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965

변산바람꽃 '비밀스러운 사랑, 덧없는 사랑'

해마다 2월이 오면 가장 먼저 만나고 싶은 야생화가 있다. 바람꽃 중에서도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려주는 변산바람꽃이다. 가끔 눈속에 피어난 변산바람꽃을 만나기도 한다. 언땅을 뚫고 올라와 귀엽고 예쁜 꽃을 피워올리는 변산바람꽃을 볼 때마다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곤 한다. 변산바람꽃을 만나기 위해 2021년 2월 20일 예산 가야산을 찾았다. 좀 이른 듯했지만 변산바람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했다. 변산바람꽃은 복수초(福壽草)와 함께 봄소식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보춘화(報春花) 가운데 하나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국생관),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변산바람꽃이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미나리아재비목(Ranunculal..

야생화이야기 2021.03.02

목배풍등(木排風藤)

사람들이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름답고 예쁘고 때로는 향기도 좋기 때문일 것이다. 아름답고 예쁜 것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선험적(先驗的)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2020년 9월 30일 충주시 살미면 소재 최응성 고택에 들렀더니 반관목성 덩굴에 보라색이 살짝 감도는 예쁜 꽃이 피어 있었다. 고택 주인에게 이름을 물어보니 목배풍등(木排風藤)이라고 했다. 꽃을 자세히 보니 배풍등(排風藤)처럼 가지과의 느낌이 물씬 났다. 목배풍등은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미등재 식물이다. 목배풍등은 가지목 가지과 가지속의 상록덩굴성 반관목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솔레이넘 랙섬(Solanum laxum) 또는 솔레이넘 재스미노이즈 팩스턴(Solanum jasminoides Paxton)이다. 원예종 목배풍등의 ..

야생화이야기 2021.02.27

손바닥나비난초(북방나비난초)

충주시 살미면 소재 최응성 고택에 가끔 들르곤 한다. 고택에서 키우는 야생화들을 보기 위해서다. 고택에 가면 다른 것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희귀 야생화들을 만날 수 있다. 2020년 9월 30일에도 최응성 고택에 들렀다. 마침 난초처럼 생긴 분홍색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생전 처음 만나는 꽃이었다. 주인에게 이름을 물어보니 북방나비난초라고 했다. 이파리에는 특이하게도 자색 반점들이 얼룩덜룩 찍혀 있었다. 북방나비난초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종)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은 화초였다. 국생종 등재 식물 중에는 손바닥나비난초가 북방나비난초와 가장 유사했다. 손바닥나비난초는 일본판 위키피디아에 비짜루목(아스파라거스목) 난과(蘭科) 닥틸로리자(Dactylorhiza)속의 여러해살이풀로 분류해 놓았다. 학명은..

야생화이야기 2021.02.26

홍괴불나무 '인내'

가을 야생화들이 활짝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2020년 9월 마지막 날 충주 최응성 고택에 들렀다. 고택 안마당 담장가에는 인동꽃을 닮은 진분홍색 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처음 보는 꽃이라 이름도 몰랐다. 고택 주인에게 물어보니 홍괴불나무 꽃이라고 했다. 홍괴불나무는 산토끼꽃목 인동과 인동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로니세라 사찰리넨스 (에프. 슈미트) 나카이[Lonicera sachalinensis (F.Schmidt) Nakai]이다. 영어명은 레디쉬 허니서클(Reddish honeysuckle), 일본명은 베니바나효우탄보쿠(ベニバナヒョウタンボク)이다. 괴불나무는 열매가 두 개씩 마주보기로 달리는 모양이 개불알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홍괴불나무를 분홍괴불나무, 붉은아귀꽃나무라고도 한다...

야생화이야기 2021.02.25

대상화(待霜花)

2020년 9월도 다 지난 마지막 날 충주시 살미면 최응성 고택에 들렀다. 고택 안마당에는 때마침 분홍색의 예쁜 꽃이 피어 있었다. 처음 보는 꽃이었다. 꽃 모양을 보자 언뜻 미나리아재비과 근연 식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고택 주인에게 이름을 물어보니 추명국(秋明菊)이라고 했다. 추명국은 가을을 밝혀 주는 국화란 뜻이다. 산림청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종)에는 추명국이 대상화(待霜花)라는 이름으로 등재되어 있었다. 대상화는 서리를 기다려서 피는 꽃이라는 뜻이다. 대상화는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바람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에리오캐피텔라 후펜시스(Eriocapitella hupehensis)이다. 2018년까지는 학명이 어네머니 후펜시스 바. 저파니커 (툰베리) 볼스 & 스팀[Anemon..

야생화이야기 2021.02.24

사상크로스

2020년 9월의 마지막 날 충주시 살미면 최응성 고택에 들렀더니 진분홍색으로 예쁘게 핀 꽃이 눈에 들어왔다. 주인장에게 이름을 물어보니 사상크로스라고 했다. 처음 보는 꽃,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산림청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미등재 식물인 사상크로스는 화훼 유통업자들 사이에 통용되는 이름인 듯했다. 사상크로스의 학명은 크로위어 앙구스티폴리아(Crowea angustifolia)이다. 사상크로스는 운향과의 꽃 피는 식물이다. 원산지는 웨스턴 오스레일리아 주의 남서부 지역이다. 원산지에서는 봄에 흰색 또는 분홍색 꽃이 핀다. 사상크로스는 직립 또는 비스듬히 자라는 관목이다. 키는 0.3m~1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는 가늘고 가지를 친다. 잎은 얇고, 광택이 없으며, 선형에서 넓은 타원형 또는 달걀 모..

야생화이야기 2021.02.23

사계국화(四季菊花)

사계국화(四季菊花)를 처음 만난 곳은 충북 음성군 감곡면의 어느 주유소였다. 주유를 하는데, 주유소 화단에 활짝 피어난 진분홍색의 작고 앙증맞은 꽃이 눈에 확 띄었다. 얼마나 예쁜지 화단에 앉아서 그 꽃을 한참이나 들여다보있다. 처음 만났을 당시에는 이름도 몰랐다. 쑥부쟁이도 아니고 구절초도 아닌 꽃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020년 9월 30일 충주시 살미면 최응성 고택에 들렀더니 마침 몇 년 전 감곡면 주유소에서 보았던 그 꽃이 피어 있었다. 주인에게 꽃 이름을 물어보니 사계국화라고 했다. 야생화에 빠지면서 모르던 이름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다. 사계국화는 쌍떡잎식물 국화목 국화과 참취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브라키스코메 앙구스티폴리아(Brachyscombe angus..

야생화이야기 2021.02.22

층꽃나무

야생에서 층꽃나무를 처음 본 것은 2015년 9월 28일 남해 설흘산에서였다. 설흘산에 올랐을 때는 층꽃나무 꽃이 막 활짝 피어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산에 다니는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뜻하지 않은 야생화들과의 만남이다. 몇 년 뒤 2020년 9월 30일 충주 최응성 고택에 들렀다. 이곳에는 꽤 여러 그루의 층꽃나무를 키우고 있었다. 반가왔다. 중부지방에서는 층꽃나무을 거의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층꽃나무와의 만남은 또 이렇게 이어졌다. 층꽃나무는 통화식물목 마편초과 층꽃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카리옵테리스 인카나 (툰베리. 익스 하우트.) 미쿠엘.[Caryopteris incana (Thunb. ex Houtt.) Miq.]이다. 속명은 그리스어 'karyon'(호도)과 'pte..

야생화이야기 2021.02.19

분홍부추

충주시 살미면 용천리 481-1번지에는 조선 숙종 때 문장가인 함월(涵月) 최응성(崔應聖) 고택(충북유형문화재 제87호)이 있다. 최응성의 생가인 이 고택은 원래 살미면 무릉리에 있었으나 충주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놓이게 되자 지금의 용천리로 이건했다. 고택에는 각종 야생화를 기르고 있어 가끔 들르곤 한다. 2020년 9월 30일 고택에 들렀을 때는 마침 화분에 키우는 흰꽃나도사프란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흰꽃나도사프란 바로 옆에는 분홍부추와 무늬분홍부추 꽃도 예쁘게 피어 있었다. 시중에서는 분홍부추를 향부추, 무늬분홍부추를 무늬향부추로 부른다. 분홍부추와 무늬분홍부추는 산림청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은 식물이다. 산림청에 좀 분발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적어도 국가생물종지식정보..

야생화이야기 2021.02.17

흰꽃나도사프란

충주시 살미면 용천리 481-1번지에는 조선 숙종 때 문장가인 함월(涵月) 최응성(崔應聖) 고택(충북유형문화재 제87호)이 있다. 최응성의 생가인 이 고택은 원래 살미면 무릉리에 있었으나 충주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놓이게 되자 지금의 용천리로 이건했다. 고택의 주인이 고등학교 동창생이다. 무엇보다 고택에는 각종 야생화를 기르고 있어 가끔 들르곤 한다. 2020년 9월 30일 고택에 들렀을 때는 마침 화분에 키우는 흰꽃나도사프란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흰꽃나도사프란은 백합목 수선화과 나도사프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제피란디스 캔디더 (린들리) 허브[Zephyranthes candida (Lindl.) Herb.]이다. 영어명은 오텀 제피어릴리(Autumn Zephyrlily), 중국명은 간펑차오(..

야생화이야기 2021.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