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965

꽃다지 '무관심(無觀心)'

꽃이 너무 작아서 또는 너무 흔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식물들이 있다. 꽃다지도 그런 식물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꽃다지가 일제히 피어 들판을 노랗게 물들이면 비로소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 꽃다지는 인간에게 매우 이로운 식물이다. 꽃다지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또, 꽃다지의 씨는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한약재로 쓰인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꽃다지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풍접초목(風蝶草目, Capparales) 십자화과(十字花科, 배추과, Brassicaceae) 꽃다지속(Draba)의 관속식물(管束植物)로 분류되어 있다. 관속식물(管束植物)은 관다발식물(vascular plant)..

야생화이야기 2021.03.26

큰개불알풀 '기쁜 소식(喜消息)'

진료를 하다가 잠시 짬이 나면 쉴 겸해서 종종 찾아가는 곳이 있다. 일터 바로 옆 교현동 주공아파트 풀밭이다. 100평 남짓한 풀밭에는 철따라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도 않는 풀꽃들이 피고 지곤 한다. 2021년 3월 23일 풀밭을 찾아갔더니 때마침 하늘색 큰개불알풀 꽃이 막 피어나고 있었다. ​ 큰개불알풀은 이름이 민망하다고 해서 사회 일각에서 큰봄까치꽃으로 개명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큰개불알풀이라는 이름이 뭐 어떤가!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에는 큰개불알풀이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Angiospermae)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현삼목(玄蔘目, Scrophulariales) 현삼과(玄蔘科, Scrophulariaceae) 개불알풀속..

야생화이야기 2021.03.26

서울제비꽃

2021년 3월 21일이었다. 주말을 맞아 강원도 평창 백운산 기슭으로 동강할미꽃을 만나러 갔다. 자생지에는 동강할미꽃뿐만 아니라 돌단풍 꽃도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동강할미꽃과 돌단풍 꽃을 만나고 나오는 길에 동강(東江, 조양강) 나루터로 내려가는 돌계단길에서 여러 송이의 꽃을 피워올린 제비꽃을 만났다. 동강에서 자라는 할미꽃은 동강할미꽃, 동강에서 자라는 제비꽃은 동강제비꽃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제비꽃 권위자는 서울제비꽃으로 동정(同定)했다. 동강에서 자라는 서울제비꽃은 처음 만났다. 서울제비꽃은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바이올라 서울렌시스 나카이(Viola seoulensis Nakai)이다. 영어명은 서울 바이올렛(Seoul violet)이다. 서울..

야생화이야기 2021.03.25

돌단풍 '생명력(生命力), 희망(希望)'

강원도 평창 백운산(白雲山)을 휘돌아가는 동강(東江)에 동강할미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풍문에 들려왔다. 2021년 3월 21일 주말을 맞아 만사 제쳐놓고 동강으로 향했다. 동강할미꽃은 생전 처음 만나는 야생화인지라 가슴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자생지에 만난 고우면서도 귀티가 타는 동강할미꽃은 감동 그 자체였다. 동강할미꽃이 왜 그렇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 동강할미꽃 자생지에는 때마침 돌단풍 꽃도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가을 산행을 할 때 깊은 계곡 바위틈에서 빨갛게 물든 돌단풍을 본 적은 많지만 꽃은 처음이었다. 하얀색의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송이를 이루면서 피어난 돌단풍은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국립생물자원관(국생관),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의 돌단..

야생화이야기 2021.03.25

동강할미꽃

2021년 3월 21일 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동강할미꽃을 처음으로 만니러 가는 날이었다. 바람은 강하게 불고 날씨마저 쌀쌀했다. 먼길을 달려가면서도 동강할미꽃을 만난다는 기대감으로 마음은 부풀어 올랐다. 자생지에 도착했을 때는 동강할미꽃이 이제 막 활짝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런 것을 두고 궁합이 맞는다고 할까!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바위 위에 뿌리를 박고 귀티가 나는 꽃을 피워올리는 동강할미꽃을 바라보노라니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저절로 일어났다. 동강할미꽃은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할미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펄서틸러 동당엔시스 Y.N.Lee & T.C.Lee(Pulsatilla tongkangensis Y.N.Lee & T.C.Lee)이다. 영어명은 동강 패스크-플라워(Donggang p..

야생화이야기 2021.03.23

목련(木蓮) '고귀(高貴), 자연애(自然愛)'

살다가 보면 까맣게 잊고 있던 이름이 불현듯 떠오를 때가 있다. 2021년 3월 19일도 그랬다. '목련(木蓮) 꽃이 필 때가 되었는데.....'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부리나케 일터 바로 옆 주공아파트 공터로 나가보니 아니나다를까 순백의 백목련(白木蓮) 꽃이 활짝 피어나기 시작했다. ​ 목련 꽃을 볼 때마다 박목월 시인의 시 '4월의 노래'에 김순애가 곡을 붙인 노래가 생각나곤 한다. 제목보다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배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라는 가사가 먼저 떠오른다. 이처럼 목련은 우리네 삶 가까이 자리잡은 나무가 되었다. ​ 목련(木蓮)은 나무(木)에 피는 연꽃(蓮)처럼 생긴 아름다운 꽃이라는 뜻이다. 옛사람들은 목련을 꽃망울이 붓처럼 생겼다고 해서 목필화(木筆花), 북쪽을 향해 핀다고 해..

야생화이야기 2021.03.23

진달래 '사랑의 기쁨'

2021년 3월 16일 점심시간에 일터 바로 옆 교현동 주공아파트에 들렀더니 관리사무소 화단에 연분홍색 진달래 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진달래 꽃을 보자 마음도 환하게 밝아오는 듯했다. 문득 어린 시절 고향집 뒷동산에 올라 동생들과 함께 진달래 꽃을 따먹던 추억이 떠올랐다. 봄이 되면 어머니는 참꽃을 넣은 지짐이를 만들어 주시곤 했다. 화전(花煎)은 이제 추억으로만 남은 음식이 되었다. ​ 고향 천등산(天登山, 807m) 인근에서는 진달래를 참꽃 또는 창꽃이라고 불렀다.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가난한 사람들은 진달래가 필 무렵이면 먹을 양식이 떨어져 굵주림에 직면하곤 했다. 배고픈 사람들은 진달래 꽃을 따먹으며 허기를 달랬으므로 '참 고마운 진짜 꽃'이란 뜻의 '참꽃'이란 이름을 붙였다. ​ 2001년..

야생화이야기 2021.03.18

복수초(福壽草) '영원한 행복(동양), 슬픈 추억(서양)'

너도바람꽃이 필 무렵 깊은 산 기슭에 샛노란색으로 피어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전령사(傳令使)가 있다. 바로 복수초(福壽草)다. 언젠가 눈이 많이 내린 해 남양주 천마산에서 눈 속에 노란 등불처럼 피어난 복수초를 본 적이 있다. 엄동설한을 이겨내고 눈 덮힌 대지를 뚫고 올라와 꽃을 피운 복수초는 바라보는 그 자체가 감동이다. 복수초는 미나리아재비목(Ranunculales) 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 복수초속(福壽草屬, Adonis)의 숙근성(宿根性) 여러해살이풀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는 눈색이속, 복풀, 애기복수초 등의 이명이 등재되어 있다. 북한명은 복풀(추천명), 복수초 등이 실려 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눈색이속이 비추천명으로 실려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

야생화이야기 2021.03.17

올괴불나무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천마산에 너도바람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풍문에 들려왔다. 2021년 3월 14일 주말을 맞아 천마산으로 꽃맞이 길을 떠났다. 돌핀샘을 향해 산길을 오르다가 갓 피어난 올괴불나무 꽃을 만났다. 꽃밥이 작고 앙증맞은 자홍색 구두를 신은 듯한 예쁘고 귀여운 꽃이었다. 1년 만에 다시 만난 올괴불나무 꽃이 몹시도 반가왔다. 올괴불나무는 생강나무와 함께 가장 이른 시기에 꽃을 피운다. 올괴불나무는 산토끼꽃목 인동과 인동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로니세라 프리플로렌스 바탈린(Lonicera praeflorens Batalin)이다. 영어명은 얼리-블루밍 허니서클(Early-blooming honeysuckle), 중국명은 자오화렌둥(早花忍冬), 일어명은 하야자키효우탄보쿠(ハヤザキヒョウタン..

야생화이야기 2021.03.16

산수유(山茱萸) '영원불멸(永遠不滅)의 사랑'

2021년 3월 11일 아파트 뒤뜰의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더니, 그와 동시에 노란 산수유(山茱萸) 꽃도 피기 시작했다. 지금쯤 구례군 산동면은 온통 노란색 물감을 쏟아 놓은 듯 산수유 꽃의 바다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 2007년 3월 중순 무렵 남도 순천의 조계산(曹溪山) 송광사(松廣寺)에 들른 적이 있다. 때마침, 송광사 도성당(道成堂) 담장에는 노오란 산수유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선암사(仙巖寺)에 들렀을 때는 매화(梅花)가 기억에 남았는데, 송광사는 산수유가 인상적이었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국생관)는 산수유를 현화식물문(顯花植物門, Anth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층층나무목(Cornales) 층층나무과(Cornaceae) 층층나무속(Cornus)의 ..

야생화이야기 2021.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