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965

산철쭉 '사랑의 기쁨'

해마다 4월 중순경이면 마을마다 거리마다 산철쭉이 일제히 피어나기 시작한다. 산철쭉은 이 무렵 영산홍(映山紅)과 함께 공원이나 아파트 화단을 온통 불그레 발그레 화사하게 물들이는 꽃나무다. 산철쭉의 분홍색 꽃은 은은하면서도 화사한 느낌을 준다. 정열적이면서도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영산홍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과 멋이 있다. 산철쭉은 진달래목 진달래과 진달래속의 낙엽활엽관목이다. 학명은 로도덴드론 예도엔스 에프. 포우키넨스 (엑토르 레베이예) 엠.수김. 엑스 다카시 야마자키[Rhododendron yedoense f. poukhanense (H.Lev.) M.Sugim. ex T.Yamaz.]이다. 영어명은 코리언 어제일리어(Korean Azalea), 일어명은 죠센야마츠츠지(チョウセンヤマツツジ, 朝鮮山..

야생화이야기 2021.06.24

영산홍(映山紅)

영산홍(映山紅)이 피기 시작하면 마을마다 거리마다 온통 울긋불긋 화려하게 물든다. 영산홍은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가슴을 두근거거리게 했던 그 첫사랑 말이다. 첫사랑의 추억은 영산홍처럼 고우면서도 아름다웠을 것이다. 하지만 또 누군가에게 첫사랑은 슬프고도 가슴 아픈 추억으로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영산홍처럼 짓붉은 추억으로 말이다. . 영산홍은 진달래목 진달래과 진달래속의 상록 또는 반상록 관목이다. 추운 지방에서는 잎이 지기도 한다. 학명은 로도덴드론 인디쿰 (엘.) 스위트[Rhododendron indicum (L.) Sweet]이다. 영어명은 삿수키 어젤리어(Satsuki Azalea), 일어명은 사츠키(サツキ, 皋月), ..

야생화이야기 2021.06.23

노랑선씀바귀

4월 중순에 접어들자 출퇴근길 도로변에 노랑선씀바귀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노랑선씀바귀는 어찌나 생명력이 강한지 가로수 주변이나 보도 블럭 틈바구니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 올린다. 씀바귀속은 식구들이 많다. 씀바귀속에는 기본종인 씀바귀를 비롯해서 갯씀바귀, 냇씀바귀, 벌씀바귀, 벋음씀바귀, 좀씀바귀, 산씀바귀, 선씀바귀, 노랑선씀바귀, 흰씀바귀, 흰선씀바귀, 가새씀바귀, 함흥씀바귀 등이 있다. 노랑선씀바귀는 초롱꽃목 국화과 선씀바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익세리스 치넨시스 (툰베리.) 나카이[Ixeris chinensis (Thunb.) Nakai]이다. 영어명은 옐로우 브리슬-헤어 익세리스(Yellow bristle-hair ixeris), 일어명은 다카사고소우(タカサゴソウ, 高砂草)이..

야생화이야기 2021.06.22

한계령풀

2021년 4월 중순경 함백산 만항재를 찾았다. 만항재 야생화공원을 돌아보는데, 문득 갓 피어난 노란색 꽃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한계령풀이었다. 한계령풀은 설악산 한계령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학계에 최초로 보고된 식물에는 처음 발견된 자생지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지리바꽃이나 한라돌쩌귀, 설악눈주목처럼 한계령풀도 그런 경우다. 한계령풀은 미나리아재비목 매자나무과 한계령풀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레온티스 마이크로린차 에스.무어(Leontice microrhyncha S.Moore)이다. 영어명은 리틀비크드 레온티스(Littlebeaked Leontice), 일어명은 히메루이요우보탄(ヒメルイヨウボタン)이다. 북한명은 메감자이다. 꽃말은 '보석'이다. 함계령풀은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의 ..

야생화이야기 2021.06.21

왜미나리아재비

2021년 4월 중순경 함백산 만항재에 올랐을 때 왜미나리아재비를 처음 만났다. '아재비'라는 접미사는 원종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식물에 붙인다. '왜'라는 접두사는 식물체가 왜소하거나 키가 작을 때 붙인다. 그러니까 왜미나리아재비라는 이름에는 미나리아재비와 비슷하지만 키가 작다는 뜻이 담겨 있다. 왜미나리아재비는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미나리아재비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레넌큘러스 프랜체티 앙리.부와시외(Ranunculus franchetii H.Boissieu)이다. 속명 Ranunculus는 라틴어 Rana(개구리)에서 유래한 것이다. 개구리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이라는 뜻으로 플리니(pliny)가 붙였다. 왜미나리아재비의 영어명은 프랜쳇스 버터컵(Franchet's butter..

야생화이야기 2021.06.19

노랑제비꽃

노랑제비꽃은 제비꽃 중에서도도 가장 개성이 강한 꽃이다. 다른 제비꽃들은 대부분 보라색 꽃이 피는데, 노랑제비꽃만 홀로 황금색 꽃이 핀다. 생강나무, 복수초, 꽃다지, 민들레, 애기똥풀 등 봄에 피는 꽃들은 노란색 꽃이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꽃을 피우는 것은 번식을 위해서다. 번식을 하려면 꽃가루받이가 필요하다. 노란색은 기온이 낮은 초봄에 활동하는 등에가 좋아하는 색이다. 식물들은 등에를 이용해서 꽃가루받이를 하려고 노란색 꽃을 피우는 것이다. 식물들의 지혜를 여기서도 발견할 수 있다. 노랑제비꽃은 제비꽃목 제비꽃과 제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바이올라 오리엔탈리스 (막시모비치) 빌헬름.베커[Viola orientalis (Maxim.) W.Becker]이다. 영어명은 오리엔틀 옐로우 바..

야생화이야기 2021.06.18

선괭이눈

2021년 4월 중순 함백산 만항재에 올랐을 때, 하늘숲공원 동쪽 양지바른 곳에는 노란 선괭이눈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산비탈에는 수많은 노란색 등불들이 환하게 불을 밝힌 듯했다. 전에는 선괭이눈이나 산괭이눈, 애기괭이눈을 보면 다 금괭이눈인 줄 알았다. 지금은 금괭이눈과 애기괭이눈은 천마괭이눈으로 통합되었다. 선괭이눈 잎은 꽃이 필 무렵 샛노랗게 변해 꽃보다 더 화려하게 빛난다. 이는 꽃가루를 수정시킬 벌과 나비 등 곤충들를 더욱 많이 불러들여 후손을 빠르고 많이 남기려는 선괭이눈의 생존전략이다. 선괭이눈뿐만 아니라 다른 괭이눈들도 이같은 생존전략을 따른다. 수정이 끝나면 잎은 다시 원래의 색으로 되돌아간다. 꽃이 진 후 맺히는 씨앗의 모양은 꼭 고양이 눈을 닮았다. 그래서 괭이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야생화이야기 2021.06.17

양지꽃 '봄, 사랑스러움, 영원한 사랑'

2021년 4월 중순경 함백산(咸白山, 1573m) 만항재(晩項嶺, 1330m)를 찾았다. 때마침 만항재 하늘숲공원 동쪽 양지바른 곳에는 샛노란 양지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양지꽃은 햇볕이 잘 들고 따뜻한 양지(陽地)에서 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 식물다양성(국생관)의 분류에 따르면 양지꽃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Angiospermae)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장미목(薔薇目, Rosales) 장미과(薔薇科, Rosaceae) 양지꽃속(Potentilla)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은 장미목 장미과 양지꽃속의 숙근성(宿根性) 여러해살이풀로 관화식물로 분류하고 있다. '관화식물'은 네이버 국어, 일본어, 중국어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정체불..

야생화이야기 2021.06.16

벌깨덩굴 '메기'

앵초가 피어날 무렵 숲속에는 벌깨덩굴 꽃도 피어나기 시작한다. 벌깨덩굴의 '벌'은 '벌판, '깨'는 '들깨, 참깨'의 '깨'다. 벌깨덩굴의 잎은 들깨잎, 꽃은 참깨 꽃을 닮았다. 그래서 벌깨덩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벌깨덩굴은 꽃이 활짝 피었을 때 보면 덩굴성 식물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꽃이 시든 뒤에 가지가 나오는데, 이 가지는 덩굴을 이루어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덩굴 가지가 땅에 닿으면 바로 뿌리를 내려 번식을 한다. 하지만 담쟁이덩굴처럼 퍼지지는 않는다. 벌깨덩굴은 통화식물목 꿀풀과 벌깨덩굴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미하니아 우르티시폴리아 (미쿠엘.) 마키노[Meehania urticifolia (Miq.) Makino]이다. 영어명은 네틀-리프 민트(Nettle-leaf mint), 일어명..

야생화이야기 2021.06.15

'어린 시절의 슬픔' 앵초(櫻草)

4월 초순이 지나면 깊은 산 계곡에는 분홍색 앵초(櫻草)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분홍색 옷을 곱게 차려입은 새색시가 수줍게 미소를 띤 채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이다. 앵초처럼 귀엽고, 예쁜 꽃이 있을까? 앵초처럼 앙증맞은 꽃이 또 있을까? 산길을 가다가 앵초꽃을 만나면 걸음을 멈추고 하염없이 바라보게 된다. 앵초는 앵초목 앵초과 앵초속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로 관화식물이다. 앵초는 꽃이 앵두나무(樱) 꽃을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또, 벚꽃(樱)처럼 생겨서 앵초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앵초의 학명은 푸리뮬러 지볼디 이. 모렌(Primula sieboldii E.Morren)이다. 영어명은 프림로즈(primrose), 일어명은 사쿠라소우(サクラソウ, 桜草)이다. 중국명은 잉차오(..

야생화이야기 2021.06.14