고, 꽃이 일찍 피며, 유액이 붉은색이다. 매미꽃은 6~7월에 꽃이 핀다. 피나물은 같은 양귀비과의 애기똥풀(Chelidonium majus L. var. asiaticum (H. Hara) Ohwi)과도 꽃 모양과 색이 비슷하다. 그러나, 애기똥풀의 유액은 노란색이다.
피나물은 봄에 어린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독성이 있으므로 함부로 먹어서는 안된다. 피나물의 뿌리를 생약명 하청화근(荷靑花根)이라고 하여 약용한다. 피나물에는 벤조펜안트리딘 계열의 알칼로이드(benzophenanthridine alkaloids)가 많이 들어 있어 항염증, 진정제, 항균, 항종양 등의 효능이 있다.
금붓꽃
노오란 금붓꽃도 피었다. 금붓꽃은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Iris savatieri이다. 한국 특산종으로 경기도 등 우리나라 중부, 만주에 분포한다. 꽃말은 황금색의 꽃이 봄소식을 알린다 해서 '기쁜 소식'이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뻗고, 수염뿌리는 황백색으로 가늘고 길게 뭉쳐난다. 키는 10~15cm 정도까지 자란다. 뿌리에서 3~4개의 잎이 나온다. 꽃은 4∼5월에 줄기 끝에 있는 2개의 초포(齧苞) 사이에서 길고 가는 꽃대가 나와 그 끝에 한 송이가 노란색으로 핀다. 3개의 수술은 암술대 뒤에 숨어 있고, 암술대는 끝이 2개로 갈라지는데 그 뒷면에 암술머리가 있다.
금붓꽃과 노랑붓꽃, 노랑무늬붓꽃은 이름과 모양이 비슷해서 혼동하기 쉽다. 노랑붓꽃은 금붓꽃에 비해 전체적으로 크며, 1개의 꽃줄기에서 2개의 꽃이 핀다. 금붓꽃의 꽃잎 뒷면이 연한 붉은갈색을 띤다면, 노랑붓꽃은 노란색이다. 노랑무늬붓꽃은 금붓꽃, 노랑붓꽃과 꽃 모양이 같지만 흰색의 꽃잎에 노란색 무늬가 있다.
족도리풀
족도리풀꽃도 제철을 만났다. 족도리풀은 왜 꽃이 땅에 바싹 붙어서 피는지 모르겠다. 꽃색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그런 색이다. 내가 모르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족도리풀은 쥐방울덩굴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Asarum sieboldii Miq.이다. 우리나가 각지의 산지에서 자자며, 일본과 중국에도 분포한다. 꽃말은 '모녀의 정'이다. 유사종으로는 뿔족도리풀(Asarum sieboldii var. cornutum)과 개족도리풀(Asarum maculatum Nakai)이 있다.
족도리풀의 키는 15~20cm 정도까지 자란다. 뿌리줄기는 마디가 많고, 옆으로 비스듬히 기며, 마디에서 뿌리가 내린다. 2개씩 나오는 잎은 심장 모양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은 4월에 잎 사이에서 나온 짧은 꽃대 끝에 1개의 꽃이 옆을 향하여 암자색으로 피핀다. 꽃잎, 꽃받침은 통처럼 생기고 끝이 3개로 갈라져서 약간 뒤로 젖혀진다. 수술은 12개이고 암술대는 6개로 갈라진다.
족도리풀의 뿌리를 한약명 세신(細辛)이라고 한다. 해표약(解表藥) 중에서 발산풍한약(發散風寒藥)에 속하는 세신은 발한(發汗), 거풍산한(祛風散寒), 통규지통(通竅止痛), 온폐화음(溫肺化飮), 거담진해(祛痰鎭咳)의 효능이 있어 감기, 두통, 기침, 가래, 천식, 기관지염, 전신통, 치통, 비염, 코막힘, 류마티스 관절염 등에 사용한다. 한의사들이 많이 처방하는 한약재 중 하나이다. 수족냉증(手足冷症, Cold Hands/Feet Syndrome, Autonomic imbalance)를 치료하는 한약인 당귀사역탕(當歸四逆湯)에도 세신이 들어간다. 필자도 자주 처방하는 한약재 중 한 가지가 바로 세신이다.
2016.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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