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970

족도리풀 '모녀의 정'

옛날에 부녀자가 예복에 갖추어 머리에 쓰던 관(冠)인 족두리라는 것이 있다. 족두리는 검은 비단으로 만들며, 위는 대략 여섯 모가 지고 아래는 둥글다. 옛날에는 족두리를 족도리라고 했다. 그 족두리와 아주 비슷한 꽃이 피는 식물이 있다. 바로 족도리풀이다. 족두리풀이라고도 하는데, 표준 명칭은 족도리풀이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에는 족도리풀에 대해 학명과 개화기, 결실기, 종자의 크기 등만 간단하게 나와 있다. 족도리풀 뿌리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맵다. 그래서, 풍한사(風寒邪)로 인한 감기(感氣)나 비염(鼻炎)으로 코가 막혀 답답할 때, 그 뿌리를 코 안에 집어넣으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족도리풀 뿌리는 실제로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감기나 비염, 수족냉증(手足冷症) 등의..

야생화이야기 2021.04.29

고깔제비꽃 '즐거운 생활'

뿌리에서 잎이 나올때 밑부분이 안쪽으로 또르르 말려 마치 고깔처럼 보이는 제비꽃이 있다. 바로 고깔제비꽃이다. 이파리의 모양과 홍자색의 꽃색이 고깔제비꽃의 동정(同定, identification) 포인트이다. 고깔제비꽃은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바이올라 로시 헴슬리(Viola rossii Hemsl.)이다. 영어명은 카니컬-립 바이올릿(Conical-leaf violet), 일어명은 아케보노스미레(アケボノスミレ)이다. 중국명은 랴오닝진차이(遼寧堇菜) 또는 뤄싀진차이(洛氏堇菜)이다. 고깔제비꽃을 고깔오랑캐꽃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즐거운 생각'이다. 고깔제비꽃은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과 중국 동북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전국 산지의 나무그늘이나 양지에서 자란다. 고깔제..

야생화이야기 2021.04.28

남산제비꽃

서울제비꽃, 한라투구꽃, 지리바꽃, 울릉국화 등 이름 앞에 지명이 붙는 식물들이 있다. 식물이 처음 발견된 곳이나 자생지가 그곳으로 한정된 경우에 이름 앞에 지명을 붙이게 된다. 남산제비꽃도 그렇다. 남산제비꽃은 서울 남산에서 최초로 발견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남산제비꽃은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바이올라 알비다 바. 채로필로이데스 (레겔) 후미오 마에카와 엑스 하라[Viola albida var. chaerophylloides (Regel) F.Maek. ex Hara]이다. 영어명은 남산 바이올릿(Namsan violet), 일어명은 난잔스미레(なんざんスミレ, 南山菫)이다. 중국명은 난샨진차이(南山菫菜) 또는 후진차오(胡堇草), 후진차이(胡堇菜)이다. 남산제비꽃을..

야생화이야기 2021.04.27

민둥뫼제비꽃

한국에는 60여 종이 넘는 제비꽃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종류가 많다 보니 야생화 초보자들은 흔하면서도 비슷하게 생긴 제비꽃을 구별하는 것조차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또, 자생지가 제한되어 있어 보기가 어려운 종들은 처음 만날 때 이름을 몰라서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기도 광릉이나 자리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민둥뫼제비꽃도 그렇다. 민둥뫼제비꽃은 또 줄민둥뫼제비꽃, 흰민둥뫼제비꽃, 태백제비꽃 같은 유사종이 있으니 제비꽃 초보자들에게는 산 넘어 산이다. 민둥뫼제비꽃은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민둥'이라는 접두어는 털이 별로 없어서 붙은 것이다. 학명은 바이올라 토쿠부치아나 바. 타케다나 (마키노) 후미오 마에카와[Viola tokubuchiana var. ta..

야생화이야기 2021.04.27

둥근털제비꽃 '순진(純眞)한 사랑, 수줍은 사랑'

한강토(조선반도)에 자생하는 제비꽃속(Viola) 식물은 그 종류가 꽤나 많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에 등재된 제비꽃속 자생식물만 해도 무려 63종이나 된다. 그래서, 비슷한 제비꽃은 구별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 제비꽃속 자생식물 중에서도 알록제비꽃이나 고깔제비꽃, 남산제비꽃 등은 이파리가 특이해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또, 특징이 뚜렷한 흰젖제비꽃, 노랑제비꽃, 종지나물(미국제비꽃) 등도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다. ​ 둥근털제비꽃도 꽃이 연한 자주색이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2013년 4월 초 천마산에 갔을 때도 둥근털제비꽃을 만났는데,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사람처럼 식물도 이름을 알고 나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둥근털제비꽃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

야생화이야기 2021.04.26

호제비꽃

제비꽃은 한국에서만 60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충주 시내에서 자라는 제비꽃 가운데 가장 우점종(優占種)은 어떤 제비꽃일까? 아마 호제비꽃이 아닐까 한다. 호제비꽃은 도심지 도로변 보도 블럭 사이나 가로수 주변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충주시 연수동과 교현동 일대를 다녀보면 호제비꽃이 절대적으로 우점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호제비꽃은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바이올라 예도엔시스 마키노(Viola yedoensis Makino)이다. 영어명은 도쿄-바이올렛(tokyo-violet)이다. 호제비꽃을 들오랑캐, 들제비꽃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수줍은 사랑'이다. 호제비꽃은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 중국 허베이(河北), 허난(河南), 샨동(山東), 후난(湖南), 후베..

야생화이야기 2021.04.24

광대나물 '봄맞이'

꽃 생김새도 특이하고 이름도 희한한 식물이 있다. 광대나물도 그런 식물 가운데 하나다. 한강토(조선반도) 중부 지방에는 3월말부터 광대나물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진분홍색을 띤 광대나물의 작은 꽃은 앙증맞고 귀여운 느낌을 준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 생물다양성(국생관)의 광대나물 분류는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꿀풀목(Lamiales) 꿀풀과(Lamiaceae) 광대나물속(Lamium)의 두해살이풀이다. 피자식물문을 현화식물문(顯花植物門, Anthophyta), 속씨식물문(Magnoliophyta, Flowering plants)이라고도 한다. 다음백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종)의 분류는 통화식물목(筒花植物目, 통꽃식물목, Tub..

야생화이야기 2021.04.23

애기괭이눈 '골짜기의 황금(黃金), 변하기 쉬운 마음'

같은 종(種)이지만 키나 크기가 작을 때는 대개 식물 이름 앞에 '애기'라는 말을 붙인다. 애기괭이눈도 그런 식물 가운데 하나다. 키나 크기가 작은 식물에는 ‘애기’ 말고도 ‘각시’, ‘땅’, ‘좀’, ‘병아리’, '난장이' 같은 접두어가 붙는다. ​ 초봄에 샛노랗게 물든 애기괭이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에 감탄사 절로 나온다. 괭이눈은 꽃이 마치 고양이의 눈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해마다 3월 중순~4월 초가 되면 남양주 천마산(天摩山)으로 애기괭이눈을 만나러 가곤 한다. 그런데, 2021년 봄 천마산에 갔을 때는 애기괭이눈 자생지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그 전년도 경기도에 집중호우(集中豪雨, cloudburst, heavy rainfall)가 내렸을 때..

야생화이야기 2021.04.22

천마괭이눈 '골짜기의 황금(黃金), 변하기 쉬운 마음'

만주바람꽃이 필 무렵이면 해마다 순례자(巡禮者)처럼 남양주(南楊州) 천마산(天摩山)을 찾곤 한다. 2021년 봄에도 만주바람꽃을 만나기 위해 천마산 천상(天上)의 화원(花園)을 찾았다. 하지만 만주바람꽃은 이제 막 꽃봉오리를 터뜨리려 하고 있었다. 꽃이 활짝 피려면 일주일 정도 더 걸릴 듯했다. 만주바람꽃 자생지(自生地) 근처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천마괭이눈을 만났다. ​천마괭이눈은 천마산에서 처음 발견된 괭이눈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괭이눈은 열매 속에 있는 종자의 모양이 햇빛 아래에서 보면 고양이의 눈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생물다양성(국생관)은 천마괭이눈을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Angiospermae)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

야생화이야기 2021.04.21

만주바람꽃 '덧없는 사랑'

바람꽃 가운데 이른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은 변산바람꽃이다. 그 뒤에 너도바람꽃이 피고, 이어 꿩의바람꽃이 핀다. 꿩의바람꽃 바로 뒤에 피어나는 바람꽃이 만주바람꽃이다. 만주바람꽃은 중국 만저우(滿洲) 지방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식물 이름 앞에 지명이 붙으면 대부분 그 지역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식물임을 뜻한다. 만주바람꽃도 그렇다. ​ 바람꽃들은 대부분 소박하면서도 가녀린 느낌을 준다. 키도 작고, 꽃도 아주 작은 만주바람꽃은 더더욱 그렇다. 꽃이 흰색인 다른 바람꽃들과 달리 만주바람꽃은 미색(米色, 옅은 노란색) 꽃이 피어 한층 더 은은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만주바람꽃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Angiospermae)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야생화이야기 2021.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