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965

고광(孤光)나무 '추억, 기품'

5월이나 6월경 큰 산을 오르다가 종종 매화를 닮은 순백색의 아름다운 꽃을 만난다. 바로 고광(孤光)나무 꽃이다. 고광나무의 하얀 꽃은 선명해서 멀리서도 눈에 확 띈다. 고광나무는 장미목 범의귀과 고광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하얀 꽃이 선명해서 멀리서도(孤, 멀 고) 빛(光, 빛 광)나는 나무라고 해서 고광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학명은 필라델푸스 슈렌키 루프레흐트(Philadelphus schrenkii Rupr.)이다. 특이하게도 고광나무의 학명은 모두 사람 이름에서 유래했다. 속명 필라델푸스(Philadelphus)는 이집트의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Ptolemy II Philadelphus)를 기리기 위해 붙인 것이고, 종소명 슈렌키(schrenckii)도 슈렝크(Schrenc..

야생화이야기 2021.07.12

매화말발도리 '애교'

2021년 4월 중순경 야생화를 만나기 위해 월악산 만수골을 찾았다. 때마침 만수골 초입에는 매화말발도리가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매화말발도리는 '매화'라는 접두어가 붙었지만 꽃은 오히려 개나리를 닮았다. 매화말발도리는 장미목 범의귀과 말발도리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말발도리는 열매가 말발굽에 다는 편자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매화말발도리의 학명은 듀치아 우리플로라 쉬라이(Deutzia uniflora Shirai)이다. 영어명은 듀치아(deutzia), 일어명은 우메우츠기(ウメウツギ, 梅空木)이다. 가지가 꺽일 때 나는 소리를 따서 매화말발도리를 댕강목 또는 댕강말발도리, 조선매수소(朝鮮梅溲疏)라고도 한다. 꽃말은 '애교'다. 매화말발도리는 한국 특산의 암생식물(巖生植物)이다. 국내에만 자..

야생화이야기 2021.07.12

연복초(連福草) '영원한 행복'

2021년 4월 중순경 태백산으로 한계령풀을 보러 갔다가 꽃이 막 피어나고 있는 연복초(連福草)를 만났다. 연복초라는 이름은 복수초(福壽草) 근처에서 자라던 것이 복수초를 캘 때 같이 달려 나왔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복수초 다음에 이어서 꽃이 핀다고 해서 연복초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연복초 꽃은 너무 작아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 연복초는 산토끼꽃목 연복초과 연복초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아독사 모스카텔리나 엘(Adoxa moschatellina L.)이다. 영어명은 모스커털(moschatel), 중국명은 우푸화(五福花), 일어명은 렌부쿠소우(れんぷくそう, 連福草)이다.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다. 연복초는 북반구의 온대와 한대 지방에 분포한..

야생화이야기 2021.07.10

갈퀴현호색

2021년 4월 중순경 태백산으로 한계령풀을 보러 갔다가 군락지 근처에서 꽃이 활짝 핀 갈퀴현호색을 만났다.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갈퀴현호색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더구나 갈퀴현호색은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라서 더 반가왔다. 마치 심산유곡(深山幽谷)의 비밀 한 자락을 엿본 듯한 느낌이었다. 갈퀴현호색은 양귀비목 현호색과 현호색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코리달리스 그랜디칼릭스 오병운 & 김윤식(Corydalis grandicalyx B.U.Oh & Y.S.Kim)이다. 현호색(玄胡索)에서 ‘현(玄)’은 '검다'는 뜻이다. 알뿌리가 거무튀튀해서 붙인 것이다. ‘호(胡)’는 '오랑캐'라는 뜻이다. 호(胡)는 친(秦), 한(漢) 시대에 북방 민족인 숑누(匈奴)를 일컫던 말이다...

야생화이야기 2021.07.09

아네모네(Anemone)

아네모네라는 꽃을 알기 전에는 사실 이미자의 노래 '아네모네'를 들으면서 이름을 먼저 알았다. 천상의 목소리로 '아네모네는 피는데, 아네모네는 지는데, 아련히 떠오르는 그 모습 잊을 길 없네.....' 구성지게 부르는 이미자의 아네모네'는 가련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하지만 실제로 아네모네 꽃은 상당히 화려하면서도 아름답다. 아네모네는 미나리아재비과 아네모네속의 여러해살이 숙근성 또는 알뿌리 화초이다. 학명은 아네모네 코로나리아(Anemone coronaria)이다. 'Anemone'라는 이름은 '바람'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왔다. 영어권 나라들에서는 아네모네 꽃이 양귀비를 닮았다고 해서 파피 아네모네(poppy anemone)라고 부른다. 또, 스페인 천수국(西班牙千壽菊, Spanish mari..

야생화이야기 2021.07.08

이베리스(Iberis, 눈꽃)

하얀색 꽃이 피어 눈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원예종 화초가 있다. Iberis라고 하는 품종이다. Iberis는 프랑스어식 발음으로는 이베리스, 영어식 발음으로는 아이비어리스이다. 이베리스는 바위정원을 장식하는 화초로 많이 이용된다. 이베리스는 일반적으로 캔디터프트(candytuft), 즉 서양말냉이라고 한다. 서양말냉이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또는 여러해살이 상록 아관목(亞灌木)이다. 원산지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이다. 이름 캔디터프트(candytuft)는 캔디(candy)와 아무 관련이 없다. 그 이름은 그리스 크레테 섬의 북부 항구 도시 이라클리온(Iraklion)의 옛이름 캔디아(Candia)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베리스의 꽃말은 '무관심, 무심(indifference)'이다. 이베리스는..

야생화이야기 2021.07.06

꽃사과나무

해마다 4월 중순경이 되면 꽃사과나무의 꽃이 활짝 피어나기 시작한다. 꽃사과나무는 꽃이 얼마나 흐드러지게 많이 피는지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고우면서도 화사한 꽃대궐이 따로 없다. 꽃은 꽃봉오리일 때는 붉은색이었다가 점점 피어날수록 연한 분홍색이 감도는 흰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꽃사과나무는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서 공원이나 큰 공공건물의 화단, 가정집 화단에 많이 심는다. 꽃사과나무는 장미과 사과나무속 식물 중에서 열매보다는 관상용 꽃을 위해 심는 종들의 총칭이다. 꽃아그배나무(학명 Malus floribunda), 벚잎꽃사과나무(학명 Malus prunifolia), 시킴꽃사과나무(학명 Malus sikkimensis), 윈난꽃사과나무(학명 Malus yunnanensis), 중국꽃사과나무(학명 M..

야생화이야기 2021.07.05

금낭화(錦囊花)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모란(牡丹)이 필 무렵 금낭화(錦囊花)도 피어난다. 금낭화는 꽃도 예쁘지만 이름도 아름답다. 금낭화는 옛 여인들이 차고 다니던 비단으로 만든 주머니, 즉 금낭((錦囊)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금낭화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옛날 여성들이 차고 다니던 비단 복주머니와 정말 똑 닮았다. 인간 이전에 이미 자연은 식물울 통해서 복주머니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금낭화는 양귀비목 현호색과 금낭화속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디센트라 스펙타빌리스 (엘.) 르메르.[Dicentra spectabilis (L.) Lem.]이다. 속명 Dicentra는 희랍어 dis(2)와 centron(距)의 합성어로 2개의 꽃잎에 거가 있다는 뜻이다. 금낭화의 영어명은 디센트라(dicentra) 또는 블리딩 하트(..

야생화이야기 2021.07.03

골담초(骨擔草)

옛 사람들은 식물의 이름을 그 효능을 고려해서 짓는 경우가 많았다. 골담초(骨擔草)도 그런 경우다. 골담초는 '뼈(骨)'를 '짊어지는(擔, 책임지는)' '풀(草, 약초)'이란 뜻이다. 골담초라는 이름에서 뼈에 이로운 식물임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민간에서는 골담초를 관절염의 치료에 이용해 왔다. 그래서 옛날에는 집집마다 울타리나 우물가에 골담초를 한두 그루씩 심었다. 골담초는 일종의 가정 상비약이었던 셈이다. 골담초는 장미목 콩과 골담초속의 낙엽활엽관목이다. 학명은 카라가나 시니카 (부코즈) 레더[Caragana sinica (Buc'hoz) Rehder]이다. 영어명은 차이니즈 피 트리(chinese pea tree) 또는 차이니즈 피쉬럽(Chinese Peashrub)이다. 일어명은 무레스즈메(ム..

야생화이야기 2021.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